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2014년 11월 9일 마르쉐@혜화

marchenov2014_web-37(사진: 마르쉐@고상석)

 

 

 

 

마르쉐친구들이 쓰는 11월 ‘마르쉐@혜화동’ 후기

 

11월의 마르쉐@은 예상보다 따뜻한 햇빛을 많이 받아 마로니에 공원의 아름다운 단풍 속, 평화로운 장날이 되었습니다. 이 날은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큰 집회가 열린 날이라 교통 통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부터 장터가 끝나는 시간까지 많은 손님들이 장터를 채워주셨고요. 이번 장터부터 함께 마르쉐@혜화동을 주최하는 ‘예술가의 집’에서 1층 일부를 식음료 공간으로 개방해 주신 덕분에 손님들에게 편안한 자리를 제공해 드릴 수 있게 되어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어요.

이번 마르쉐@혜화동 테마는 ‘알곡’. 다양한 토종쌀과 밀, 각종 콩, 잡곡, 옥수수, 팥, 깨와 기름부터 알곡을 가공한 두부, 콩물, 묵, 떡, 누룽지, 뻥튀기, 청국장, 된장, 간장, 식혜, 곡물차, 조청, 식초, 케익, 빵, 파스타, 곡물쨈, 그래놀라, 약과에 알곡을 먹여 키운 달걀, 돼지고기 햄과 리에뜨에 소세지, 알곡으로 만든 쌀비누, 소이캔들, 팔찌까지… 농부와 요리사, 수공예작가들이 마련한 알곡들로 가득 찬 장터를 거닐다보면 평소에 제대로 의식하지 못했던 수많은 ‘알곡’이 눈에 새로이 들어오곤 했습니다. 주식은 물론 양념, 디저트, 술에 생활용품까지, 우리는 알곡 덕분에 먹고 마시고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으로, 혀로, 대화로,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던 값진 하루였답니다.

마로니에 공원 지하 공간에서는 평소대로 마르쉐@살림 워크샵이 진행되어 많은 분들이 미리 신청하셔서 천연 방향제와 소다 탈취제를 만들어 가셨고요,  예술가의 집에서 기획하는 백현진+방준석의 멋진 공연을 다양한 연령층의 손님들이 즐기고 계셨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마르쉐@농부워크샵에서 횡성 김은숙 농부님이 들려주신 토종 알곡이야기는 이어가는 씨앗의 소중함과 그 중요성은 물론, 인간이 씨앗을 이어가려 하는 본능과 그 마음을 함께 느끼게 된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토종 쥐이빨옥수수 팝콘의 고소한 맛도 잊을 수 없고요.

11월 마르쉐@혜화동 늦가을 추위 속에서 설겆이와 쓰레기 분리, 출점팀의 짐 나르기, 접수대와 식기대여, 회계, 공간 정비와 마무리 정리까지 하루 종일 자원활동으로 마르쉐@혜화동을 도와주신 분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마르쉐출점팀인 아이미마인(임선영, 임지영), DAL-D(조은이),

마르쉐@서포터즈(김수정, 김영숙, 김연우, 오수빈, 전은지, 채승한)

정주현, 맹지혜, 안혜미, 이유진, 민도정, 이예지나, 홍석희,

하자센터_토요진로학교 ‘온삶을 먹는 요리’팀(장인지,김정은,주보영, 김지호, 명노희, 김한솔, 이윤서, 임자윤, 조은샘)

 

마르쉐@가 열릴 때마다 진행되는 출점팀과 자원활동가 뒷풀이 자리 또한 예술과의 집에서 제공해 주신 실내 공간 덕분에 편안하게 진행되었고요. 늘 멋진 음식이 모여 함께 나누는 뒷풀이 자리, 이번달은 차차로 귀한농부의 치즈&레드키위&유기농귤, 쿠치나쏘리죠의 샌드위치, 오월의과일상자의 글루와인, 가평농부들의 과일&채소 말랭이, 우이농장의 도토리묵 라따뜨이, 쉐브렌네르의 리예뜨, 아빠맘두부의 두부, 매드커피로스터스의 커피, 곰살쟁이 쿠키와 차, 수카라의 단팥죽, 우제송농부의 인디언시금치 화장수(이건 발랐어요 ㅎㅎ)  등 많은 음식과 따뜻한 마음이 모여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뒷풀이에서 나눠진 이야기 중 ‘개장 시간 전에 판매하시는 출점팀이 많아 곤란하다’는 의견이 나왔는데요, 개장시간이 지켜지지 않으면 자꾸 미리 오시는 손님들이 늘기도 하고, 미리 판매한 팀 때문에 시간을 지키는 팀들이 불편을 겪는다는 내용이었어요. 개장시간을 지키자는 이야기와 개장시간 30분 전부터는 마르쉐출점팀들끼리 서로 인사를 나누면서 사고 팔 수 있는 ‘마르쉐타임’의 존재를 다시 한 번 확인하였고요, 출점자 뿐만 아니라 손님들도 마르쉐타임을 인식하실 수 있도록 (손님들이 무턱대고 판매를요구하시면 출점팀들이 무척 난처하다네요) 내년 마르쉐@혜화동에는 개장시간을 표시한  ‘피켓’을 제작하고 들고 다니면서 개장시간을 알린다는 재미난 기획으로 이야기가 모아졌습니다. 또한 농부와 요리사가 서로 협업하고 싶어도 소통이 쉽지 않다는 마르쉐@의 오래 된 과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의견을 나눠본 결과 농부님들이 다음달에 나오는 작물을 적고, 요리사들이 필요한 재료를 서로 적어 다음달 함께 협업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기 위한  ‘농부와 요리사의 소통 계시판’을 제작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현재 노네임노샵이 디자인 작업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조만간 계시판을 통해 어떤 농부와 요리사 사이에 어떤 협업이 일어나게 될지 기대가 되고요.

 

본격적 추위가 찾아 온 12월, 마르쉐@ 다음 장터는 실내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슬로푸드위크 마지막 날, 슬로푸드위크와 함께 하는 ‘마르쉐@양재’가 aT센터에서 열리는데요, 둘째주 일요일인 12월 14일이니 기억하세요!

공간상 평소보다 마르쉐@ 규모는 조금 작아집니다만, 전국의 다양한 슬로푸드가 한곳에 모이는 슬로푸드위크 공간에서는 평소와 또 다른 볼거리를 만날 수 있어요.

이번 ‘마르쉐@양재’의 테마는 ‘슬로푸드’. 테마에 맞추어 마르쉐농부의 재료로 마르쉐요리사가 만드는 3,000원짜리 다양한 요리를 한곳에 모아봅니다. 손님들이 들고 오시거나 대여하신 그릇에 원하는 요리를 담다보면 ‘마르쉐@농부플레이트’가 완성이 되는거죠. 한끼 식사는 물론 ‘마르쉐@농부디저트 플레이트’까지 만들어 드실 수 있는 특별한 기회!

농부와 요리사가 함께 만들어가는 이번 ‘마르쉐@양재’, 어떤 요리를 맛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물론, 평소처럼 농부들이 마련한 다양한 농산물과 요리사들이 맛나게 조리한 가공품들을 장바구니 가득 담아가실 수 있고요.

슬로푸드위크와 함께 하는 ‘마르쉐@양재’. 12월 14일, aT센터에서 만나요.

 

 

 

마르쉐친구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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