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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쉐@농가브랜딩프로젝트 1-1 밤아저씨] 청양 우제송 밤아저씨X 강심지 디자이너

[마르쉐@농가브랜딩프로젝트 1-1 밤아저씨]

      청양 우제송 밤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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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심지 디자이너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한배곳 재학중


 

청양 깊고 높은 산 속에서 밤을 자연재배하시는 우제송 아저씨는

자신의 인생을 알차게 밤농사로 채워가시는 하드코어 밤아저씨입니다.

산에서 키우시는 다양한 작물을 함께 가지고 나오시기도 하지만,

늘 아저씨의 메인 디스플레이는 밤밤밤!

그래서 마르쉐친구들은 자연스럽게 우제송아저씨를 밤아저씨라고 부르게 되었는데요.


핸드폰도 터지지 않는 아저씨와 함께 “밤아저씨”라는 브랜드를 만들어가기위해

시장에서 판매를 도우며 아저씨와 대화하고 이해하며 작업을 진행해준 강심지씨의 프로젝트 이야기와

밤아저씨의 짧고 굵은 감동 메세지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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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아저씨”의 메세지>
젊은 아가씨 심지씨가 디자인을 맡아주었는데 그림도 맘에 들고 명함도 잘 만들어졌다.

디자인작업을 하고나니 뭔가 새로워진 느낌이 좋다.

특히 손님들도 관심을 보여주니 좋고 내 자신의 마음가짐도 좀 새로워지는 기분이 든다.

수고해준 심지씨에게는 마르쉐에서 언제든지 먹고 싶은 만큼 밤을 가져다 먹어도 좋다고 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도움받을 일이 있을 것 같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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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아저씨”를 디자인한 심지씨의 이야기>


만약 이번에 내가 이 프로젝트를 하지 않았다면 농작물을 브랜딩 한다는 것에 대해 다른 방향의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일단 생각만큼 명쾌한 일이 아니었다.

자연과 인간이 계속 나를 괴롭혔다.

밤아저씨를 만나러 갔던 첫날이 생각난다. 버스터미널로 아저씨가 마중 나오지 않았다면 아마 영영 아저씨를 보지 못했을 것 같다.

아저씨의 밤 농장은 산에 있다. 산에는 길이 나 있지 않다. 산은 가파르고 조용하고 그곳엔 밤나무가 매우 많다.

평소에 사람은 아저씨뿐이다.
밤나무에도 이름이 있다. 아니 품종이 꽤 다양하다.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첨단의 기술을 쓰면서도 전혀 그런 생활을 하지 않는 것인가?

다시 한 번 나는 농사를 감히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어쨌든, 수박을 먹고 씨를 뱉었는데 그것에서 수박이 자랐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믿을 수 있겠나? 밤아저씨농장에는 그런 수박이 자라고 있었다. 조그마하게. 나비가 많이 계속해서 날아다녔다. 멧돼지가 밤을 먹는다. 그것도 엄청나게. 멧돼지는 미식가라고 한다. 사람이 맛있다고 생각하는 밤을 멧돼지도 좋아한다. 더 빨리 알아챈다. 그런 곳에서 아저씨는 새로운 품종이 나오면 씨앗을 산다. 그리고 자연이 키운다. 물론 밤들은 항상 건재하다. 아저씨를 보면서 인생의 목표 같은 게 있다면 저런 것일거란 생각을 했다. 아저씨한테 밤을 빼앗는 것만큼 지독한 짓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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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이 잘되지 않는 아저씨와 충분한 회의를 했다고 할 순 없다. 그저 아저씨를 관찰하고 상상하며 작업했다.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었으면 좋겠을 아저씨의 이미지와 아저씨가 이미 가진 멋진 부분을 생각하며 어쩌면 혼자만의 디자인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아직도 아저씨가 얼마만큼 만족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제작이 진행된 상태에서 어떠냐고 물어봤을 때 조금의 미소와 고맙단 말을 듣고 왠지 모를 안심을 해버렸다. 아저씨는 생각보다 호불호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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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간과했던 것은 역시 패키지.

나는 밤을 까서 판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안 깐 토실토실한 알밤은 보기에 얼마나 예쁜가?! 하지만 소비자는 절대 그런 것을 원하지 않는다. 최대한 많은 껍질을 제거하길 바란다. 이렇게 되면 밤이 공기 중에 닿을수록 수분이 날아가는 것은 물론이며, 밤 까는 기계의 투입 부분에 잘 맞는 넉넉한 크기는 꼭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나는 첫 번째 마르쉐에서 크게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예쁘게 잘 싸서 파는 것은 중요하지만, 전부가 아니다. 현장에서 속도를 맞추려면 턱도없는 패키지였다. 심지어 반복해서 변형시키고 고려했음에도 전혀 무용지물이었다.


‘봉지’를 이길 수 없었다. 나의 경우에는.

비닐봉지… 정말 몽땅 버리고 싶었지만 매주 어디서 나오는지 그 수많은 비닐봉지가 밤을 담아 팔려갔다.


밤뿐만이 아니라 신선도가 중요한 다른 채소들에도 비닐이란 것은 대체재가 없어 보였다. 패키지원가라는 것도 대량으로 산 경우에만 가능한 가격이지 농가 하나에서 주문 제작한다는 것은 엄청난 부담이다. 현재 많은 출전팀이 은근히 포장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마르쉐에서 그러는 것이 꼭 필요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는 반면 예쁜 것을 제외하더라도 비닐봉지라는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많은 농가들이 있는데 그들이 좀 더 나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마르쉐가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인 것 같다. 생분해성 비닐봉투를 마르쉐가 대량으로 구매 후 비닐봉지가 필요한 농가에 원가로 파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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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번에 이런 프로젝트가 또 진행된다면 실제 마르쉐를 방문해서 장사하는 모습을 실제로 보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고, 내가 이 프로젝트에서 제대로 할 수 있는 것과 무리인 것을 나눠서 진행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제작비 같은 경우는 조금 많은 것 같기도 한데, 여유가 있는 것이 더 좋은 것일까? 잘 모르겠다. 영수증 처리에 있어 낯선 사람이라면 서류상의 문제가 얼마나 귀찮지만 꼭해야 하는 것인지 배울 순 있겠다. 현금 영수증과 세금 계산서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


끝으로 개인적으로는 좋은 프로젝트 경험이었지만,

밤아저씨에게 큰 도움이 되려면 디자인보다 일손이 되어 드리는 게 더 좋다는 웃긴 생각을 하며 즐겁게 진행했다.

밤아저씨 밤은 정말 정말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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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한지인

주관 마르쉐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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