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퇴근 후 마르쉐> 가을식구 모임

마르쉐 x 벗밭 <퇴근 후 마르쉐>

농부시장 마르쉐는 시장이 아닌 다양한 장소에서 '기꺼이, 가까이' 시민을 만나고자, 2024년 지속가능한 식문화 커뮤니티를 만드는 벗밭과 함께 <퇴근 후 마르쉐> 프로그램 기획하였습니다. 나의 일상에 제철 이야기를 들여놓고 싶었지만, 낮 시간 마르쉐 시장에 갈 수 없어서 혹은 채소를 어떻게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사이 제철을 흘려보낸 분들을 만나러 갑니다. 

<퇴근 후 마르쉐>는 세 번의 식사 모임과 한 번의 농가행까지 총 네 번 모여요.

식사 모임에선 마르쉐 농부님들이 그날 아침에 가져오신 신선한 제철 식재료 꾸러미를 나누고 가장 간편하면서 제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식사를 함께 나누어요. 꾸러미는 제철을 가장 다양하게 담는 “계절”, 일상적으로 쓰이는 두부와 같은 “생활”, 그리고 나 혼자서는 시도해 보지 않았을 새로운 작물인 “어디 한 번”, 세 주제를 담아요.




첫 번째 모임

두 달간 퇴근 후에 느슨하게 만나 이 계절이 지나기 전에 꼭 맛보아야 할 채소를 함께 챙기고, 서로의 끼니를 살피려고요. 격 주 월요일에는 무리하지 않는 요리를 함께 만들고 먹으며 한 주를 살아낼 힘과 식량을 채웁니다.

이번 가을 식구는 늦은 여름의 작물들과 옹골차게 천천히 익어가는 무와 배추를 나누며 계절의 문턱을 여유롭게 헤엄치는 시간이었어요. 자칫하면 숨이 가빠지는 연말에 잠시 멈추어 나와 주변을 둘러볼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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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모임의 요리는 풋고추 된장무침, 참송이버섯밥과 쪽파, 솎음무 볶음이에요. 송이버섯과 솎음무가 계절을 잘 보여주는 듯해요. 솎음무는 무를 잘 키우는 과정에서 작은 무를 골라주는데, 잎이 야들야들해서 무와 무청을 함께 즐기기에 좋답니다! 처음 만나지만, 함께 요리하는 시간을 보내면 식구라는 걸 감각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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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모임 :: 농가행

10월 중순 토요일, 강화에 있는 연두농장에 다녀왔어요. 섬답게 강화에 도착하니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농장에 도착했을 땐 잔잔한 바람과 함께 파란 하늘이 펼쳐졌어요. 농장을 한 바퀴 둘러보며 허브향도 맡고, 수세미, 가지, 오크라 등 늦여름의 작물과 가을의 콩을 만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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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작업은 콩 수확하기! 잘 익은 콩을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세심히 관찰하며 가지를 잘라 콩깍지들만 떼어내는 작업을 함께 했어요. 들깻대로 피운 불에 콩을 구워 먹기도 하고요. 구운 콩이 정말 별미였어요! 쌀쌀한 날씨임에도 이야기하며 불 앞에서 몸을 녹이기도 하고, 꾸러미도 수확하다 보니 추운 줄도 모르고 시간이 금방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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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질 수 없는 점심 포트럭 파티! 농부님께서 끓여주신 된장국과 밭에서 바로 따온 쌈채소, 각자 싸온 음식이 더해지니 정말 풍성한 식탁이 마련되었어요. 하나씩 가져온 음식을 소개하고 맛보는 것부터 즐거운 이야기의 시작이죠. 서로가 서로를 채워주는 식탁, 그 자체의 아름다움이 있어요.




세 번째 모임 :: 함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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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모임의 메뉴는 통들깨밥, 순무청 겉절이, 순무전이에요. 가을의 향과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메뉴였는데요, 순무도 무청을 쓸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들깨도 밥에 지어 먹으면 톡톡한 식감과 함께 고소함을 함께 느낄 수 있어요. 꾸러미에는 시금치, 들깨, 서리태, 강화순무, 쑥갓, 땅콩호박 등 다양한 마르쉐 농부님들의 작물로 구성했어요. 하나의 작물로도 다채로운 메뉴로 즐기는 방법을 찾는 모임이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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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모임 :: 농장 꾸러미

마지막 모임은 연두농장에서 직접 받아온 꾸러미로, 샐러드 채소, 래디시, 무와 배추, 채심, 브로콜리니, 보라 무와 컬리플라워, 늦포도가 있었어요. 농가행의 기억과 가을을 가득 느끼는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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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비빔밥, 샐러드, 배추 된장국, 두부구이, 배추전 등 역시나 적은 종류로도 다채롭게 즐기는 '함께 밥상'! 함께하면 더욱 즐겁고 쉬워짐을 매 모임마다 나누는데, 특히 이번 마지막 모임이 2024년의 마지막 모임이라 아쉬움을 붙잡으며 더 온전히 그 시간에 존재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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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식탁도 마르쉐 친구들, 벗밭, 식구가 함께 즐기는 시간이었어요. 마르쉐 농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 드려요. 농부시장에서 연결되어 우리의 밥상을 나누는 식구가 된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에요. 올해 정월대보름은 봄, 여름, 가을편 식구들이 한 데 모여 식사를 나누었어요. 8가지 나물과 반찬, 간식을 나누며 서로의 복을 기원하고, 각자 품었던 서로 다른 계절을 서로에게 나눠주며 한 식구가 되었어요.




2025년에도 <퇴근후 마르쉐>는 계속될 예정입니다. 다만 올해는 새로운 변화가 있어요! 네 번의 식사 모임을 열고, 농가행은 <퇴근후 마르쉐> 식구 대상 특별 프로그램으로 별도로 열릴 예정이에요. 대신 네 번 중 한 번은 농부님과 함께 하는 식사 모임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잠시 일상에서 여유를 찾고 계절을 느끼는 시간, 그리고 그 감각을 식구들과 나누고 싶은 분들 환영합니다! 요리 실력과 무관하게 그냥 참여하고자 하는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

 

작성  | 벗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