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퇴근 후 마르쉐 2025> 가을식구 모임


마르쉐 x 벗밭 <퇴근 후 마르쉐>

농부시장 마르쉐는 시장이 아닌 다양한 장소에서 '기꺼이, 가까이' 시민을 만나고자,
2024년 지속가능한 식문화 커뮤니티를 만드는 벗밭과 함께 <퇴근 후 마르쉐> 프로그램을 기획하였습니다.
나의 일상에 제철 이야기를 들여놓고 싶었지만,
낮 시간 마르쉐 시장에 갈 수 없어서 혹은 채소를 어떻게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사이
제철을 흘려보낸 분들을 만나러 갑니다.


05883a7e90e14.jpeg


길었던 가을 장마가 끝나고 열매가 서서히 무르익는 계절, 가을입니다. 초록빛으로 가득했던 여름의 풍경이, 노랑 주황 등 알록달록한 열매의 색으로 조금씩 바뀌어 갑니다. 

지난 10월부터 12월 초까지 <퇴근 후 마르쉐 : 가을 편>  네 번의 모임이 열렸습니다. <퇴근 후 마르쉐>는 계절마다 네 번 모입니다. 식사 모임에서는 마르쉐 농부님들이 그날 새벽에 수확하신 신선한 제철 꾸러미를 나누고, 간편하면서도 제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요리를 함께 해 먹어요.

꾸러미는 세 가지로 준비됩니다.
일상적으로 쓰이는 ‘생활’ 꾸러미, 계절의 빛깔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계절’ 꾸러미, 그리고 혼자서는 잘 시도하지 않았을 ‘어디 한 번’ 꾸러미.

이렇게 모인 작물로 우리가 직접 밥을 짓고 함께 식탁을 나눕니다.


첫 번째 모임

6202274646d7b.jpegba3e7200f2a8e.jpeg


첫 모임의 꾸러미는 시나노골드 사과, 고구마, 호랑이강낭콩, 생대추, 생밤, 토란, 건땅콩호박, 건토란대 등 가을을 고스란히 담아낸 제철 작물들이 담겼습니다.

건토란대와 말린 땅콩호박 등, 시장에서 자주 보이지만 손질이 어려워 낯선 재료들도 분명 있지요. 퇴근 후 마르쉐에서는 혼자서는 선뜻 사지 않게 되는 작물도 함께 맛보고, 손질해봅니다. 토란대는 손으로 직접 찢고, 고구마는 고추장과 표고를 더해 조림으로, 대추와 생밤은 상큼한 샐러드로 만들어 먹었어요. 


76be89b21969b.jpega6fae62f6fd0d.jpeg


💬 참여자 소감

🟡 퇴근 시간이 늦다 보니 평소 야식으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였는데, 오늘 다 같이 건강한 한 끼를 만들어 먹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퇴근 후의 피로가 스르르 풀리는 기분이었어요. 오늘 배운 요리를 집으로 돌아가서 다시 해보고 싶어요.

🟡 마르쉐 시장에 가면 보통은 샌드위치나 완성된 제품 위주로 구매했었는데요. 오늘은 용기 내서 직접 요리까지 해보고 다양한 건강한 식재료를 맛볼 수 있어서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두 번째 모임

c30b2fc2dd475.jpeg


부쩍 추워진 가을의 어느 날, 〈퇴근후마르쉐 : 가을 편〉 두 번째 모임이 열렸습니다. 마콩농장으로 농가행을 다녀온 지 불과 며칠 만인데요. 그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만나서 더 반갑고, 왠지 식구처럼 느껴졌던 저녁이었습니다.

이번 꾸러미에는 들깨, 쪽파, 두부, 호박, 토마토, 더덕, 무, 표고버섯 등 가을 채소와 다양한 식재료들이 담겼어요. 표고버섯은 도톰하게 썰어 들깨밥 위에 올리고, 쪽파는 식구들이 정성스레 말아준 회심의 강회로 완성했습니다. 호박은 슴덩슴덩 먹기 좋게 썰어 볶아주고요, 두부는 물기가 사라질 때까지 저어준 뒤, 양념장을 넣어 매콤하게 마무리했어요.

익숙한 식재료를 낯설게 바라보는 경험이라 더 값지고, 그래서 더 즐거웠던 시간입니다.


88cb1e9ffa8d9.jpeg


14d77e16d428a.jpege52166a2037fb.jpeg


💬 참여자 소감

🟡 퇴근 후 마르쉐에서 받은 채소 꾸러미로 뭘 해 먹을까 고민하다 보니 인스타그램 피드 알고리즘까지 바뀌더라고요. 그런 고민의 시간이 저에게는 즐거웠고요. 오늘 받은 가을 꾸러미 덕분에 또 한동안 기분 좋은 고민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또, 지난 주 농가 탐방을 가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함께하지 못했는데요. 오늘 와보니 다녀오신 분끼리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어서 살짝 부럽더라구요. 다음번엔 꼭 저도 함께 가고 싶습니다.

🟡 집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요리를 배우고 싶어서 오늘 요리 중에 쪽파강회를 선택했거든요. 근데 정말 쉽고 맛있어서 대만족이었어요. 평소엔 뷔페에 가도 잘 손이 가지 않는 요리인데, 오늘 다 함께 만들어보니 생각보다 엄청 맛있네요! 자연스럽게 채식을 실천할 수 있어서 더 좋았던 시간이었어요.



세 번째 모임

90e68dcb01ea4.jpeg


쌀쌀한 바람이 부쩍 잦아진 가을의 깊은 저녁, 〈퇴근후마르쉐 : 가을 편〉의 세 번째 모임이 열렸습니다.

이번 식사는 마콩농장의 김수연 농부님과 함께했는데요. 멀리 강화에서 꾸러미를 들고 오신 마콩 농부님께서 직접 식재료 하나하나를 소개해주셨답니다. 청태와 일본 순무, 강화 순무, 와일드루꼴라와 쑥갓, 딜까지. 풍성한 꾸러미에 담긴 채소에는 그 이상의 마음이 담겨있었습니다. 함께 꾸러미를 담고, 농부님께 궁금했던 것을 묻기도 하며 오손도손 식사 시간을 가졌어요. 

언제부턴가 앞에 놓인 음식을 먹을 때마다 속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퇴근후 마르쉐를 하다 보면 많은 농부님의 얼굴을 뵙고, 그분들이 땀흘려 길러낸 작물로 식사를 차리게 되는데요. 그 과정을 오롯이 겪다 보면 감사하다는 생각이 안 들 수 없더라고요. 이번 모임에서는 감사함을 표현할 사람이 우리 곁에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1d27c331a5548.jpegf6775cbabe2a8.jpeg


💬 참여자 소감

🟡농가행 때 우리가 자른 콩 줄기가 이렇게 자란 걸 직접 볼 수 있어서 신기했고, 그 과정을 아는 일이 내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새기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마음도 몸도 움츠러들기 쉬웠는데, 따뜻한 밥과 국이 등장하는 순간 모든 것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었어요. 가을이 되면 무, 호박 같은 무거운 작물들이 많아지는데, 이런 무거운 식재료를 어떻게 하면 가볍게 소비할 수 있을까 고민이었거든요. 오늘 퇴근후 마르쉐를 통해 그 실마리를 얻은 것 같아 정말 좋았어요!

🟡오늘 순무전을 같이 만들었는데, 다른 벗님이 전을 뒤집어주셔서 팀워크가 느껴지는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평소 무를 익혀 먹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 전으로 해 먹으니 정말 맛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또, 딜을 꽃병에 꽂아두면 살아나서 일주일은 거뜬히 간다고 들었는데, 그대로 두고 몇 개씩 뜯어 뿌려 먹으면 좋다는 얘기도 재밌었어요. 오늘도 너무 재밌고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네 번째 모임


한 해의 끝자락이 다가왔음을 느끼는 12월입니다. 공기는 꽤 차가워졌지만, 〈퇴근후마르쉐 : 가을 편〉 마지막 모임의 꾸러미에는 정겨운 채소들이 담겼습니다. 콩나물과 자색양파, 배추부터- 하늘마와 무청시래기, 만차랑 단호박, 양배추 곁순 등 새로운 재료까지. 겨울이 다가온 게 느껴지는 올해 마지막 꾸러미였어요.

이번 요리는 마르쉐에서 겨울 채소를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 <따끈따끈 겨울 채소 릴레이> 속 지구집의 겨울 배추 주먹밥’ 레시피를 참고하였어요. 배추를 살짝 데쳐 고소한 주먹밥으로 뭉치고, 단호박과 팥은 푹 쪄서 먹으니 달큰하고 맛있었습니다. 콩나물은 향긋하게 무쳐내고, 남은 콩나물과 데친 물을 활용해 콩나물국을 만들었어요.


c5854e68cb1a9.jpeg


💬 참여자 소감

🟡 연말이 되면 한 해 동안 좋았던 일들을 정리하게 되잖아요. 올해는 이곳에서 요리를 함께하고, 내가 직접 요리한 음식을 먹은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각 재료를 두고 ‘이걸 어떻게 먹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직접 해보는 과정이 참 좋았고, 그걸 실제로 완성해서 나눠 먹는 뿌듯함까지 경험할 수 있어서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 12월이 시작되면서 어떻게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는데, 오늘 이 시간을 함께하면서 ‘다시 잘해보자!’는 마음을 다잡게 됐어요. 일부러 시간을 비워두고 스케줄을 챙기면서 마음먹고 왔는데, 역시 이 자리에 오면 음식도 함께 나누고 좋은 에너지도 받아가는 것 같아요. 덕분에 12월의 첫 시작을 잘 열 수 있었고, 이 기운을 이어가며 한 해의 마무리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8fae43f0ddd73.jpeg

ce1e79b353134.jpeg


다양한 제철 작물을 우리 식탁에 선물해주신 마르쉐 농부님들과, 퇴근 후 마르쉐에 함께해주신 가을 식구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그럼 우리는 다음 계절의 문턱에서, 반갑게 다시 만나요!


<2026 퇴근 후 마르쉐, 봄편> 참가신청 하기! (링크)

 


〰️

글 및 사진 | 벗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