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농부[마르쉐@와 지구농부②] 잊혀진 계절을 채소로 연결하는 일, 반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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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쉐@와 지구농부

우리의 식탁에는 농부의 밭이 담깁니다.
‘마르쉐@와 지구농부’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땅을 되살리며 지구 생태계를 돌보는 지구농부의 밭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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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꽃 사이를 오가며 열매를 맺는 꿀벌과 나비의 날갯짓은, 대도시의 아스팔트 위에서 흔적도 없이 지워지곤 한다. 부러 마음먹고 들여다보지 않으면 도시의 일상에서는 땅과 흙의 생태계를 떠올리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이렇듯 단조롭고 뭉툭해진 도시의 계절 감각을 제철 채소의 맛과 향으로 다시 선명하게 연결하는 <반팜>의 농장으로 향했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세련됨을 좇던 디자이너의 삶을 뒤로하고, 가늠할 수 없는 자연의 법칙 속에서 오히려 더 멋진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반윤욱 농부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디자이너에서 농부로,

일상의 ‘틈새’를 찾아서



농부님이 직접 설계한 아담한 농막, 곳곳에 꽃과 채소가 섞여 심긴 틀밭, 숲과 밭의 경계가 흐트러진 숲밭과 양봉장. 숲은 밭을 품고, 밭은 숲이 되는 곳. 강화도 북쪽 끝, 바다 너머 북한이 아스라이 바라보이는 나지막한 산을 배경으로 ‘반팜’이 자리하고 있다. 


Q. 강화로 오시기 전, 디자이너 생활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도시 생활을 끝내고 이곳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목격하며 우리가 이룩한 도시가 재난 앞에서는 얼마나 취약해지는지 뼈저리게 느꼈어요. 마침 아이들이 어렸을 때라 '어디서, 어떻게 아이들을 키워야 안전할까?' 하는 근본적인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직업적인 고민도 있었어요. ‘디자이너 일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 늘 마음 한구석에 있었거든요. 결국 도시 생활을 정리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죠.


Q. 농장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한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요. 이 숲밭 또한 하나의 디자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디자이너로서 창조해냈던 아름다움과 지금 농부로서 흙을 만지며 발견하는 아름다움은 사뭇 다를 것 같아요.

디자이너로 일할 때는 아름다움보다는 세련됨, 예쁨, 그리고 철저히 목적에 맞는 '합리성’과 ‘이성'을 추구했어요.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명확한 목적이 존재하니까요. 반면 밭을 가꾸는 일은 흰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리는 회화 작업에 더 가깝습니다. 온전히 내 마음대로 나만의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는 장이에요. 

그렇다고 물론 밭이 제 뜻대로만 흘러가진 않아요. 아무리 농사를 완벽하게 이해한다 한들, 날씨와 같이 수많은 우연의 요소가 끊임없이 개입하거든요. 그 예기치 못한 상황들과 어떻게 마주하느냐에 따라 밭의 모양이 시시각각 바뀝니다.

제 손으로 어찌할 도리가 없어 그저 두는 부분도 많은데요. 재밌는 건, 인간인 제가 개입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시간이 흐른 뒤 훨씬 더 아름다운 풍경이 완성되기도 한다는 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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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안을 찾아 도시를 떠나왔지만, 새로운 일과 환경에 정착하며 마주한 현실적인 고충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아요.

사실 처음 강화에 왔을 때는 스트레스가 정말 컸어요. 농사로는 소득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고, 디자인 일을 병행하긴 했지만 수입이 불안정했거든요. 가장으로서 제 몫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무겁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마르쉐@ 시장을 만나면서 비로소 농부로서의 일과 생활이 안정감을 찾았어요. 꾸준하게 작물을 선보일 판로가 생긴 덕에 제 채소를 진심으로 좋아해 주는 손님들과 연결되었죠. 그 속에서 어떤 농사를 지어야 할지 스스로 확신도 더 갖게 되었습니다.


Q. 전업 농부로서 안정감을 찾은 지금, 도시에서의 생활과 비교했을 때 삶의 모양이나 속도감은 어떻게 바뀌었나요?

도시를 벗어나니 남들과 비교하며 생기던 조바심이 눈에 띄게 줄었어요. 타인의 속도에 맞춰야 했던 도시의 노동과 달리, 농사는 아무리 바빠도 내가 원하면 일의 양을 조율할 수 있거든요. 무언가를 조금 포기하면 나와 가족을 위해 시간을 쓸 수 있는 '틈새'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에요.

요즘 마르쉐@에 정기적으로 나가면서 전업농이 된다는 게 얼마나 고된 일인지 매일 체감하지만, 힘든 와중에도 꽃을 심거나 꽃다발을 엮는 나만의 재미를 찾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겨 좋아요. 도시에서 일하며 타인에 의해 받던 예측 불가능한 스트레스에 비하면, 지금은 온전히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안의 스트레스만 마주하며 산다는 게 가장 큰 차이인 것 같습니다.



숲은 밭을 품고,

밭은 숲이 되어가는 농장



반팜을 거닐다 보면 생소하고도 아름다운 밭의 풍경 덕분에 자꾸 걸음을 멈추게 된다. 달팽이 모양으로 나선형을 그리며 심긴 허브밭, 직접 쌓아 올린 돌담으로 만든 열쇠 구멍 모양의 키홀 가든. 기계의 편리함 대신 들어선 이 아름다운 구조물들은 모두 자연의 순환을 따르는 '퍼머컬처(Permaculture)' 농법의 일환이다. 불규칙 속에서 묘한 규칙이 느껴지는 밭, 그 속에 숨은 지구농사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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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농부님이 실천하고 계신 ‘지구농사’는 어떤 모습인가요?

제 밭의 첫 번째 원칙은 바로 땅을 갈아엎지 않는 '무경운'이에요. 보통 4~5월이 되면 많은 농가가 트랙터로 땅을 갈아엎는데, 그때 흙 속에 갇혀 있던 탄소가 공기 중으로 대량 배출되거든요. 저는 애초에 기계를 쓰고 싶은 유혹을 없애려고 아예 밭으로 기계가 들어올 길 자체를 차단해 버렸습니다.

그 대신 밭의 부산물이나 산에서 모아 온 부엽토, 인근의 볏짚, 왕겨로 흙 위를 두껍게 덮어주는 ‘유기물 멀칭’으로 땅을 보호합니다. 장인, 장모님이 모아주신 한약재 부산물도 훌륭한 퇴비가 되죠.

그렇게 보호한 땅 위에 밭을 숲처럼 겹겹이 쌓인 ‘다층 구조’로 채워나갑니다. 맨 위쪽 산자락에서부터 정원, 틀밭, 허브 숲밭, 수변 공간, 그리고 제일 아래 양봉장까지 층층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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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팜의 다층구조 모습


Q. 다층 구조를 채우고 있는 밭들의 모양도 범상치 않아요. 이 밭들은 어떻게 만들게 되셨나요?

여기 열쇠 구멍 모양의 '키홀 가든(Keyhole Garden)'은 가운데에 못 쓰는 화분이나 단지 등 음식물 쓰레기를 담을 수 있는 퇴비통을 만들고, 통 안에 음식물 쓰레기를 부어주면 지렁이들이 분해해 사방으로 천연 거름을 퍼뜨려 줍니다. 나선형의 '허브 스파이럴(Herb Spiral)'은 번식력이 좋고 월동에 취약한 허브류들을 심기 위해 만드는데, 떨어진 빗물이 회오리치듯 내려가며 적은 물로도 밭 전체를 골고루 적셔주죠.

사실 퍼머컬처를 전문적으로 파고들면 해의 방향이나 물의 흐름을 정밀하게 계산해야 해요.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그냥 이 자리에 이게 있으면 '예쁠 것 같아서' 제 손으로 직접 만들었어요.(웃음) '여기 하나 있으면 참 좋겠다' 싶어 시작했는데, 2년 만에 완성하고 지금은 세인트조스워트와 베르가못, 톱풀, 딸기가 어우러지는 예쁜 공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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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허브스파이럴 전시 모습과 (우)실제 허브스파이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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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전시에서 재현한 키홀가든과 (우)실제 밭의 키홀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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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농부를 보면 밭이 보이더라고요. 농부님의 감각을 닮아 밭도 스스로 아름다워지는 게 재밌어요. 그러고 보니 아까 말씀하신 다층 구조의 맨 아래에는 양봉장이 있어요. 벌과 함께 농사를 짓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양봉은 3년 전부터 배우기 시작했어요. 사실 지금 자연 상태의 야생벌은 거의 사라졌거든요. 양봉가들이 손수 돌보고 키우지 않으면 벌은 지구상에서 아주 멸종할지도 모릅니다. 내가 양봉을 하면 이 무너져가는 생태계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벌들을 밭에 들인 후에는 확실히 열매채소들이 풍성하게 맺히기 시작했습니다. 벌들이 매일 부지런히 제 농사의 절반을 대신 지어주고 있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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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밭의 아름다운 모습과 달리, 화학 농약이나 비료 없이 혼자 농사를 짓는 '지구농사'를 하며 현실적으로 녹록지는 않을 것 같아요. 가장 큰 고충은 무엇인가요?

많은 분이 제 농사 방식을 보며 힘들지 않냐고 물으시지만, 마르쉐@ 시장에 한 달에 서너 번 출점하는 지금의 구조에서는 '지구농사' 가 힘들지는 않아요. 수익을 조금 덜 가져가겠다는 마음만 먹으면 되니까요. 더 많은 사람에게 농산물을 대량으로 공급하겠다고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면, 진즉에 기계를 들이고 밭을 편리하게 바꿨을 겁니다.

요즘 같은 계절에는 특히 케일잎을 애벌레가 다 갉아먹어서 앙상하게 남을 때가 많아요. 그래도 속상하거나 힘들지 않아요. 어차피 먹을 수 있는 다른 작물도 많이 심어두었고, 가을이 되어 날이 추워지면 벌레들은 사라지고 케일은 다시 새잎을 틔우니까요. 그저 자연의 속도를 믿고 조금만 참고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힘든 건 기후 변화라는 거대한 변수를 밭에서 매일 마주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요즘은 계절이 예전보다 한 달은 앞서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작물이 충분히 자란 뒤에 꽃을 피워야 하는데, 바질 같은 녀석들은 잎이 무성해지기도 전에 이미 꽃봉오리를 물고 나와요. 그럼 수확을 위해 일일이 꽃을 따주어야 하니 손이 한 번 더 가죠. 머리로 배운 농사 패턴이 아직 몸에 완벽히 체득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후 변화가 만드는 예기치 못한 변수들까지 밀고 들어올 때가 가장 어렵습니다.

아,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더위를 정말 많이 타서 여름이 고역이에요.(웃음) 땀에 축축하게 젖은 땀복을 입은 채로 밥을 먹어야 할 때, 그때가 제일 힘들어요.




도시의 일상에

선명한 사계절을 심는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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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반팜의 채소만큼이나 많은 분이 손꼽아 기다리는 게 농부님의 ‘제철 꽃다발’이에요. 시장에 꽃을 갖고 나오게 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도시의 꽃집에서 꽃을 자주 보지만, 대부분 온실에서 사시사철 키워낸 것들이라 계절을 선명하게 보여주진 못해요. 우리가 겨울에도 마트에서 딸기를 사 먹을 수 있는 것처럼요.

그래서 저는 제 밭의 꽃을 통해 '지금 이 계절에는 자연에서 진짜 이런 꽃이 피는구나'라는 걸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른 봄 생강나무꽃으로 시작해 진달래꽃이 피고, 갖가지 풀꽃, 수선화, 튤립, 그다음 붓꽃이나 불두화가 피어나는 자연의 흐름을요. 손님들이 매달 시장에서 제 꽃을 보면서 '아, 꽃이 나무에서 시작해서 풀로 내려오며 피어나는구나! 그리고 다시 잎이 난 나무에서 꽃이 피고.. ' 하며 무뎌졌던 계절의 변화를 느끼실 수 있길 기대하고 있어요.


Q. 매달 시장을 찾는 도시민들에게 농부님이 진정 전하고 싶으신 건 ‘제철을 감각하는 삶’인 것 같은데요. 많은 사람이 자연과 함께하고 싶지만, 도시 생활을 정리할 수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기도 해요. 그렇다면 우리가 도시에서 자연과 연결될 방법이 있을까요?

자연과 연결되는 것은 공간의 문제가 아니에요. 내가 품은 생각의 크기만큼 보이는 셈이죠. 

장소가 아닌 개인의 관심과 생각에 달렸다고 봅니다. 아무리 시골에 내려와 산다 해도, 자연에 눈길을 주지 않으면 눈앞에 두고도 아무것도 보지 못하거든요. 반대로 도시에 살더라도 ‘지금 자연은 어떤 모습일까?’, ‘지금 이 계절의 산은 어떤 색으로 변하고 있을까?’ 끊임없이 상상하고, 길가의 작은 꽃 하나라도 들여다보려고 노력하면, 어디에 있냐와 관계 없이 얼마든지 자연과 연결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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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공간이 아니라 생각의 크기만큼 자연과 연결될 수 있다는 말이 인상 깊어요. 우리가 매일 먹는 밥상을 어떻게 차릴지를 깊이 고민해 보는 일도 그 연장선에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우리가 잊고 지냈던 ‘진짜 여름의 맛’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고추, 가지, 머위처럼 여름이면 자연스레 생각나는 먹거리들이 있어요. 아주 오래전부터 이 땅에서 이 계절에 먹어왔던 채소들을 드셔보셨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대대로 먹어왔던 토종 작물들로 계절을 나는 것은 단순히 맛을 즐기는 차원을 넘어, 미래의 기후 위기로 인한 식량난을 대비하는 관점에서도 무척 중요합니다. 시설 재배조차 할 수 없는 환경이 되었을 때, 결국 우리를 살리는 건 자연 그대로의 환경에서 꿋꿋하게 자라난 풀과 채소들일 테니까요.

그러니 이번 여름에는 투박하더라도 진짜 여름의 맛에 입맛을 들여보시는 걸 추천해요. 예컨대 여름 상추는 더위를 이겨내느라 필연적으로 쓴맛을 품게 되는데요. 하지만 이 쓴 상추의 매력을 알고 자꾸 먹다 보면, 오히려 통제된 환경에서 자란 상추는 싱겁게 느껴지기 시작할 거예요.

그렇다고 제가 토종 예찬자는 아닙니다. 기후변화로 수입 종자들이 더 잘 자라는 환경에서는 그런 작물도 소중하게 가꾸어야겠지요. 




농부의 여유를 담은

‘먹거리숲’을 꿈꾸며



Q. 농부님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채소 한 알에 담긴 가치가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데요. 마르쉐@에서 농부님의 채소를 구매하고 식탁에 올리는 손님들이 이것만큼은 꼭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 점이 있을까요?

가끔 손님들이 '맛있어서 다시 찾았다'라고 이야기해 주실 때가 있어요. 내가 맛있다고 느낀 채소를  똑같이 맛있게 느껴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사실 제가 잘 지어서라기보다는, 좋은 땅에서 농약과 비료 없이 자란 채소 자체가 지닌 맛이 훌륭한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자연이 알아서 맛있게 키워낸 셈입니다.

마르쉐@에 나오는 농부들은 저마다 이렇게 자연과 함께 지구농사를 짓습니다. 그러니 손님들도 ‘맛이 있어서’를 넘어, 지구농사로 기른 채소를 구매하는 행위 자체에 자부심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직접 흙을 만지거나 대단한 환경 운동을 하지 못하더라도, 지구농부의 채소를 맛있게 먹어주는 것만으로도 지구 환경을 위해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니까요.

지구 환경을 지키는 일은 단순히 텀블러를 들고 다니거나 일회용 플라스틱을 쓰지 않는 것만이 아니에요. 매주 열리는 농부시장에서 생산자와 직접 만나 제철 채소의 맛을 음미하는 그 과정에서 스스로 뿌듯함을 느끼신다면 지구농부로서 큰 보람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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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구농사로 길러낸 채소를 맛보며 도심 속에서도 계절을 선명하게 감각할 수 있다는 건 참 귀한 일이에요. 이렇듯 도시민과 자연을 잇는 ‘매개자’ 가 되어주고 계신 농부님이 궁극적으로 도달하고 싶은 반팜의 지향점이 궁금합니다.

사람이 사는 공간과 자연의 경계가 부드럽게 무너지는 밭을 만들고 싶어요. 마치 밭이 정원처럼 펼쳐져서, 저기에도 꽃이 있고 여기에도 채소가 있어 자연스럽게 그라데이션 되는 거죠.

밭의 70%를 다년생 식물로 채우면 작물들이 알아서 정말 잘 자라거든요. 땅이 품고 있던 씨앗이 스스로 자연 발아해서 나온 채소들이 훨씬 건강하고 꿋꿋하게 자라납니다. 곰취나 취나물, 부지깽이 같은 다년생 풀들은 봄뿐만 아니라 계절이 흘러 꽃대가 올라오기 전까지 끊임없이 우리에게 먹거리를 내줘요.

그것이 지구에도 좋고, 농부도 덜 힘든 지속 가능한 농업이라고 믿어요. 농부가 덜 힘들어져야 비로소 여유가 생기고, 그 여유 속에서 재미도 찾을 수 있고요. 먹는 채소 사이에 슬그머니 꽃도 심어보고, '보랏빛 차조기 사이에는 어떤 색깔 꽃을 심어야 조화로울까?' 같은 고민도 할 수 있는 거죠. 

결국 제 최종 목표는 밭이 스스로 돌아가는 거대한 '농부의 숲'을 만들고, 그 안에서 저만의 재미와 여유를 찾는 것 같아요.



목적에 맞춰 조각된 세련됨을 쫓던 디자이너는, 이제 자연의 순리에 몸을 맡긴 채 그 속에서 자라나는 아름다움을 도시에 전하는 지구농부가 되었습니다. ‘내가 품은 생각의 크기만큼 자연과 연결될 수 있다’는 그의 말은 도시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새로운 시선을 선물합니다. 길가의 작은 풀꽃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이 계절의 채소를 식탁에 올리는 일, 그 사소한 연결들이 모여 비로소 내 안의 완연한 사계절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 이번 전시는 파타고니아의 1% for the planet 프로젝트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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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팜_반윤욱 농부(↗)

농부는 농부 키만큼의 높이와 농사짓는 만큼의 넓이의 기후를 관리할 수 있어요.

무경운, 무비닐멀칭, 무농약, 무화학비료로 농사짓는 땅은 주변 농장들보다 나비를 비롯한 매개자가 많이 찾아와요. 벌, 나비를 비롯한 곤충들과 새, 그리고 사람까지. 밭에서 모두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기를 바라며 자연이 필요로 하는 농부가 되기 위해 노력하며 농사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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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쉐X파타고니아 지구농부프로젝트(↗)

마르쉐X파타고니아는 기후위기를 일으키는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다시 흙 속으로 돌려보내는 '재생유기농사'를 응원합니다.

우리는 그러한 농사를 지향하는 농부들을 지구 생태계를 돌보는
'지구농부'라고 일컬으며 함께합니다.

'지구농부'들의 토양을 되살리는 농업이 기후위기 시대의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

마르쉐와 파타고니아는 토양을 회복하고 지구를 살리는 재생유기농업 등을 응원하며
2021년부터 지구농부시장, 지구농부여행 등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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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들어가는 연대, 내일을 위한 작은 날갯짓 [농부의 숲] (↗)

농부시장 마르쉐는 시민들과 함께 '농부의 숲'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재생농업으로 토양을 회복하는 농부를 응원하고, 시민들의 후원과 참여를 통해
농부의 밭을 다년생 먹거리숲으로 가꾸어 나가고자 합니다.

지난 2025년, '농부의 숲' 캠페인을 위해 마리끌레르, 사람엔터테인먼트,
농부시장 마르쉐의 음식 시민들이 힘을 모았습니다.
조경가와 연구자, 커뮤니티 그룹, 기획자, 액션 그룹등 각계의 시민들이 연대하여
총 347명의 마음이 모였고 572그루의 나무와 8,019촉의 모종을 심는 결실을 보았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더 나은 내일을 향한 날갯짓은 계속됩니다.
농부의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어 함께 숲을 일굴 시민과 기관·기업의 참여를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