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농부[2025년 6월] 벌새의 숲 공부모임 No.3 〈토양회복을 중심으로 한 오가닉 가든 만들기〉

벌새의 숲 공부모임 No.3 〈토양회복을 중심으로 한 오가닉 가든 만들기〉 후기

2025.06.24 | 강사: 김현정 정원사(푸르네정원문화센터)



e9f454113bde0.png

〈벌새의 숲〉은 시민들과 농부들이 연대하여 다년생 먹거리 숲을 가꾸고, 이를 통해 지구의 회복력과 농의 지속가능성을 만들어가는 프로젝트입니다.

2024년 하반기부터 벌새의 숲 프로젝트를 응원하는 시민들의 모금이 시작되었고, 1차 프로젝트로 먼저 ‘다년생 먹거리 숲을 위한 작은 농가 지원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농부시장 마르쉐와 함께하며 토양 회복을 위해 적정 경운과 토양 피복, 유기물 순환 등을 실천하는 지구농부 중에서, 경작지의 일부를 다년생 먹거리 숲으로 변화시키려는 농부들이 1차 프로젝트의 대상입니다. 농부시장 마르쉐는 농부들이 만드는 먹거리숲을 위한 금전적인 지원과 함께, 먹거리숲에 대한 다양한 공부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벌새의 숲 공부모임

날이 더워질수록 밭에는 할 일이 늘어나고, 해가 길어지면서 점점 늦게까지 일하게 됩니다. 하지만 벌새의 숲 모임이 있는 날은 일을 조금 일찍 마치고 공부를 시작합니다.

이번 모임의 주제는 〈토양회복을 중심으로 한 오가닉 가든 만들기〉였습니다. 정원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다양한 정원활동 콘텐츠를 만드는 푸르네정원문화센터의 김현정 정원사님께서 강의를 맡아주셨습니다. 정원사님은 정원활동을 “땅을 돌보고 식물을 키우는 이야기”라고 표현하셨어요.

문득 지난달 벌새의 숲 시간에 들었던 정원의 개념이 떠올랐습니다. 정원은 ‘아름답게 보이도록 식물을 심고 키우는 일’에서 출발해, 여러 동식물이 함께 살아가는 방향으로 개념이 확장되어 왔다고 했지요. 이번 시간에는 그중에서도 ‘땅을 돌본다’는 말이 유난히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땅을 돌보는 정원활동’이란 무엇인지, 열심히 들어봅니다.



오가닉 가든의 의미

오가닉 가든이란 무엇일까요. 유기농 혹은 오가닉이라는 말은 낯설지 않지만, 농사가 아닌 정원에서는 어떤 의미로 사용될까요.

오가닉 가든에서 말하는 ‘오가닉’은 유기적 연결, 즉 생명이 순환하는 관계를 의미합니다. 처음에는 다소 막연하게 느껴졌지만, 오가닉 가든의 세 가지 필요조건인 순환, 다양성, 지역성을 들으며 이해가 또렷해졌습니다.


순환·다양성·지역성

생태계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것들이 순환합니다. 사람 몸 안에서는 피가 순환하고, 물도 비에서 강과 바다로 흘러간 뒤 다시 수증기로 대기 중으로 올라가는 순환을 합니다. 이 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는 순간 ‘쓰레기’가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정원에서도 순환을 끊임없이 유지할 수 있도록, 쓰레기가 되기 쉬운 자원들을 활용하는 방법을 고안하고 실천합니다. 예를 들어 퇴비함을 만들어 정원 부산물을 퇴비로 만들거나, 빗물저금통을 설치하는 방식입니다.

다양성은 한 곳에 하나의 식물을 대량으로 키우는 대신, 다양한 작물과 그에 영향을 주고받는 곤충·동물까지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관계를 겹치고 포개어 만드는 것입니다.

정원에서의 지역성은 너무 먼 곳의 독특한 식물 대신, 지역의 토종식물을 심거나 그 정원이 존재하는 지역의 기후와 토양 특성을 고려해 정원의 형태를 조성하는 것으로 이해해볼 수 있습니다. 해외 품종이 들어올 때 식물만 들어오고 연결된 생태계가 함께 들어오지 않는다면, 원산지에서는 자연스럽게 균형을 잡아주던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아 결국 약을 치는 방식으로 인위적 관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도 덧붙여 주셨습니다.

이 세 가지 조건을 바탕으로 생태계의 유기적 연결을 만들어가면, 지속가능하고 생명이 순환하는 오가닉 가든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오가닉 가든 디자인: 유니버셜 디자인의 적용

오가닉 가든을 만들 때는 연령, 성별, 인종 등의 이유로 차별하지 않고 모두가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디자인을 뜻하는 유니버셜 디자인을 적용한다고 합니다. 단어는 어렵게 느껴지지만, 생활 속 예시를 들으니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먼저 집과 정원을 연결하는 중간영역이 있습니다. 정원일 중 잠시 휴식할 때도 신발을 벗고 실내로 들어가기보다, 데크나 툇마루, 썬룸 같은 중간영역을 이용하는 편이 편리합니다. 이 공간은 작업복이나 도구를 정리·보관하는 장소가 되기도 하고, 간단한 손님 마중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평소 동선과 가까운 곳에 농기구함을 설치하면 작업이 훨씬 수월해지고, 동선이 편해지면 정원에 더 자주 나가게 됩니다. 정원은 자주 들여다볼수록 벌레나 문제를 일찍 발견해, 농약을 쳐야 할 정도로 커지기 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높이 화단을 설치해 노령 인구에게 적합한 작업환경을 만들거나, 수도의 위치를 정원 중심에 두어 물주기를 편하게 만드는 방법 등이 소개되었습니다. ‘내가 편하게 작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결과적으로 모두에게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공간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남았습니다.


오가닉 가든 만들기: 관리의 노하우

정원을 관리하는 여러 가지 노하우도 배웠습니다. 농부들이 밭에서 지온 유지, 수분 보유, 잡초 억제를 위해 비닐 멀칭을 하듯 정원에서도 멀칭을 합니다. 다만 비닐 대신 나무껍질인 **바크(bark)**로 덮어주면 비슷한 효과를 얻으면서도 쓰레기 발생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바크뿐 아니라 정원 부산물을 파쇄해 멀칭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소개되었습니다.

음식물쓰레기 퇴비함과 빗물저금통으로 정원 안의 순환을 만들고, 새집·새 모이통·곤충호텔 등을 설치해 정원 내 생물다양성 증가를 꾀하는 방식도 인상 깊었습니다.

이후에는 미리 들어온 질문에 대한 답을 듣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전정 횟수나 시기에 대해서는, 장마부터 한여름까지는 식물도 힘들어하기 때문에 전정을 피하는 것이 좋다는 답이 있었습니다. 전정 횟수는 결국 ‘식물을 어느 정도 크기로 키우고 싶은가’에 달려 있으며, 작게 키우고 싶다면 여러 번 전정을 한다고 합니다.

허브를 늘리는 방법에 대해서는 씨 발아와 삽목 두 가지를 알려주셨고, 뚜껑이 있는 아이스 커피컵을 재활용해 삽수를 키우는 방법은 특히 실용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정원은 땅 위에 글을 쓰는 방법”

“정원은 자신의 거울이며, 땅 위에 글을 쓰는 방법입니다. 정원을 잘 꾸리면 자신의 자서전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정원사님의 이 말은 일기장 한 켠에 적어두고 여러 번 들춰보게 될 것 같습니다. 강의가 끝난 뒤, 강의 시간에 소개해주신 〈벌레가 살고 있는 유기농정원 만들기〉를 도서관에서 빌려왔습니다. 우리 정원에 어떤 벌레들이 있는지 차분히 살펴보려 합니다.

정원사님이 최근 번역하신 〈지구를 돌보는 정원사들을 위한 오가닉가든 만들기 안내서〉에는 오늘 강의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하니,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함께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 3회차 핵심 포인트

  • 정원활동은 땅을 돌보고 식물을 키우는 활동이다.

  • 오가닉 가든은 생명이 순환하는 지속가능한 정원이며, 이를 위해 순환·다양성·지역성을 고려한다.

  • 오가닉 가든을 만들 때는 유니버셜 디자인을 적용해, 누구나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 모두가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결과적으로 모두에게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공간이 될 수 있다.


〰️

작성: 종합재미농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