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결의 식탁
우이 히로미(Hiromi Bower Ui)에게 듣는 쉐 파니스(Chez Panisse)이야기
농부시장 마르쉐의 첫 출점팀 ‘히로미소’의 요리사이자 ‘카페 수카라’의 멤버로 마르쉐와 함께 해 온 우이 히로미 Hiromi Bower Ui 와 함께하는 토크 워크숍이 지난 6월 20일 농부시장마르쉐에서 개최되었습니다. 2014년 샌프란시스코 이주 이후 2018년부터 지난달 5월까지 쉐 파니스(Chez Panisse, 이하 쉐 파니스)의 요리사로 일해온 히로미 셰프는 쉐 파니스 커뮤니티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농부와 손님을 연결하는 음식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토크가 시작되기 전, 마르쉐 요리사들이 준비해온 음식들로 저녁을 나누었습니다. 함께 해 준 마르쉐 요리사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
1. 쉐 파니스 Chez Pannise 를 소개합니다
쉐 파니스는 슬로푸드 운동의 대표적인 인물인 앨리스 워터스 Alice Waters가 1971년 개업하여 달라이 라마, 클린턴 대통령, 웨스 앤더슨 감독과 같은 많은 유명인사의 사랑을 받고 있는 레스토랑입니다. Farm To Table Movement의 선구자로서, 음식의 공업화 및 산업화가 진행되고 있는 흐름에 역행하여 흙과 가까운 것을 요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Netflix "셰프의 테이블"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레스토랑 쉐 파니즈는 다소 드라마틱하게 그려졌지만, 실제로는 그와 달리 캘리포니아 특유의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이 돋보이는 공간입니다.

< 쉐 파니스의 철학 >
쉐 파니스는 지역에서 유기농으로 키운 채소들을 사용한 요리가 가장 맛있다고 믿으며 미래 세대를 위해 대지를 보호하고 가꾸는 사람들을 지지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쉐 파니스의 대표인 앨리스 워터스가 공립 중학교 안에 세운 먹거리 텃밭 NPO 단체에서 중학생 학생들을 위해 남긴 운동 철학이 쉐 파니스의 운영 철학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여 공유합니다.
제철음식을 먹는다.
지역에서 자란,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수확된 음식을 먹는다.
농부 시장에서 장을 본다.
마당에 식물을 기른다
보존하고, 퇴비를, 만들고 재활용한다.
심플하게 요리한다
음식과 오감으로 연결된다.
식탁을 정성들여서, 존중하는 마음으로 준비한다.
함께 먹는다.
음식은 소중한 것이다.
• 건강한 유기농 식재료를 사용합니다.
쉐 파니스는 캘리포니아 전역의 유기농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유기농은 맛있다'는 것을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맛있는 경험을 나누는 방식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 육류 : 목초, 방목으로 키운 탄소저감 농가에서 받으며 유제품, 버터, 올리브 오일과 같이 대량으로 사용하는 재료들도 모두 유기농으로 씁니다.
- 어류 : 50년 이상 역사를 이거가고 있는 몬트리올 피쉬 마켓에서 공급받고 있습니다. 몬트리올 피쉬 마켓은 생선이 어느 정도로 환경에 영향을 미치면서 잡고 있는 지와 같이 윤리적인 기준을 고려하여 생선을 판매하는 곳입니다.
- 채소: 40년 이상 재료를 수급 받고 있는 메인농가인 세븐 문 팜에서 대부분 받고 있습니다. 이외에는 주로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작은 농가들과 거래하다 보니, 직접 파머스 마켓에 가서 픽업해 오는 방법으로 농가의 부담을 줄이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 제철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려내는 심플한 요리를 합니다.
쉐 파니스의 음식은 제철재료가 갖는 맛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재료의 맛을 살리기위해 조리법은 최대한 간소하게 합니다. less is more의 철학을 바탕으로 재료 자체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것도 중시됩니다. 그래서 수급되는 재료에 따라 매일 메뉴가 바뀝니다. 메뉴를 계속해서 바꾸는 건 사실 어려운 일이지만, 50년 이상 지속해오며 쌓인 노하우와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50여년을 이어온 레서피북에는 셰프들의 각자의 방법이 메모가 되어 있어 역사를 느끼며 일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재료와 요리 방식을 접할 수 있는 쉐 파니스만의 환경은 요리사들에게는 매우 풍요로운 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일매일 바뀌는 재료들을 활용해 그날 책임을 맡은 요리사가 오감을 활용하고 자신의 감각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맛있는 음식으로 조리합니다.
• 캘리포니아 요리를 선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민자의 나라이기 때문에 선주민들의 요리야말로 캘리포니아 요리라고 생각하지만, 쉐 파니스에서 이야기하는 캘리포니아 요리는 캘리포니아의 산지 재료를 활용하여 프랑스와 이탈리아 요리를 조금 더 가볍게 풀어낸 형태입니다.

< 레스토랑 소개 >
• 쉐 파니스는 2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쉐 파니스는 1층은 레스토랑, 2층은 카페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1층 레스토랑은 4개의 요리로 구성된 코스 메뉴만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와 달리 2층에서는 원 플레이트 단일 메뉴를 주문하여 즐기실 수 있습니다. 쉐 파니스는 채소를 많이 활용한 요리를 내는 건 맞지만, 비건 레스토랑은 아니기 때문에 메인으로는 장작나무로 그릴링한 고기와 생선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2층 카페는 장작나무 숯으로 가마에서 구운 피자와 스테이크를 메인으로 내고 있습니다. 장작의 종류 등에 따라 풍미가 달라지는 그릴은 쉐 파니스 음식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 왜 2개의 레스토랑일까
쉐 파니스 초창기는 카페 없이 레스토랑 하나만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20년 정도 지나 카페가 생겼는데요. 레스토랑 메뉴가 매일 바뀌다 보니 재료를 신선하게 관리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필요한 만큼만 주문하려고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재료가 남거나 부족한 경우가 종종 생겼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메뉴 변동이 일어나지 않는 카페를 오픈하여 레스토랑-카페의 식재료를 순환하는 방식을 고안했는데요. 레스토랑에서 재료가 많이 남으면 카페에서 받아 사용하고, 또 레스토랑에 부족한 재료가 있으면 카페에서 가져와 사용하는 방법으로 많은 재료의 낭비를 줄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두 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건 요리사들의 교육 측면에서도 중요한 부분인데요. 쉐 파니스의 모든 요리사들은 처음 들어왔을 때 모두 카페에서 일을 시작합니다. 카페에서 일하며 1층 레스토랑의 선배 요리사들에게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배워 나가며 요리사로서 수련의 기간을 거칩니다. 이렇게 카페에서의 경험과 레스토랑의 선배 요리사들의 가르침을 통해 숙련이 된 요리사들은 진급하여 1층 레스토랑에서 일할 수 있게 됩니다.
두 개의 레스토랑이 자연스럽게 선배 요리사가 후배 요리사를 성장하도록 돕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셈입니다.
< 쉐 파니스 커뮤니티 >
• 쉐 파니스의 자랑거리는 수많은 졸업생입니다.
50년이라는 긴 역사만큼이나 수많은 사람들이 쉐 파니스를 거쳐 갔습니다. 그 중에는 전문 요리사들도 있지만, 요리와 음식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모인 정치나 예술 영역에 종사하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졸업하면서, 쉐 파니스의 철학이 다양한 영역으로 뻗어 나가기도 합니다. 요리 분야 안에서도 쉐 파니스 졸업생들의 커뮤니티는 굉장히 끈끈합니다. 그 안에서 서로의 재료를 사용하고, 쉐 파니스 출신들이 레스토랑을 개업하면 다른 졸업생들이 들어가 일을 하는 등 하나의 큰 커뮤니티로서의 성장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2. 사진으로 보는 쉐 파니스 Chez Pannise

가든 양상추를 이용한 샐러드와 염소치즈
매일 바뀌는 쉐 파니스의 메뉴 속에서 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메뉴가 바로 사진의 샐러드입니다.
전날에 남은 빵을 이용해서 마조람, 타임, 파슬리를 다져서 섞어 빵가루를 만듭니다.
그리고 안단테 데어리의 막대기 염소치즈를 슬라이스해서 코인모양으로 만든 후
샐러드 스테이션에 있는 오븐에 구워 따뜻한 상태로 신선한 양상추와 함께 곁들여 냅니다.


피자스테이션 / 소테 스테이션
왼쪽은 피자와 부야베스를 만드는 곳으로 테이스팅도 진행됩니다. 손님들에게 설명해야 하는 서버들도 테이스팅에 꼭 참여합니다.
레스토랑 내부에는 사진처럼 항상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디스플레이 되어 있습니다.

애나벨의 토마토
쉐 파니스에서 1시간 정도의 거리에 애나벨이라는 농가가 있습니다.
사진은 애나벨의 에어룸 토마토로, 쉐 파니스의 여름 메인 샐러드에 사용됩니다.
한 사람이 늘 토마토의 숙성도를 체크하는데요. 수확이 많이 되는 여름은 수행이 될 만큼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토마토는 제대로 숙성된 것만 샐러드로 내고, 과숙성된 것들은 소스로 사용합니다.


재료 테이스팅
1층 레스토랑에 농부님이 작물을 가져 오시면
사진과 같이 품종별로 구분하여 다같이 테이스팅을 진행합니다.

쉐 파니스의 사람들
쉐 파니스에는 이곳의 긴 역사를 함께 보낸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진 속 사람들은 쉐 파니스의 시작 무렵부터 지금까지 오랜 시간 일한 사람들이에요.

피자 스테이션
제 딸과 조카가 놀러왔을 때 함께 피자 스테이션에서 피자를 만드는 모습이에요.
앨리스 워터스는 아이들의 교육도 중시하는 사람이다보니,
쉐프들이 아무리 바쁘더라도 아이가 와서 피자를 만들고 싶다고 하면 만들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쉐 파니스만의 독특한 방침을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3. 마르쉐 요리사들과의 Q&A

Q. 100명이 넘는 직원이 일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20년간 레스토랑을 운영해보니까 쉐프를 구하는 건 참 어려운 것 같아요. 특히 지금 세대가 장시간 일하는 것, 한 곳에 오래 머무르는 것을 원하지 않아 더욱 힘들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쉐 파니스가 그럼에도 그 많은 인원을 고용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치즈플로 한혜선)
사실 쉐프는 노동 강도에 비해 임금이 낮다 보니 실제로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지 않죠. 쉐 파니스의 경우 쉐 파니스 안에서 경력이 쌓이고 나면 개인 쉐프로 고용이 된다든지, 쉐프로서 안정적인 커리어를 쌓아나갈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곳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많은 이들이 일하고 싶은 곳으로 꼽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쉐 파니스 졸업생들의 끈끈한 커뮤니티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Q. 매일 매일 메뉴를 바꾼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어디에서 오는 힘인가요? 그 부분에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페스토페스토 이지선)
일주일 전 쉐프가 앨리스 워터스에게 메뉴에 대한 계획을 제출하고, 앨리스가 OK 하면 손님에게 메뉴로 제공됩니다. 50년 동안 쌓인 시기마다의 제철 채소와 요리법에 대한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최근에는 기후위기나 재해로 인해 예외적인 상황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 어려움이 있기도 합니다.
매일매일 그날 수급 받은 재료를 확인하고, 헤드 쉐프가 12시 30분에 '이런 메뉴를 내겠다.'는 브리핑을 하면 보조 쉐프들이 담당 코스를 정하고, 어떻게 요리하고 싶은지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과정으로 메뉴 선정이 진행됩니다. 누구든지 어떤 채소에 대한 특성이나 요리법에 대해서 제안할 수 있고, 신입 요리사라 하더라도 납득이 되는 의견이라면 채택됩니다. 물론 헤드 쉐프에게 최종적인 결정권이 있고, 앨리스 워터스의 비전, 철학이 우선시되는 부분도 있지만,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가치는 "맛이 있는가?"입니다.
Q. 그 많은 팜 투 테이블 레스토랑 중에서 왜 쉐 파니스를 선택했고, 7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내게 해 준 가장 큰 포인트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델레떼 김성은)
유기농 채소를 구할 수도 없고, 구매할 여유도 없는 저소득자, 이민자, 중독자들이 많은 커뮤니티에서 시간을 보내며 음식의 사막화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유기농 농가에 자원활동을 갔다가 받아온 채소들을 그때 이웃들에게 나눠주곤 했어요. 사실 농부들이 작물을 납품하는 레스토랑을 모두 알지는 못 하는데 쉐 파니스만큼은 모두가 다 아는 것을 보고 한번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쉐 파니스의 모두가 음식을 사랑하는 것은 아니고, 일로서 대하는 사람들도 물론 있습니다. 그러나 온전히 음식에 집중하고 소중하게 대하는 사람이 분명 앞서 있었고, 그 정신이 이어져 오면서 저에게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요.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응원과 지지 속에서 정신 차리고 보니 7년이 되었습니다.
Q. 앞으로의 히로미는? (아까H 이현승)
일단 지난 5월 쉐 파니스를 퇴사해 쉐 파니스 출신 요리사들을 주로 채용하는 개인의 프라이빗 요리사로서 일하게 될 예정입니다. 그러면 안정적으로 시간을 쓸 수도 있고 육아에도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외에는 미국 원주민들의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조금 더 연구해보고 싶습니다. 아직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Farm To Table 레스토랑의 선구자격인 '쉐 파니스'에서의 경험을 마르쉐 요리사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 더욱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제철 음식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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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 게스트_우이 히로미
통역_ 큔 김수향
진행_마르쉐 친구들 언덕
정리_ 마르쉐 친구들 언덕, 버들
농부시장 마르쉐의 첫 출점팀 ‘히로미소’의 요리사이자 ‘카페 수카라’의 멤버로 마르쉐와 함께 해 온 우이 히로미 Hiromi Bower Ui 와 함께하는 토크 워크숍이 지난 6월 20일 농부시장마르쉐에서 개최되었습니다. 2014년 샌프란시스코 이주 이후 2018년부터 지난달 5월까지 쉐 파니스(Chez Panisse, 이하 쉐 파니스)의 요리사로 일해온 히로미 셰프는 쉐 파니스 커뮤니티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농부와 손님을 연결하는 음식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토크가 시작되기 전, 마르쉐 요리사들이 준비해온 음식들로 저녁을 나누었습니다. 함께 해 준 마르쉐 요리사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
1. 쉐 파니스 Chez Pannise 를 소개합니다
쉐 파니스는 슬로푸드 운동의 대표적인 인물인 앨리스 워터스 Alice Waters가 1971년 개업하여 달라이 라마, 클린턴 대통령, 웨스 앤더슨 감독과 같은 많은 유명인사의 사랑을 받고 있는 레스토랑입니다. Farm To Table Movement의 선구자로서, 음식의 공업화 및 산업화가 진행되고 있는 흐름에 역행하여 흙과 가까운 것을 요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Netflix "셰프의 테이블"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레스토랑 쉐 파니즈는 다소 드라마틱하게 그려졌지만, 실제로는 그와 달리 캘리포니아 특유의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이 돋보이는 공간입니다.
< 쉐 파니스의 철학 >
쉐 파니스는 지역에서 유기농으로 키운 채소들을 사용한 요리가 가장 맛있다고 믿으며 미래 세대를 위해 대지를 보호하고 가꾸는 사람들을 지지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쉐 파니스의 대표인 앨리스 워터스가 공립 중학교 안에 세운 먹거리 텃밭 NPO 단체에서 중학생 학생들을 위해 남긴 운동 철학이 쉐 파니스의 운영 철학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여 공유합니다.
제철음식을 먹는다.
지역에서 자란,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수확된 음식을 먹는다.
농부 시장에서 장을 본다.
마당에 식물을 기른다
보존하고, 퇴비를, 만들고 재활용한다.
심플하게 요리한다
음식과 오감으로 연결된다.
식탁을 정성들여서, 존중하는 마음으로 준비한다.
함께 먹는다.
음식은 소중한 것이다.
• 건강한 유기농 식재료를 사용합니다.
쉐 파니스는 캘리포니아 전역의 유기농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유기농은 맛있다'는 것을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맛있는 경험을 나누는 방식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 육류 : 목초, 방목으로 키운 탄소저감 농가에서 받으며 유제품, 버터, 올리브 오일과 같이 대량으로 사용하는 재료들도 모두 유기농으로 씁니다.
- 어류 : 50년 이상 역사를 이거가고 있는 몬트리올 피쉬 마켓에서 공급받고 있습니다. 몬트리올 피쉬 마켓은 생선이 어느 정도로 환경에 영향을 미치면서 잡고 있는 지와 같이 윤리적인 기준을 고려하여 생선을 판매하는 곳입니다.
- 채소: 40년 이상 재료를 수급 받고 있는 메인농가인 세븐 문 팜에서 대부분 받고 있습니다. 이외에는 주로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작은 농가들과 거래하다 보니, 직접 파머스 마켓에 가서 픽업해 오는 방법으로 농가의 부담을 줄이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 제철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려내는 심플한 요리를 합니다.
쉐 파니스의 음식은 제철재료가 갖는 맛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재료의 맛을 살리기위해 조리법은 최대한 간소하게 합니다. less is more의 철학을 바탕으로 재료 자체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것도 중시됩니다. 그래서 수급되는 재료에 따라 매일 메뉴가 바뀝니다. 메뉴를 계속해서 바꾸는 건 사실 어려운 일이지만, 50년 이상 지속해오며 쌓인 노하우와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50여년을 이어온 레서피북에는 셰프들의 각자의 방법이 메모가 되어 있어 역사를 느끼며 일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재료와 요리 방식을 접할 수 있는 쉐 파니스만의 환경은 요리사들에게는 매우 풍요로운 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일매일 바뀌는 재료들을 활용해 그날 책임을 맡은 요리사가 오감을 활용하고 자신의 감각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맛있는 음식으로 조리합니다.
• 캘리포니아 요리를 선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민자의 나라이기 때문에 선주민들의 요리야말로 캘리포니아 요리라고 생각하지만, 쉐 파니스에서 이야기하는 캘리포니아 요리는 캘리포니아의 산지 재료를 활용하여 프랑스와 이탈리아 요리를 조금 더 가볍게 풀어낸 형태입니다.
< 레스토랑 소개 >
• 쉐 파니스는 2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쉐 파니스는 1층은 레스토랑, 2층은 카페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1층 레스토랑은 4개의 요리로 구성된 코스 메뉴만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와 달리 2층에서는 원 플레이트 단일 메뉴를 주문하여 즐기실 수 있습니다. 쉐 파니스는 채소를 많이 활용한 요리를 내는 건 맞지만, 비건 레스토랑은 아니기 때문에 메인으로는 장작나무로 그릴링한 고기와 생선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2층 카페는 장작나무 숯으로 가마에서 구운 피자와 스테이크를 메인으로 내고 있습니다. 장작의 종류 등에 따라 풍미가 달라지는 그릴은 쉐 파니스 음식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 왜 2개의 레스토랑일까
쉐 파니스 초창기는 카페 없이 레스토랑 하나만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20년 정도 지나 카페가 생겼는데요. 레스토랑 메뉴가 매일 바뀌다 보니 재료를 신선하게 관리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필요한 만큼만 주문하려고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재료가 남거나 부족한 경우가 종종 생겼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메뉴 변동이 일어나지 않는 카페를 오픈하여 레스토랑-카페의 식재료를 순환하는 방식을 고안했는데요. 레스토랑에서 재료가 많이 남으면 카페에서 받아 사용하고, 또 레스토랑에 부족한 재료가 있으면 카페에서 가져와 사용하는 방법으로 많은 재료의 낭비를 줄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두 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건 요리사들의 교육 측면에서도 중요한 부분인데요. 쉐 파니스의 모든 요리사들은 처음 들어왔을 때 모두 카페에서 일을 시작합니다. 카페에서 일하며 1층 레스토랑의 선배 요리사들에게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배워 나가며 요리사로서 수련의 기간을 거칩니다. 이렇게 카페에서의 경험과 레스토랑의 선배 요리사들의 가르침을 통해 숙련이 된 요리사들은 진급하여 1층 레스토랑에서 일할 수 있게 됩니다.
두 개의 레스토랑이 자연스럽게 선배 요리사가 후배 요리사를 성장하도록 돕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셈입니다.
< 쉐 파니스 커뮤니티 >
• 쉐 파니스의 자랑거리는 수많은 졸업생입니다.
50년이라는 긴 역사만큼이나 수많은 사람들이 쉐 파니스를 거쳐 갔습니다. 그 중에는 전문 요리사들도 있지만, 요리와 음식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모인 정치나 예술 영역에 종사하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졸업하면서, 쉐 파니스의 철학이 다양한 영역으로 뻗어 나가기도 합니다. 요리 분야 안에서도 쉐 파니스 졸업생들의 커뮤니티는 굉장히 끈끈합니다. 그 안에서 서로의 재료를 사용하고, 쉐 파니스 출신들이 레스토랑을 개업하면 다른 졸업생들이 들어가 일을 하는 등 하나의 큰 커뮤니티로서의 성장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2. 사진으로 보는 쉐 파니스 Chez Pannise
가든 양상추를 이용한 샐러드와 염소치즈
매일 바뀌는 쉐 파니스의 메뉴 속에서 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메뉴가 바로 사진의 샐러드입니다.
전날에 남은 빵을 이용해서 마조람, 타임, 파슬리를 다져서 섞어 빵가루를 만듭니다.
그리고 안단테 데어리의 막대기 염소치즈를 슬라이스해서 코인모양으로 만든 후
샐러드 스테이션에 있는 오븐에 구워 따뜻한 상태로 신선한 양상추와 함께 곁들여 냅니다.
피자스테이션 / 소테 스테이션
왼쪽은 피자와 부야베스를 만드는 곳으로 테이스팅도 진행됩니다. 손님들에게 설명해야 하는 서버들도 테이스팅에 꼭 참여합니다.
레스토랑 내부에는 사진처럼 항상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디스플레이 되어 있습니다.
애나벨의 토마토
쉐 파니스에서 1시간 정도의 거리에 애나벨이라는 농가가 있습니다.
사진은 애나벨의 에어룸 토마토로, 쉐 파니스의 여름 메인 샐러드에 사용됩니다.
한 사람이 늘 토마토의 숙성도를 체크하는데요. 수확이 많이 되는 여름은 수행이 될 만큼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토마토는 제대로 숙성된 것만 샐러드로 내고, 과숙성된 것들은 소스로 사용합니다.
재료 테이스팅
1층 레스토랑에 농부님이 작물을 가져 오시면
사진과 같이 품종별로 구분하여 다같이 테이스팅을 진행합니다.
쉐 파니스의 사람들
쉐 파니스에는 이곳의 긴 역사를 함께 보낸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진 속 사람들은 쉐 파니스의 시작 무렵부터 지금까지 오랜 시간 일한 사람들이에요.
피자 스테이션
제 딸과 조카가 놀러왔을 때 함께 피자 스테이션에서 피자를 만드는 모습이에요.
앨리스 워터스는 아이들의 교육도 중시하는 사람이다보니,
쉐프들이 아무리 바쁘더라도 아이가 와서 피자를 만들고 싶다고 하면 만들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쉐 파니스만의 독특한 방침을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3. 마르쉐 요리사들과의 Q&A
Q. 100명이 넘는 직원이 일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20년간 레스토랑을 운영해보니까 쉐프를 구하는 건 참 어려운 것 같아요. 특히 지금 세대가 장시간 일하는 것, 한 곳에 오래 머무르는 것을 원하지 않아 더욱 힘들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쉐 파니스가 그럼에도 그 많은 인원을 고용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치즈플로 한혜선)
사실 쉐프는 노동 강도에 비해 임금이 낮다 보니 실제로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지 않죠. 쉐 파니스의 경우 쉐 파니스 안에서 경력이 쌓이고 나면 개인 쉐프로 고용이 된다든지, 쉐프로서 안정적인 커리어를 쌓아나갈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곳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많은 이들이 일하고 싶은 곳으로 꼽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쉐 파니스 졸업생들의 끈끈한 커뮤니티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Q. 매일 매일 메뉴를 바꾼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어디에서 오는 힘인가요? 그 부분에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페스토페스토 이지선)
일주일 전 쉐프가 앨리스 워터스에게 메뉴에 대한 계획을 제출하고, 앨리스가 OK 하면 손님에게 메뉴로 제공됩니다. 50년 동안 쌓인 시기마다의 제철 채소와 요리법에 대한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최근에는 기후위기나 재해로 인해 예외적인 상황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 어려움이 있기도 합니다.
매일매일 그날 수급 받은 재료를 확인하고, 헤드 쉐프가 12시 30분에 '이런 메뉴를 내겠다.'는 브리핑을 하면 보조 쉐프들이 담당 코스를 정하고, 어떻게 요리하고 싶은지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과정으로 메뉴 선정이 진행됩니다. 누구든지 어떤 채소에 대한 특성이나 요리법에 대해서 제안할 수 있고, 신입 요리사라 하더라도 납득이 되는 의견이라면 채택됩니다. 물론 헤드 쉐프에게 최종적인 결정권이 있고, 앨리스 워터스의 비전, 철학이 우선시되는 부분도 있지만,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가치는 "맛이 있는가?"입니다.
Q. 그 많은 팜 투 테이블 레스토랑 중에서 왜 쉐 파니스를 선택했고, 7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내게 해 준 가장 큰 포인트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델레떼 김성은)
유기농 채소를 구할 수도 없고, 구매할 여유도 없는 저소득자, 이민자, 중독자들이 많은 커뮤니티에서 시간을 보내며 음식의 사막화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유기농 농가에 자원활동을 갔다가 받아온 채소들을 그때 이웃들에게 나눠주곤 했어요. 사실 농부들이 작물을 납품하는 레스토랑을 모두 알지는 못 하는데 쉐 파니스만큼은 모두가 다 아는 것을 보고 한번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쉐 파니스의 모두가 음식을 사랑하는 것은 아니고, 일로서 대하는 사람들도 물론 있습니다. 그러나 온전히 음식에 집중하고 소중하게 대하는 사람이 분명 앞서 있었고, 그 정신이 이어져 오면서 저에게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요.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응원과 지지 속에서 정신 차리고 보니 7년이 되었습니다.
Q. 앞으로의 히로미는? (아까H 이현승)
일단 지난 5월 쉐 파니스를 퇴사해 쉐 파니스 출신 요리사들을 주로 채용하는 개인의 프라이빗 요리사로서 일하게 될 예정입니다. 그러면 안정적으로 시간을 쓸 수도 있고 육아에도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외에는 미국 원주민들의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조금 더 연구해보고 싶습니다. 아직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Farm To Table 레스토랑의 선구자격인 '쉐 파니스'에서의 경험을 마르쉐 요리사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 더욱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제철 음식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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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 게스트_우이 히로미
통역_ 큔 김수향
진행_마르쉐 친구들 언덕
정리_ 마르쉐 친구들 언덕, 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