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농부의 숲에는 50명의 벌새와 함께합니다. 벌새클럽은 연 3회 진행되는 먹거리숲 농가행에 함께하며 첫 번째 시간은 4월 17일, 농부의 숲 실현지 중 하나인 채소생활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채소생활이 있는 홍동면은 우리나라 유기농사의 시원이자 사람이 연결된 마을의 모습을 온전하게 이루고 있는 곳입니다. 이날의 만남은 그 마을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풀무학교전공부(이하 전공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각지에서 모인 벌새들은 학교 한 켠에 앉아 학생들의 모내기 농요를 배경 음악 삼아 인사를 나눴고, 이어 풀무학교 오도 선생님의 학교와 마을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풀무학교전공부는 1958년 시작된 풀무학교의 정신을 이어, 2001년에 문을 연 전공부는 농사와 삶을 함께 배우는 2년 과정의 학교입니다. ‘일만 하면 소가 되고, 공부만 하면 도깨비가 된다’는 말처럼 몸의 노동과 배움을 함께 놓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함께 기숙사에 살며 직접 기른 작물로 밥을 지어 먹고 농사를 배웁니다. 졸업생들 중 50여명은 지금도 마을에 남아 협동조합을 만들고, 서로 이웃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도 선생님은 모두가 농사를 지을 필요는 없지만 농부의 마음을 이해하는 사람은 많아져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산업화의 흐름 속에서도 농촌에서 함께 살아가는 감각, 지역 안에서 자기 일을 만들어가는 태도를 오래 고민해온 시간이 느껴졌습니다. 시골 정원사로 알려진 오도선생님과 마을 사람들에게는 온 마을을 정원으로 가꾸고 싶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전공부를 졸업한 채소생활 박건오 농부는 학교와 숲으로 연결된 공간에서 ‘농부의 숲’과 재생유기농업 실현지를 실험하며 그 꿈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요즘 매주 수요일은 학교에서 정원 수업이 열리고 매주 금요일에서 농장에서 채소아카데미가 열립니다. 이렇게 서로 배움을 주고받는 관계로 연결은 깊어져 갑니다.
농부의 숲으로 향하기 전에는 전공부 식구들과 다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식사 전에는 지역 재료를 듬뿍 사용하는 변산노을 요리사의 메뉴 소개가 이어졌습니다.

오늘의 농부의 숲 점심메뉴 w 변산노을 요리사



채소로도 충분히 든든해질 수 있는 한 끼였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 잠시 언덕에 함께 자리잡고 있는 치유농장 ‘꿈이 자라는 뜰’에서 보루님의 환대를 받고, 박건오 농부님의 안내를 따라 도착한 채소생활의 언덕은 말 그대로의 언덕이었습니다. 학교와 마을, 농지와 숲이 이어져 있는 이곳은 원래 사슴 농장이었고, 이후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며 한때는 인삼밭이 되기도 했습니다. 홍동이 오랫동안 유기농업을 이어온 지역인 만큼, 이 땅을 어떻게 지켜갈지에 대한 고민도 계속 이어져 왔다고 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끝에 지금의 채소생활은 이 언덕에서 새로운 풍경을 천천히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채소생활의 언덕을 임대한 지는 올해로 5년째지만,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한 것은 3년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언덕이 자리잡고 있는 갓골마을의 ‘갓골’은 변방, 가장자리라는 뜻입니다. 그만큼 사람이 거의 살지 않던 곳이었지만 학교가 생기고, 학교와 연결된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 잡으며 지난 20~30년 동안 새롭게 만들어진 마을이 되었습니다. 그러한 역사 가운데 농부님은 풀무학교 홍순명교장선생님의 “새로운 것은 중심이 아니라 변방에서 시작된다”는 말을 오래 기억하고 변방에서 새로움을 시작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채소생활의 언덕은 충남 농업의 풍경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평지는 논이 되고, 경사진 곳은 밭이 됩니다. 하지만 이런 비탈진 땅은 점점 휴경지가 되어갑니다. 농사짓기 쉽지 않은 땅이기 때문입니다.그래서 농부님은 이곳을 단순한 생산의 공간이 아니라, 덜 비탈진 1200평에는 채소를 기르고 남은 3~4000평은 재야생화와 숲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으로 바꾸어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천천히 숲의 경계를 넓혀가는 과정에 2025년부터는 채소생활팀 뿐 만 아니라 마르쉐와 벗밭이 함께 하는 커뮤니티<희망과 다정>과 함께 농부의 숲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짐을 내려두고 흙 묻어도 되는 운동화로 갈아신고, 모자를 쓰고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의 작업 스케줄
12:30~13:00 채소생활 언덕 둘러보기 & 소개
13:00~13:30 작업소개 및 몸풀기
14:00~15:00 1차 작업 바탕식물 식재 : 부지깽이 100주, 구절초 1200주, 청화쑥부쟁이 30주
15:00~16:00 2차 작업 나무식재 : 배나무 (화산배1, 원황배1, 신고배1, 돌배3), 살구나무(하코트1, 신사대실살구3, 산형 3호 4)
복숭아(꿀딱딱이 3, 신비복숭아 3)
16:00~17:00 3차 작업 지피식물 식재 : 눈개승마 256주
17:00~17:30 마무리

벗밭의 안내를 받아 가볍게 몸과 마음을 풀어내고 시작된 작업은 2인 1조로 진행됐습니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 서툴렀지만 서로의 속도를 맞추며 하다 보니 계획보다 빠르게 천개가 넘는 구절초와 부지깽이, 경사로 흙을 단단히 붙잡아줄 눈개숭마를 심을 수 있었습니다. 1차 작업을 마친 뒤에는 홍동마을에 있는 딩켈언덕의 스펠트밀과 재료로 만든 갓골 학교생협의 빵, 자연애플농장의 사과주스, 차와 함께 벌새들이 가져온 간식을 나눠 먹었습니다.


이어진 각종 유실수 나무 심기는 전공부 오도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이루어졌습니다. 한 그루의 나무를 심기 위해 오늘의 짝과 대화하면서 힘을 맞추는 시간이 생각보다 즐거웠습니다. 한그루의 나무를 심는 일은 생각보다 정성과 집중이 필요한 일이어서 중간중간 언덕 위에 놓인 돗자리에 몸을 앉아서 쉬었는데 솔솔 불어오는 바람이 학교와 마을 숲과 언덕의 이야기를 조근조근 들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이어진 작업은 마지막 3차 작업쯤 되니 서로 손발이 맞아 순식간에 끝나버렸습니다.





작업을 마친 뒤에는 함께 언덕에 둘러앉아 첫 농가행 소감을 나눴습니다.
누군가는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농사와 식물의 세계로 이어지고 있다고 이야기했고, 또 누군가는 서울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흙과 나무를 직접 만지는 시간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생일을 맞아 이 자리에 오게 된 벌새에게는 함께 축하 노래를 불렀습니다.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이 결국 자연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기쁨으로 만들어지는 숲”이라는 표현이 오래 남는다고 이야기한 참여자도 있었습니다.
채소생활 언덕에서 농부의숲을 함께 가꾸어가는 커뮤니티 그룹 <희망과 다정>을 운영하는 벗밭은 오늘의 시간을 ‘회복의 시간’ 같았다고 표현했습니다. 다른 벌새들에게도 회복의 시간은 이어졌습니다.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던 삶 속에서 몸을 움직이고 흙을 만지는 일이 건강해지는 느낌, 나물을 단순히 먹는 것을 넘어 직접 심고 이어가는 경험이 새롭게 다가왔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박건오 농부님은 이런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언덕은 논과도 연결돼 있고, 숲과도 연결돼 있고, 또 마을과도 연결돼 있거든요.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농장이 되면 어떨까 자주 생각하게 돼요. 언덕을 가꾸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오늘 함께하면서 그 시간을 버텨온 보람을 느꼈습니다.”
오늘의 시간을 마무리하며, 다시 한 번 벌새클럽을 초대했던 문장을 읽었습니다.

“함께 숲으로 가요. 숲은 빨리 자라지 않지만 함께라면 멈추지 않습니다.
농부의 숲의 후원은 무언가를 받는 것보다 어떤 시간에 함께 서는가를 선택하는 일입니다.”
처음 농부의 숲 이야기를 농부님과 나누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이곳이 다시 마을의 공유지이자 농부의 숲이 되어 농부들이 안심하고 다음 계절을 꿈꿀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함께 흙을 만지고, 풍경을 상상하고, 시간을 보내는 일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경험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오래 바라던 시간이었지만 그런 마음들이 모여 천천히 하나의 숲이 되어가고 있다는 감각이 오래 남는 하루였습니다.
벌새클럽과의 농가행을 마치고 며칠 후 농부님으로부터 연락이왔습니다.
" 농부의 숲 소식 전합니다! 사진에는 잘 담기지 않았는데 구절초 뿌리묘도 70%는 생존했고요. 모종은 100% 잘 살아 있습니다. 추가로 보식 일정을 세워야 할텐데, 숨가쁜 다음 주를 잘 보내고 '무엇을 얼마나 어디에' 심을지 정리해 보려 합니다. 나무도 별다른 탈없이 잘 자라고 있는데 작년에 심은 준베리는 점차 풀에 덮하고 있어, 다음 주 중 가능할 때 풀관리 작업을 해주려 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먼길 몸과 마음을 내어준 모든분들께 감사드려요. 그동안 언덕에 새로이 농장을 만들고 일구어가는 일이 참 버겁다고 느껴졌는데, 어제 참여하신 분들의 말씀을 들으면서 위로와 위안을 얻었습니다. " _4월 25일 메세지

"오늘 벌새분께서 언덕에 들러, 심겨진 나무와 구절초, 쑥부쟁이, 눈개승마를 돌봐주셨습니다. 이번 주를 넘기면 일이 많아졌을텐데, 적절한 시기에 오셔서 큰 도움 주셨습니다. 금손이셨어요 일을 너무 잘하셔서 놀랐습니다. 5월 5일에 또 뵙기로 하였고요. 꾸준히 오셔서 참여하실 수 있도록, 농장의 구조를 잘 만들어가려 합니다. 오늘의 풍경을 나누어봅니다. _4월 28일 메세지


글 작성 ㅣ 마르쉐친구들 정다정
사진 ㅣ 박혜정 작가
농부의 숲과 함께하는 사람들 ㅣ(사)농부시장 마르쉐, 마르쉐친구들, 벌새클럽, 팀 채소생활, 벗밭과 커뮤니티<희망과 다정>, 풀무학교전공부, 프로보노(서울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조경진, 박사 정은하)
2026년 농부의 숲에는 50명의 벌새와 함께합니다. 벌새클럽은 연 3회 진행되는 먹거리숲 농가행에 함께하며 첫 번째 시간은 4월 17일, 농부의 숲 실현지 중 하나인 채소생활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채소생활이 있는 홍동면은 우리나라 유기농사의 시원이자 사람이 연결된 마을의 모습을 온전하게 이루고 있는 곳입니다. 이날의 만남은 그 마을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풀무학교전공부(이하 전공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각지에서 모인 벌새들은 학교 한 켠에 앉아 학생들의 모내기 농요를 배경 음악 삼아 인사를 나눴고, 이어 풀무학교 오도 선생님의 학교와 마을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풀무학교전공부는 1958년 시작된 풀무학교의 정신을 이어, 2001년에 문을 연 전공부는 농사와 삶을 함께 배우는 2년 과정의 학교입니다. ‘일만 하면 소가 되고, 공부만 하면 도깨비가 된다’는 말처럼 몸의 노동과 배움을 함께 놓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함께 기숙사에 살며 직접 기른 작물로 밥을 지어 먹고 농사를 배웁니다. 졸업생들 중 50여명은 지금도 마을에 남아 협동조합을 만들고, 서로 이웃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도 선생님은 모두가 농사를 지을 필요는 없지만 농부의 마음을 이해하는 사람은 많아져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산업화의 흐름 속에서도 농촌에서 함께 살아가는 감각, 지역 안에서 자기 일을 만들어가는 태도를 오래 고민해온 시간이 느껴졌습니다. 시골 정원사로 알려진 오도선생님과 마을 사람들에게는 온 마을을 정원으로 가꾸고 싶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전공부를 졸업한 채소생활 박건오 농부는 학교와 숲으로 연결된 공간에서 ‘농부의 숲’과 재생유기농업 실현지를 실험하며 그 꿈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요즘 매주 수요일은 학교에서 정원 수업이 열리고 매주 금요일에서 농장에서 채소아카데미가 열립니다. 이렇게 서로 배움을 주고받는 관계로 연결은 깊어져 갑니다.
농부의 숲으로 향하기 전에는 전공부 식구들과 다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식사 전에는 지역 재료를 듬뿍 사용하는 변산노을 요리사의 메뉴 소개가 이어졌습니다.
오늘의 농부의 숲 점심메뉴 w 변산노을 요리사
홍성 유기농 쌀
오이순나물
취나물페스토와 천혜향 처트니를 넣어 버무린 감자와 완두샐러드
채심과 두릅, 금귤 샐러드
취나물 두부크림을 올린 채소구이
대저토마토와 채소 절임
채소로도 충분히 든든해질 수 있는 한 끼였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 잠시 언덕에 함께 자리잡고 있는 치유농장 ‘꿈이 자라는 뜰’에서 보루님의 환대를 받고, 박건오 농부님의 안내를 따라 도착한 채소생활의 언덕은 말 그대로의 언덕이었습니다. 학교와 마을, 농지와 숲이 이어져 있는 이곳은 원래 사슴 농장이었고, 이후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며 한때는 인삼밭이 되기도 했습니다. 홍동이 오랫동안 유기농업을 이어온 지역인 만큼, 이 땅을 어떻게 지켜갈지에 대한 고민도 계속 이어져 왔다고 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끝에 지금의 채소생활은 이 언덕에서 새로운 풍경을 천천히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채소생활의 언덕을 임대한 지는 올해로 5년째지만,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한 것은 3년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언덕이 자리잡고 있는 갓골마을의 ‘갓골’은 변방, 가장자리라는 뜻입니다. 그만큼 사람이 거의 살지 않던 곳이었지만 학교가 생기고, 학교와 연결된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 잡으며 지난 20~30년 동안 새롭게 만들어진 마을이 되었습니다. 그러한 역사 가운데 농부님은 풀무학교 홍순명교장선생님의 “새로운 것은 중심이 아니라 변방에서 시작된다”는 말을 오래 기억하고 변방에서 새로움을 시작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짐을 내려두고 흙 묻어도 되는 운동화로 갈아신고, 모자를 쓰고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의 작업 스케줄
12:30~13:00 채소생활 언덕 둘러보기 & 소개
13:00~13:30 작업소개 및 몸풀기
14:00~15:00 1차 작업 바탕식물 식재 : 부지깽이 100주, 구절초 1200주, 청화쑥부쟁이 30주
15:00~16:00 2차 작업 나무식재 : 배나무 (화산배1, 원황배1, 신고배1, 돌배3), 살구나무(하코트1, 신사대실살구3, 산형 3호 4)
복숭아(꿀딱딱이 3, 신비복숭아 3)
16:00~17:00 3차 작업 지피식물 식재 : 눈개승마 256주
17:00~17:30 마무리
벗밭의 안내를 받아 가볍게 몸과 마음을 풀어내고 시작된 작업은 2인 1조로 진행됐습니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 서툴렀지만 서로의 속도를 맞추며 하다 보니 계획보다 빠르게 천개가 넘는 구절초와 부지깽이, 경사로 흙을 단단히 붙잡아줄 눈개숭마를 심을 수 있었습니다. 1차 작업을 마친 뒤에는 홍동마을에 있는 딩켈언덕의 스펠트밀과 재료로 만든 갓골 학교생협의 빵, 자연애플농장의 사과주스, 차와 함께 벌새들이 가져온 간식을 나눠 먹었습니다.
이어진 각종 유실수 나무 심기는 전공부 오도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이루어졌습니다. 한 그루의 나무를 심기 위해 오늘의 짝과 대화하면서 힘을 맞추는 시간이 생각보다 즐거웠습니다. 한그루의 나무를 심는 일은 생각보다 정성과 집중이 필요한 일이어서 중간중간 언덕 위에 놓인 돗자리에 몸을 앉아서 쉬었는데 솔솔 불어오는 바람이 학교와 마을 숲과 언덕의 이야기를 조근조근 들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이어진 작업은 마지막 3차 작업쯤 되니 서로 손발이 맞아 순식간에 끝나버렸습니다.

작업을 마친 뒤에는 함께 언덕에 둘러앉아 첫 농가행 소감을 나눴습니다.
누군가는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농사와 식물의 세계로 이어지고 있다고 이야기했고, 또 누군가는 서울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흙과 나무를 직접 만지는 시간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생일을 맞아 이 자리에 오게 된 벌새에게는 함께 축하 노래를 불렀습니다.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이 결국 자연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기쁨으로 만들어지는 숲”이라는 표현이 오래 남는다고 이야기한 참여자도 있었습니다.
채소생활 언덕에서 농부의숲을 함께 가꾸어가는 커뮤니티 그룹 <희망과 다정>을 운영하는 벗밭은 오늘의 시간을 ‘회복의 시간’ 같았다고 표현했습니다. 다른 벌새들에게도 회복의 시간은 이어졌습니다.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던 삶 속에서 몸을 움직이고 흙을 만지는 일이 건강해지는 느낌, 나물을 단순히 먹는 것을 넘어 직접 심고 이어가는 경험이 새롭게 다가왔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박건오 농부님은 이런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언덕은 논과도 연결돼 있고, 숲과도 연결돼 있고, 또 마을과도 연결돼 있거든요.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농장이 되면 어떨까 자주 생각하게 돼요. 언덕을 가꾸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오늘 함께하면서 그 시간을 버텨온 보람을 느꼈습니다.”
오늘의 시간을 마무리하며, 다시 한 번 벌새클럽을 초대했던 문장을 읽었습니다.
“함께 숲으로 가요. 숲은 빨리 자라지 않지만 함께라면 멈추지 않습니다.
농부의 숲의 후원은 무언가를 받는 것보다 어떤 시간에 함께 서는가를 선택하는 일입니다.”
처음 농부의 숲 이야기를 농부님과 나누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이곳이 다시 마을의 공유지이자 농부의 숲이 되어 농부들이 안심하고 다음 계절을 꿈꿀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함께 흙을 만지고, 풍경을 상상하고, 시간을 보내는 일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경험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오래 바라던 시간이었지만 그런 마음들이 모여 천천히 하나의 숲이 되어가고 있다는 감각이 오래 남는 하루였습니다.
벌새클럽과의 농가행을 마치고 며칠 후 농부님으로부터 연락이왔습니다.
" 농부의 숲 소식 전합니다! 사진에는 잘 담기지 않았는데 구절초 뿌리묘도 70%는 생존했고요. 모종은 100% 잘 살아 있습니다. 추가로 보식 일정을 세워야 할텐데, 숨가쁜 다음 주를 잘 보내고 '무엇을 얼마나 어디에' 심을지 정리해 보려 합니다. 나무도 별다른 탈없이 잘 자라고 있는데 작년에 심은 준베리는 점차 풀에 덮하고 있어, 다음 주 중 가능할 때 풀관리 작업을 해주려 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먼길 몸과 마음을 내어준 모든분들께 감사드려요. 그동안 언덕에 새로이 농장을 만들고 일구어가는 일이 참 버겁다고 느껴졌는데, 어제 참여하신 분들의 말씀을 들으면서 위로와 위안을 얻었습니다. " _4월 25일 메세지
"오늘 벌새분께서 언덕에 들러, 심겨진 나무와 구절초, 쑥부쟁이, 눈개승마를 돌봐주셨습니다. 이번 주를 넘기면 일이 많아졌을텐데, 적절한 시기에 오셔서 큰 도움 주셨습니다. 금손이셨어요 일을 너무 잘하셔서 놀랐습니다. 5월 5일에 또 뵙기로 하였고요. 꾸준히 오셔서 참여하실 수 있도록, 농장의 구조를 잘 만들어가려 합니다. 오늘의 풍경을 나누어봅니다. _4월 28일 메세지
글 작성 ㅣ 마르쉐친구들 정다정
사진 ㅣ 박혜정 작가
농부의 숲과 함께하는 사람들 ㅣ(사)농부시장 마르쉐, 마르쉐친구들, 벌새클럽, 팀 채소생활, 벗밭과 커뮤니티<희망과 다정>, 풀무학교전공부, 프로보노(서울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조경진, 박사 정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