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퇴비처럼, 잘 발효되었습니다!

퇴비클럽의 퇴비 실천방식은 보통의 퇴빗간처럼 끓어오르는 온도는 아닙니다. 딱 우리집 온도에 맞춰진 미지근한 온도죠. 2026년 퇴비클럽 현장은 딱 이 퇴비통 같았습니다. 어느때보다 묵직하고 지속하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 진득하게 남아 있었달까요? 천천히, 녹진하게 발효되는 자가퇴비처럼 우리도 그렇게 낮은 속도로 무르익어갔습니다.
퇴비클럽이 끝나도 퇴비생활은 지속될 수 있을까요?

지난해 퇴비클럽 3기를 마무리하며 우리는 하나의 숙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퇴비클럽 모임이 끝난 뒤에도 꾸준히 퇴비를 전달하는 참여자가 많이 남지 않는다는 것. '해야 하는 일'을 조금 더 가볍고 즐거운 일로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각자의 취향을 담아보았지만, ‘퇴비화가 경험이 아니라 삶이 되려면 무엇이 더 필요할까?’ 하는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올해의 퇴비일지에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조금은 남긴 것 같습니다. 어느새 1~3기를 함께했던 참가자들이 기수마다 두어 명씩 남아서 이름이 나란히 적혀 있습니다. 초창기부터 퇴비클럽에 함께해 온 지원, 근학, 은자, 민정, 보은, 다정님은 여전히 매달 퇴비통을 들고 시장에 나오고, 매칭 농가의 밭으로 퇴비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회원들과 마르쉐는 우리의 퇴비생활은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기록을 통해 증명하고 있습니다.
1,680L의 퇴비, 점점 커져나가는 순환
2026년 퇴비클럽 4기는 초록손가락, 연두농장, 마콩농장, 숲속엄마가 함께했습니다. 올해 7월까지, 우리가 함께 순환시킨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음식물 퇴비 1,680L : 역대 가장 많은 양입니다. 2025년 7월의 총량인 915L보다 약 84% 증가했습니다.
계란껍질 29.4kg / 커피박 18.8kg / 말린 음식물 7.2kg / 액비 5.5L
포장재 221개, 신문지 190묶음이 퇴비와 함께 시장으로 돌아와 다시 쓰였습니다.
올해 특별히 기록해두고 싶은 숫자는 '시장발생 유기질 250L'입니다. 마르쉐에서도 시장에서 발생하는 잔반을 비롯한 많은 부산물을 순환하는 노하우가 생겨 많은 양의 퇴비를 퇴비클럽 참가 농가에게 보내주고 있습니다. 마르쉐가 열리는 서교와 목동, DDP, 국립극장, 서울숲에서 열린 시장과 지구농부포럼 현장에서 나온 음식물과 커피박이 본격적으로 퇴비클럽에 합류했습니다. 시민들의 집 부엌에서 시작된 순환이, 이제는 시장이라는 장소 자체의 순환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퇴비를 만들며 비로소 알 수 있는 것들

참가자들이 들려준 생생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퇴비클럽이 바꾸는 것은 음식물쓰레기의 행선지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가장 먼저 바뀌는 것은 언어였습니다.
작년부터 연두농장과 매칭된 주연님은 "'음식물쓰레기'라는 단어를 쓰지 않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예전에는 쓰레기라고만 여겼던 것의 대부분이 다시 흙으로 돌아가 양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마콩농장과 함께한 보용님은 "쓰레기라 불리던 대상을 깊이 감각하면서 쓰레기라는 관념이 해체되고 다른 이름들이 출현한다"고 말합니다. 생명, 자원, 순환, 관계. 지식이 아니라 만지고 냄새 맡고 나누면서 얻은 이름들입니다. 미술작가인 보용님과 다해님은 통영을 오가며 수산물 생산자들과 작업을 이어오고 있기도 합니다. 통영과 서울은 가깝지 않은 거리지만 두 사람은 퇴비클럽 모임에 참여하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 매번 기차를 타고 달려와줬습니다. 평소에도 경기도권에서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퇴비클럽이었지만 가장 먼 거리를 왔다갔다 해준 고마운 클럽원들이었습니다.
퇴비클럽으로 언어가 바뀌고 식탁이 바뀐 참가자들. 퇴비통을 반납하러 시장에 갔다가 제철 식재료를 사 오게 되고, 가공품은 자연스레 밥상에서 밀려납니다. 자극적인 양념이 줄어드니 먹고 남은 것을 헹굴 필요도 없이 바로 퇴비통에 넣을 수 있게 됩니다. "먹고 남은 것을 잘 처리하기 위해 가입했는데, 퇴비를 생각하다 보니 먹는 것이 바뀌는 신기한 시간이었어요. 이게 순환이라는 것인가!" 연빈님의 소회처럼, 순환은 퇴비통에서 시작해 장바구니와 냉장고, 식탁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참가자의 대부분이 퇴비클럽 활동 이후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이 50% 이상 줄었다고 답했고, “음식물쓰레기로 인한 스트레스가 90% 이상 줄었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다해님은 "퇴비통 뚜껑을 열어볼 때마다 친구 집 초인종을 누르는 것처럼 흥미진진"했다고 말합니다.
퇴비가 만든 관계는 영원하다

퇴비클럽의 또 다른 축은 농가와 시민의 관계입니다. 올해도 참가자들은 한 달에 한 번 시장에서 매칭 농가를 만나 퇴비통을 주고받으며 안부를 물었고, 콤포스트트립으로 마콩농장과 연두농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2년차 클러버 규리님은 가장 가까운 초록손가락 농장에 직접 찾아가 퇴비를 전달했습니다. "봉숭아꽃 피면 다시 가보려고요." 혜정님은 농가를 방문하고 나서야 농부가 건강한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쏟는 노력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농산물을 살 때 단순한 거래가 아닌 마음으로 사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콤포스트트립에서는 같은 퇴비를 어떻게 사용하는 지에 대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박에 묻어 ‘고온찜질’로 완전히 분해해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연두농장에서는 “마르쉐를 통해 다양한 경로로 퇴비를 받아오고 있지만 퇴비클럽에서 가져오는 퇴비가 단연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듭니다. 받아오는 퇴비재료 중 퇴비클럽원의 것들이 가장 향기가 좋고 심지어는 “뽀송뽀송”하다고까지 합니다. ‘농민은 작물을 기르기 전 흙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철학을 가진 그는 퇴비클럽의 퇴비양이 많지는 않지만 깊은 연결감을 느낀다며 이후에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흘러갈지가 기대된다며 여운을 남겼습니다.
퇴비클럽 역대 참가자를 통틀어 가장 내성적이고 신중한 모습을 보여준 마콩농장은 퇴비클럽의 퇴비를 따로 정성스럽게 모아 쓰임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스몰토크가 어려워 근심 가득한 얼굴로 참가한 마콩농장은 정기 모임과 콤포스트트립을 거치며 “그동안 클러버들과 많은 정이 들었다”며 환한 얼굴로 인사를 나눴습니다.
퇴비클럽 마르쉐 담당자이자 클러버인 시선은 매년 참여해도 애정을 다합니다. 올해는 단순히 음식물을 처리한다는 개념을 넘어 "어떻게 해야 땅에서 더 좋게 부숙될까"를 고민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시민이 농부의 질문을 함께 품게 되는 것, 어쩌면 이것이 퇴비클럽이 만들 수 있는 가장 깊은 관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올해 시즌을 마치며 두 명의 클러버가 서울을 떠나 통영으로 갑니다. 보용님과 다해님은 새로운 지역에서 이웃들과 함께 퇴비를 만들고 텃밭을 가꾸는 생활을 이어나가겠다고 합니다. 퇴비클럽은 마르쉐에서 열리지만, 퇴비클럽에서 배운 감각과 태도는 사람을 따라 이동합니다. 서교와 목동의 시장에서 시작된 순환이 통영에서 다시 시작될 것을 상상하면 아쉬움보다 설렘이 앞섭니다.
올해는 그 어느때보다 '내년 재참여'를 희망한 참가자들이 많습니다. “한번 클러버는 영원한 클러버”라는 규리님의 말처럼, 퇴비클럽은 이제 단기 프로그램이 아니라 해를 거듭하며 두터워지는 공동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어떤 이름들이 이 표에 새로 적히고, 또 어떤 이름들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까요.
퇴비클럽 5기에서 만나요. 그때까지, 각자의 퇴비통 앞에서.
올해의 퇴비클럽 하이라이트! 🔍연구자형 참가자의 등장
퇴비훈장 주연님 퇴비클럽 3기부터 활약해 온 주연님은 마르쉐 출점 요리팀 ‘리피칩’을 운영하는 요리사입니다. 평소 마르쉐 출점 농가의 신선하고 건강한 농산물로 최고의 디저트를 만들어 온 주연님은 퇴비클럽에 참여하며 비로소 순환의 고리를 닫을 수 있었습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주방에서 보내는 요리사답게 많은 노하우를 방출해 주었고, 특히 모두가 어려워하는 액비를 하수구 청소에 적극 활용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해요. (무료 미생물청소제!) 그래서 다른 요리사 참가자가 꼭 등장해서 자신처럼 순환을 완성하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퇴비 훈장님의 노하우 퇴비재료가 한꺼번에 너무 많이 들어 갈때에는 데쳐서 넣으면 좋다. 잔반의 짠기를 굳이 헹구지 않고 커피박으로 바로 덮으면 존재감을 과시하지 않는다. 액비를 하수구에 붓고 10분 정도 기다렸다가 청소하면 비싼 미생물 청소제품을 사지 않고도 하수구 청소가 가능하다.
성실한 퀘스트 컴플리셔니스트 혜정님 퇴비클럽에서 제시하는 많은 노하우(퀘스트)를 가장 성실하게 해결해 온 올해의 클러버는 혜정님입니다. 냄새에 민감한 가족들의 지지를 얻으며 퇴비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건조 퇴비도 만들어 보는 열정을 보여줬어요. 늘 질문과 새로운 시도에 적극적이었고, 정규 모임과 번개 말고도 매칭 농가를 직접 방문하며 누구보다 퇴비클럽을 200% 즐긴 올해의 MVP였습니다! |
다음 퇴비클럽이 기다려지신다고요…? (@farmxferm)
퇴비클럽의 새로운 소식을 업데이트합니다. 활동이 궁금하거나 다음 퇴비클럽에 참여하고 싶다면 팔로우해주세요!
* 글 작성 : 유기농펑크 이아롬 @organicpunk.farm
향기로운 퇴비처럼, 잘 발효되었습니다!
퇴비클럽의 퇴비 실천방식은 보통의 퇴빗간처럼 끓어오르는 온도는 아닙니다. 딱 우리집 온도에 맞춰진 미지근한 온도죠. 2026년 퇴비클럽 현장은 딱 이 퇴비통 같았습니다. 어느때보다 묵직하고 지속하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 진득하게 남아 있었달까요? 천천히, 녹진하게 발효되는 자가퇴비처럼 우리도 그렇게 낮은 속도로 무르익어갔습니다.
퇴비클럽이 끝나도 퇴비생활은 지속될 수 있을까요?
지난해 퇴비클럽 3기를 마무리하며 우리는 하나의 숙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퇴비클럽 모임이 끝난 뒤에도 꾸준히 퇴비를 전달하는 참여자가 많이 남지 않는다는 것. '해야 하는 일'을 조금 더 가볍고 즐거운 일로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각자의 취향을 담아보았지만, ‘퇴비화가 경험이 아니라 삶이 되려면 무엇이 더 필요할까?’ 하는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올해의 퇴비일지에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조금은 남긴 것 같습니다. 어느새 1~3기를 함께했던 참가자들이 기수마다 두어 명씩 남아서 이름이 나란히 적혀 있습니다. 초창기부터 퇴비클럽에 함께해 온 지원, 근학, 은자, 민정, 보은, 다정님은 여전히 매달 퇴비통을 들고 시장에 나오고, 매칭 농가의 밭으로 퇴비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회원들과 마르쉐는 우리의 퇴비생활은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기록을 통해 증명하고 있습니다.
1,680L의 퇴비, 점점 커져나가는 순환
2026년 퇴비클럽 4기는 초록손가락, 연두농장, 마콩농장, 숲속엄마가 함께했습니다. 올해 7월까지, 우리가 함께 순환시킨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음식물 퇴비 1,680L : 역대 가장 많은 양입니다. 2025년 7월의 총량인 915L보다 약 84% 증가했습니다.
계란껍질 29.4kg / 커피박 18.8kg / 말린 음식물 7.2kg / 액비 5.5L
포장재 221개, 신문지 190묶음이 퇴비와 함께 시장으로 돌아와 다시 쓰였습니다.
올해 특별히 기록해두고 싶은 숫자는 '시장발생 유기질 250L'입니다. 마르쉐에서도 시장에서 발생하는 잔반을 비롯한 많은 부산물을 순환하는 노하우가 생겨 많은 양의 퇴비를 퇴비클럽 참가 농가에게 보내주고 있습니다. 마르쉐가 열리는 서교와 목동, DDP, 국립극장, 서울숲에서 열린 시장과 지구농부포럼 현장에서 나온 음식물과 커피박이 본격적으로 퇴비클럽에 합류했습니다. 시민들의 집 부엌에서 시작된 순환이, 이제는 시장이라는 장소 자체의 순환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퇴비를 만들며 비로소 알 수 있는 것들
참가자들이 들려준 생생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퇴비클럽이 바꾸는 것은 음식물쓰레기의 행선지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가장 먼저 바뀌는 것은 언어였습니다.
작년부터 연두농장과 매칭된 주연님은 "'음식물쓰레기'라는 단어를 쓰지 않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예전에는 쓰레기라고만 여겼던 것의 대부분이 다시 흙으로 돌아가 양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마콩농장과 함께한 보용님은 "쓰레기라 불리던 대상을 깊이 감각하면서 쓰레기라는 관념이 해체되고 다른 이름들이 출현한다"고 말합니다. 생명, 자원, 순환, 관계. 지식이 아니라 만지고 냄새 맡고 나누면서 얻은 이름들입니다. 미술작가인 보용님과 다해님은 통영을 오가며 수산물 생산자들과 작업을 이어오고 있기도 합니다. 통영과 서울은 가깝지 않은 거리지만 두 사람은 퇴비클럽 모임에 참여하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 매번 기차를 타고 달려와줬습니다. 평소에도 경기도권에서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퇴비클럽이었지만 가장 먼 거리를 왔다갔다 해준 고마운 클럽원들이었습니다.
퇴비클럽으로 언어가 바뀌고 식탁이 바뀐 참가자들. 퇴비통을 반납하러 시장에 갔다가 제철 식재료를 사 오게 되고, 가공품은 자연스레 밥상에서 밀려납니다. 자극적인 양념이 줄어드니 먹고 남은 것을 헹굴 필요도 없이 바로 퇴비통에 넣을 수 있게 됩니다. "먹고 남은 것을 잘 처리하기 위해 가입했는데, 퇴비를 생각하다 보니 먹는 것이 바뀌는 신기한 시간이었어요. 이게 순환이라는 것인가!" 연빈님의 소회처럼, 순환은 퇴비통에서 시작해 장바구니와 냉장고, 식탁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참가자의 대부분이 퇴비클럽 활동 이후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이 50% 이상 줄었다고 답했고, “음식물쓰레기로 인한 스트레스가 90% 이상 줄었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다해님은 "퇴비통 뚜껑을 열어볼 때마다 친구 집 초인종을 누르는 것처럼 흥미진진"했다고 말합니다.
퇴비가 만든 관계는 영원하다
퇴비클럽의 또 다른 축은 농가와 시민의 관계입니다. 올해도 참가자들은 한 달에 한 번 시장에서 매칭 농가를 만나 퇴비통을 주고받으며 안부를 물었고, 콤포스트트립으로 마콩농장과 연두농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2년차 클러버 규리님은 가장 가까운 초록손가락 농장에 직접 찾아가 퇴비를 전달했습니다. "봉숭아꽃 피면 다시 가보려고요." 혜정님은 농가를 방문하고 나서야 농부가 건강한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쏟는 노력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농산물을 살 때 단순한 거래가 아닌 마음으로 사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콤포스트트립에서는 같은 퇴비를 어떻게 사용하는 지에 대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박에 묻어 ‘고온찜질’로 완전히 분해해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연두농장에서는 “마르쉐를 통해 다양한 경로로 퇴비를 받아오고 있지만 퇴비클럽에서 가져오는 퇴비가 단연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듭니다. 받아오는 퇴비재료 중 퇴비클럽원의 것들이 가장 향기가 좋고 심지어는 “뽀송뽀송”하다고까지 합니다. ‘농민은 작물을 기르기 전 흙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철학을 가진 그는 퇴비클럽의 퇴비양이 많지는 않지만 깊은 연결감을 느낀다며 이후에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흘러갈지가 기대된다며 여운을 남겼습니다.
퇴비클럽 역대 참가자를 통틀어 가장 내성적이고 신중한 모습을 보여준 마콩농장은 퇴비클럽의 퇴비를 따로 정성스럽게 모아 쓰임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스몰토크가 어려워 근심 가득한 얼굴로 참가한 마콩농장은 정기 모임과 콤포스트트립을 거치며 “그동안 클러버들과 많은 정이 들었다”며 환한 얼굴로 인사를 나눴습니다.
퇴비클럽 마르쉐 담당자이자 클러버인 시선은 매년 참여해도 애정을 다합니다. 올해는 단순히 음식물을 처리한다는 개념을 넘어 "어떻게 해야 땅에서 더 좋게 부숙될까"를 고민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시민이 농부의 질문을 함께 품게 되는 것, 어쩌면 이것이 퇴비클럽이 만들 수 있는 가장 깊은 관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올해 시즌을 마치며 두 명의 클러버가 서울을 떠나 통영으로 갑니다. 보용님과 다해님은 새로운 지역에서 이웃들과 함께 퇴비를 만들고 텃밭을 가꾸는 생활을 이어나가겠다고 합니다. 퇴비클럽은 마르쉐에서 열리지만, 퇴비클럽에서 배운 감각과 태도는 사람을 따라 이동합니다. 서교와 목동의 시장에서 시작된 순환이 통영에서 다시 시작될 것을 상상하면 아쉬움보다 설렘이 앞섭니다.
올해는 그 어느때보다 '내년 재참여'를 희망한 참가자들이 많습니다. “한번 클러버는 영원한 클러버”라는 규리님의 말처럼, 퇴비클럽은 이제 단기 프로그램이 아니라 해를 거듭하며 두터워지는 공동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어떤 이름들이 이 표에 새로 적히고, 또 어떤 이름들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까요.
퇴비클럽 5기에서 만나요. 그때까지, 각자의 퇴비통 앞에서.
올해의 퇴비클럽 하이라이트!
🔍연구자형 참가자의 등장
퇴비클럽 3기부터 활약해 온 주연님은 마르쉐 출점 요리팀 ‘리피칩’을 운영하는 요리사입니다. 평소 마르쉐 출점 농가의 신선하고 건강한 농산물로 최고의 디저트를 만들어 온 주연님은 퇴비클럽에 참여하며 비로소 순환의 고리를 닫을 수 있었습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주방에서 보내는 요리사답게 많은 노하우를 방출해 주었고, 특히 모두가 어려워하는 액비를 하수구 청소에 적극 활용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해요. (무료 미생물청소제!) 그래서 다른 요리사 참가자가 꼭 등장해서 자신처럼 순환을 완성하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퇴비 훈장님의 노하우
퇴비재료가 한꺼번에 너무 많이 들어 갈때에는 데쳐서 넣으면 좋다.
잔반의 짠기를 굳이 헹구지 않고 커피박으로 바로 덮으면 존재감을 과시하지 않는다.
액비를 하수구에 붓고 10분 정도 기다렸다가 청소하면 비싼 미생물 청소제품을 사지 않고도 하수구 청소가 가능하다.
성실한 퀘스트 컴플리셔니스트 혜정님
퇴비클럽에서 제시하는 많은 노하우(퀘스트)를 가장 성실하게 해결해 온 올해의 클러버는 혜정님입니다. 냄새에 민감한 가족들의 지지를 얻으며 퇴비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건조 퇴비도 만들어 보는 열정을 보여줬어요. 늘 질문과 새로운 시도에 적극적이었고, 정규 모임과 번개 말고도 매칭 농가를 직접 방문하며 누구보다 퇴비클럽을 200% 즐긴 올해의 MVP였습니다!
다음 퇴비클럽이 기다려지신다고요…? (@farmxferm)
퇴비클럽의 새로운 소식을 업데이트합니다. 활동이 궁금하거나 다음 퇴비클럽에 참여하고 싶다면 팔로우해주세요!
* 글 작성 : 유기농펑크 이아롬 @organicpunk.fa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