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후기] 2026 everyday earthday


평소와 다른 날씨를 겪으며 작물이 잘 견디고 있을지 걱정하다가도, 어느 날 저절로 피어난 꽃을 보며 "봄이 왔구나." 하고 계절을 실감합니다. 매년 찾아오는 봄이지만, 그 계절은 언제나 지구가 우리에게 건네는 선물처럼 느껴집니다.


마르쉐는 봄의 기운이 돋아나는 4월이면 everyday earthday를 시작합니다. <다시, 흙>에서는 발아래 살아가는 생명들을 만나고 <한 번, 더>에서는 한 번 쓰고 버리던 것들을 다시 사용할 방법을 고민합니다. 빠르게 지나가는 일상 속에서도 조금 더 오래 바라보고, 조금 더 아끼며 살아가는 방법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캠페인 기간 동안 자신의 자리에서 지구를 생각하며 함께해 주신 음식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4월 ‘채소시장@서교’부터 6월 ‘농부시장@목동’까지 마르쉐에서 함께 만든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다시 흙>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음식물의 1/3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농부들의 생산물인 먹거리를 소중히 이용하고 자연으로 되돌리는 일을 통해 자연도 사람도 모두 건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퇴비클럽 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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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비클럽 4기가 채소시장@서교에서 4월 봄에 만나 7월 무더운 여름까지 4개월간 진행되었습니다. 

올해는 음식물 1,680L / 마른 유기질 7,272g / 계란껍질 29,442g / 커피박 18,750g / 액비 5.5L이 모여 농부의 밭으로 돌아갔습니다. 
* 전년 동월 기준 765L / 마른 유기질 4,139g / 계란껍질 2,388g / 커피박 9,470g / 액비 5.5L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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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명의 시민과 마르쉐 4개의 농가 (마콩농장, 숲속엄마, 연두농장, 초록손가락)가 서로의 퇴비함을 궁금히 여기며 보낸 시간들을 통해 그동안 가급적 벗어나고 싶었던 '음식물쓰레기'가 땅으로 돌아갈 '소중한 자원'으로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퇴비클럽에 함께 참여하는 요리사의 공간에 가서 건강하게 만들고 즐겁게 먹는 일을 함께 나누고, 농부의 공간에 가서 실제로 퇴비가 이루어지는 순간을 목격하고 왔습니다. 농부는 단순히 작물을 키우는 사람이 아니라 땅을 돌보는 사람이고, 퇴비클럽 4기 멤버들은 농부를 가까이서 격려하고 직접 동참하는 사람으로서 함께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음식물쓰레기'라는 단어 대신 '순환과 관계'라는 이름을 먼저 떠올리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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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비클럽 4기의 후기는 별도 업로드 됩니다.


🥚 퇴비재료를 모아주세요 

4월부터 6월까지 안내부스 옆 <퇴비재료를 모아주세요> 부스에는 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이것도 가져와도 되나요?" 하고 묻던 분들은 다음 시장이 되면 장바구니 한 켠에 잘 말린 달걀껍질과 커피박, 묵은 곡식을 담아 다시 찾아와 주셨습니다.

이번 캠페인에는 달걀껍질 63kg, 커피박 29kg, 묵은 곡식 29kg이 모였고, 모두 87명의 시민이 함께했습니다.

시민들의 장바구니 한 켠에서 출발한 퇴비 재료는 시장을 마친 뒤 수확한 작물을 비워낸 농부의 바구니에 다시 담겨 밭으로 돌아갔습니다. 식물이 힘차게 자라는 계절, 도심에서 갈 곳을 잃었던 재료들도 흙으로 돌아가 또 다른 생명을 키우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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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 땅 탐험대

우리가 딛고 있는 땅 아래에는 지렁이, 톡토기, 땅강아지처럼 수많은 생명이 살아갑니다. 이전의 캠페인이 이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시간이었다면, 올해는 어린이들과 함께 직접 발밑의 세계를 만나는 시간을 꾸렸습니다. 루페와 탐험 지도를 들고 공원의 언덕을 오른 어린이들은 흙을 들여다보고, 작은 생명들의 흔적을 따라 걸었습니다.

탐험을 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어린이들이 이미 훌륭한 탐험대원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지렁이와 공벌레를 덥석 만지기보다 가만히 움직임을 바라보고, 몸을 낮춰 주변을 살피며 잎의 생김과 지렁이의 흔적, 작은 새의 움직임까지 스스로 찾아냈습니다.

도심에서도 한 줌의 흙과 물만 있다면 어디든 생명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워크숍이 끝난 뒤에도 어린이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그림책을 다시 읽고, 전시된 풀을 들여다보거나, 여러 차례 찾아온 한 어린이는 자신이 수집한 돌을 함께 전시하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오늘의 탐험이 어린이들의 일상에도 오래 남아, 자연을 더 가까이 바라보는 감각으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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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렁이를 분양해 드립니다 

올해도 지렁이 퇴비간에서 지렁이를 조심스럽게 담으며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새로운 가족을 기다렸습니다. 지렁이 이야기를 듣고 실물을 보며 "귀여워요.", "함께 지내보고 싶은데, 집에서도 잘 지낼 수 있을까요?"라는 이야기가 이어질 때마다 지렁이를 소개하는 일의 의미를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분양을 받은 스무 분께서 뿐만 아니라 발걸음을 멈추고 지렁이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신 많은 시민들 덕분에, 지렁이는 더 이상 낯설고 징그러운 생명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조금씩 다가왔습니다. 작은 생명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을 아끼는 마음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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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더>


🎨 ‘그린 디자이너’ 윤호섭 교수님의 그린페인팅

올해도 '그린 디자이너' 윤호섭 교수님께서 everyday earthday 글씨를 직접 써 주셨습니다. 지난해 오목공원에 이어 올해는 DDP디자인마켓에서 시민들과 만났습니다. 전시 <사랑 부르는 평화>를 마친 다음 날 곧바로 시장을 찾은 윤호섭 교수님 곁으로 오래 입던 옷과 캔버스백, 천 소품을 든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초록의 그림 하나가 더해진 물건들은 다시 오래 곁에 두고 싶은 물건이 되었고, 버리지 않고 오래 사용하는 마음도 함께 새겨졌습니다. 기꺼이 시간을 내어 함께해 주신 윤호섭 교수님과, 자신의 물건에 지구의 기억을 새기기 위해 줄을 서 기다려 주신 모든 시민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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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사용 포장재를 모아주세요

다시살림부스에서는 종이가방, 신문지, 종이완충재, 보냉가방, 아이스팩을 모아 새로운 쓰임으로 이어갔습니다. 종이가방은 장바구니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시민들의 든든한 가방이 되었고, 신문지는 흙 묻은 채소를 감싸는 포장재가 되었습니다. 아이스팩과 보냉가방도 다시 시장 곳곳에서 새로운 역할을 이어갔습니다.

4월 6일 채소시장@서교부터 6월 14일 농부시장@목동까지 종이가방 4,291개, 신문지 42kg, 종이완충재 99개, 보냉가방 116개, 아이스팩 162개가 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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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존 <순간 순간 용기 내세요!>

캠페인 기간 동안에는 everyday earthday의 마음가짐을 담은 포토존도 함께 운영했습니다. 장바구니와 개인 용기를 들고 온 시민들은 저마다의 '용기'를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물건을 담는 용기와 새로운 실천을 시작하는 용기가 함께 전해지는 공간이었습니다. 포토존 제작을 함께한 수수포레스트와 정성 어린 후기를 남겨주신 시민들께 선물할 설거지바를 지원해 주신 마일리솝에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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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day earthday 캠페인은 끝났지만 쓰레기 없는 시장을 향한 실천은 계속됩니다. 장바구니를 챙기는 사람, 퇴비 재료를 모으는 사람, 포장재를 한 번 더 사용하는 사람, 발아래 작은 생명을 궁금해하는 어린이까지. 시장에서 시작된 작은 실천은 각자의 일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르쉐@의 '쓰레기 없는 시장'은 시장을 만드는 사람과 찾는 사람이 함께 만드는 약속입니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번 더 사용하고, 한 번 더 흙으로 돌려보내는 마음이 모여 시장의 풍경을 만들어 갑니다. 올봄 함께해 주신 모든 음식시민께 감사드립니다. 내년 봄에도 다시, 우리의 일상에서 지구를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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