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2024년] 마르쉐X유기농펑크 퇴비클럽 2기


농민X발효하는 시민의 환상의 콜라보, 퇴비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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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을 뒤져 달걀껍질을 모으고, 식사 후엔 남은 뼈다귀를 태우고, 손톱을 깎아 모으고,
굴뚝에 낀 검댕을 쓸어 담고, 배수구에 쌓인 모래를 채취하고, 길가에 굴러다니는 아름다운 말똥을 주워 모은다.
그러곤 흙을 파서 이 모든 것을 조심스레 채워 넣는다.
이 재료들은 토양을 포슬포슬하고 따뜻하면서 기름지게 만들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무릇 토양에 보탬이 되느냐 아니냐로 나뉜다.”

-카렐 차페크 <정원가의 열두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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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퇴비클럽 단체사진 © 농부시장 마르쉐


퇴비클럽 2기의 구호는 ‘농사X발효’였습니다. 퇴비클럽에 참여한다는 것은 농사짓는 농민과 퇴비를 발효하는 시민들이 함께 만들고 순환하는 모두의 농사참여 활동이기 때문이죠.

유기농펑크의 안내로 마르쉐에 참여하는 먹거리 시민과 함께한 퇴비클럽은 우리집에서 나오는 좋은 퇴비재료인 음식물쓰레기를 잘 발효해 나와 매칭된 농가에 퇴비로 순환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퇴비클럽에서는 음식물쓰레기를 발효하는 ‘보카시 컴포스팅’ 방식을 일부 응용합니다. 덕분에 참가자는 음식물쓰레기를 말리거나 크게 관리해야 하는 수고 없이 실내에서 수분을 분리하며 발효시킬 수 있는 용기에서 간편하게 음식물쓰레기를 퇴비화해 마르쉐에서 전달할 수 있었죠.

퇴비클럽 1기를 운영한 2023년에는 총 620L의 음식물쓰레기를 농가의 퇴비로 순환했고, 2024년에는 12월까지 1234L의 음식물쓰레기와 23kg의 계란껍질, 24kg의 커피박과 10kg의 톱밥을 농가에 순환하였습니다. 퇴비클럽 2기에는 마르쉐 공론장<농부시장의 유기물 순환 네트워크 : 마르쉐X유기농펑크 퇴비클럽1기 운영기>에 참여한 시민들이 함께했고, 1기 참가자 네 분이 각 농가 팀의 멘토로 함께해줘 퇴비클럽 활동에 특별함을 더해줬습니다.



세상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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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마르쉐가 저에게는 너무 멀어서 갈까 말까 고민했는데
퇴비통을 들고 멀리서 오시는 이 분들이 너무 특별해서 인사하고 싶어 왔습니다."

_2기 참가자 주희님



올해로 가정용 음식물쓰레기처리기 보급률을 10% 이하로 추산한다니 엄청난 양이죠. ‘요즘에는 혼수 필수품에 음식물쓰레기처리기가 들어간다’는 말도 있으니 모두가 음식물쓰레기 처리에 불편함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기계가 음식물쓰레기를 빠르게 분쇄하고 말려주는 기계는 퇴비를 젖은 상태로 발효하는 것보다 조금 더 편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말 아침이라는 귀한 시간에 굳이 느리게 발효한 퇴비통을 들고 퇴비클럽에 달려오는 마음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먹거리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아닐까요? 퇴비클럽 참가자들은 오랫동안 마르쉐와 함께하며 생태적인 먹거리, 농가와 연결된 먹거리를 찾아온 시민들입니다. 이런 밥상을 차리고 난 부산물은 빨리 치워야 되는 쓰레기가 아니라 함부로 버리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귀한 것이지요. 

퇴비를 만들며 각자의 일지에 적히는 식재료들이 수입산에서 국산으로 가공식품에서 원물로 바뀌는 포인트를 발견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입니다. 참가자 혜윤님은 퇴비클럽에 참가한 후기에 ‘세상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경험'이라고 남겨줬어요. 뭐 하나 사고 버리는데에도 지구에 영향을 주는 우리가 내가 버린 것을 기계나 남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발효하고 순환하며 변화하는 일상. 우리 일상에 발효와 순환을 추가해보기를 강력하게 권해드립니다. 



참가자들의 후기

“음식물을 버리는 양이 생각보다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먹은 음식이 퇴비를 구성하는 레시피가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항상 먹는 것만 먹었는데 퇴비의 다양성을 위해 조금 더 여러가지를 먹게 되었습니다. 요리할 때 재료를 더 자세히 보게 되었어요.”

“주변의 시선, 악취와 싸우며 퇴비를 관리하는 꿀팁들도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벌레도 겪어보니 별거 아니었고 오히려 자연스러운 과정임을 느꼈습니다. 세상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경험을 했어요.”

“날마다 일상 속에서 실천하니 삶의 태도가 달라져 보였어요. 퇴비클럽 고맙습니다!”

“소비하는 것 이상의 다른 참여를 퇴비클럽을 통해 얻어갈 수 있었고 쓰레기가 아닌 퇴비가 될 수 있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럿이 함께하면서 혼자서는 엄두내지 못했을 집에서 퇴비 만들기에 대한 감각을 익힐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퇴비만들기를 통해 버려졌던 음식물 쓰레기의 양이 드라마틱하게 줄어서 놀랐습니다.”

“소비자의 음식물쓰레기를 농가에 전달하고 퇴비로 재활용되는 순환과정을 직관하고 실효성을 검증해 본 경험이 좋은 자극이 되었습니다.”




퇴비클럽 1기 안내서 운영기 ()




마르쉐에서는 다양한 '순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매 시장에서 다시살림부스를 통해 종이가방, 신문지, 유리병, 보냉팩 등을 모읍니다.

종이가방은 장바구니가 없는 손님들의 장바구니로, 유리병 공병은 요리사의 절임병으로, 신문지는 농부님 밭의 비닐대신 종이멀칭으로, 보냉팩은 택배를 보내는 출점팀 매장에서 사용됩니다. 덕분에 쓰레기 없는 시장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물품 뿐만 아니라 시장 내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 커피장 커피박은 주기적으로 농부님 밭의 유기물로 전달되어 퇴비가 되었습니다.

2022년부터는 농부시장 마르쉐X유기농펑크 퇴비클럽을 통해 농부와 시민이 함께 시장에서 구입한 후, 가정에서 발생한 유기물을 밭으로 순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