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퇴근 후 마르쉐 2025> 봄식구 모임


마르쉐 x 벗밭 <퇴근 후 마르쉐>

농부시장 마르쉐는 시장이 아닌 다양한 장소에서 '기꺼이, 가까이' 시민을 만나고자, 2024년 지속가능한 식문화 커뮤니티를 만드는 벗밭과 함께 <퇴근 후 마르쉐> 프로그램 기획하였습니다. 나의 일상에 제철 이야기를 들여놓고 싶었지만, 낮 시간 마르쉐 시장에 갈 수 없어서 혹은 채소를 어떻게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사이 제철을 흘려보낸 분들을 만나러 갑니다.


<퇴근후 마르쉐>의 두 번째 해가 밝았습니다! 식구들과 함께 계절을 촘촘히 나누다 보니 이맘때 이런 채소들을 먹었었지, 하며 몸이 계절을 먼저 알아차리는 것 같습니다. 

2025 올해의 <퇴근 후 마르쉐>는 조금 달라졌어요. 네 번의 식사 모임 중 한 번은 ‘농부님과 함께 하는 식사’로 진행되어요. 농부님이 오시는 날엔 직접 꾸러미를 들고 오셔서 소개해 주시고, 그날의 채소로 함께 식탁을 마련해요. 

농가행은 계절과 계절 사이 1년에 두 번 열려요. 올해는 5월, 10월에 열릴 예정이에요!


첫 번째 모임

첫 모임의 요리는 시금치 된장국, 브로콜리 참깨소스 무침, 적상추 무침이었어요. 올해 봄은 일교차가 크고 추운 날씨가 꽤 오래갔어요. 그래서인지 작년과 비교했을 때 채소들도 천천히 자랐던 것 같습니다. 매년 제철 채소를 찾다 보면 그 해의 날씨 변화를 어느 정도 가늠하게 되어요. 그만큼 변화무쌍해지고 예측 불가능해진다는 것도 느낄 수 있죠.

이른 봄이니 건곤드레나물도 ‘어디 한 번’ 꾸러미로 포함했는데, 시간을 머금은 건나물도 식감이 좋아 겨울과 봄 사이에 즐기기 좋아요. 

첫 모임은 언제나 어색하게 시작하지만, 함께 요리하고 식사를 나누고 나면 마음도 표정도 자연스레 풀리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앞으로의 시간에 대한 기대감도 나눌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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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모임 :: 농부님과 한 끼

올해부터는 저희가 밭으로 가지 않고, 농부님께서 꾸러미를 들고 이야기 손님으로 오시는데요! 이번 봄에는 ‘초록손가락’ 농사공동체로 농사를 짓는 안성선 씨앗농부님과 함께했어요.

3월 중순이라 언 땅이 풀리고 고개를 내민 냉이와 달래를 중심으로, 샐러드 모둠, 차이브와 상추 모종, 그리고 자영농장의 계란을 꾸러미로 준비해 주셨어요.

“봄에는 나물밥에 달래장 얹으면 그만이죠~!”

봄에 어떤 음식을 즐겨 드시는지 농부님께 여쭤보니, 이렇게 답변하셨어요. 저희도 냉이밥과 달래김무침, 계절채소 보리 샐러드, 무찜을 먹었어요. 간단하지만 제철 채소의 맛을 잘 살린 메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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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달래김무침은 한 번 만들면 밥도둑이 따로 없어요. 레시피를 살짝 알려드릴게요. 달래 대신 다른 채소를 넣어 만들어도 된답니다!


[인용]

달래김무침 레시피

1. 구운 김 10~15장을 손으로 찢어줍니다.

2. 간장 1T, 물 2T, 조청 1T, 참기름 1T에 통깨를 조금 넣어요.

3. 달래는 한 뭉치 짧게 썰어요.

4. 찢은 김에 양념장을 군데군데 뿌린 뒤에 조물조물 무쳐요.

5. 썬 달래를 넣어 섞으면 완성!



세 번째 모임 :: 봄채소와 버섯

4월로 넘어오니 냉이와 달래를 지나 쑥, 미나리가 더 많아졌어요. 거기에 월동 쪽파, 토종완두순까지! 한 달에 두 번, 월요일에 열리는 마르쉐 서교시장 농부님들께 구했어요. 버섯도 4~5월이 되면 일교차가 커질 때 가장 맛이 좋다고 해요. 쪽파도 지금 가장 달달하다며 월동 쪽파, 토종 쪽파, 부추 등 퇴근후마르쉐 식구분들께 드릴 꾸러미 외에, 집에 있는 식구들과 먹을 것들도 한 아름 샀답니다.

이 재료들을 봤을 때 어떤 음식이 떠오르시나요?

저희는 쑥국, 미나리 무침, 쪽파 강회를 밥과 곁들여 먹었어요. 달큼한 쪽파와 쌉싸름한 향이 좋은 쑥을 먹으니 이제 정말 봄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것을 체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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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모임 :: 초록손가락 꾸러미


마지막 모임은 고양시에 있는 ‘가치지음텃밭’에 벗밭이 직접 가서 농부님께서 아침에 수확하신 채소 꾸러미를 받아 왔어요. 이 텃밭은 안성선 농부님이 계신 ‘초록손가락’ 농사공동체에서 농사를 짓는 땅이에요.

한쪽엔 튤립이 피어 있었고, 서로 다른 높이의 채소들이 함께 심어져 있었어요. 여러 허브와 채소 꽃도 있었는데, 사계절 내내 꽃이 피어 있는 농장이었으면 해서 꽃을 심고 키우신다고 해요. 이날은 샐러드와 전을 만든다고 말씀드리니, 함께 얹을 식용꽃도 따주셨어요.

마지막 모임의 메뉴는 아위버섯 봄채소 샐러드, 쑥전, 두부부침과 달래장이었어요. 농부님께서 이번을 마지막으로 이제 쑥은 질겨져서 먹지 못할 것이라며 건네주셨어요. 올해 봄은 노지에서 자라는 봄의 채소들을 한가득 즐겼어요.

모임 사이사이에는 식구들이 나누어준 꾸러미로 요리한 사진들을 보며 다음 모임을 기다렸어요. 어떻게 해야 채소의 맛을 ‘지금 여기에서’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해요. 모임에서 느낀 제철의 즐거움을 다른 주변 동료나 가족들과 나누신 후기를 들을 때 저희도 기쁘고 뿌듯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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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농부님과 함께 식사 모임을 하니, 작물과 농사에 대한 이야기를 저희도 더 가까이 듣고, 농부님과도 더 끈끈해진 것 같아요. 모임 사이에 마르쉐 농부시장에 가서 농부님과 서로 반갑게 인사하는 식구들도 생겼고요. 서로가 서로의 힘이 되어줄 수 있는 관계가 된다는 건 정말 큰 변화인 것 같아요. 단순히 주고받거나, 사고파는 관계를 넘어 연결되는 일이니까요. 그런 관계가 더 많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 


이번 봄 식구들의 후기로 마무리하려 해요.

모임을 채워주신 농부님들과 식구분들께 감사합니다!

쨍쨍한 여름날에 다시 만나요.


#참가자 후기 - 인용

똑같은 일상에서 벗어나서 기다리는 설렘과 봄을 느꼈어요. 새학기면 벌써 개강이구나, 하며 지친 마음으로 맞이했었어요. 올해는 봄에 나는 나물을 알게 되면서 냉이된장국, 나물 먹으며 ‘내가 좋아하는 맛이었구나’ 이런 마음을 나눌 수 있어서 봄을 새롭게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일상이 재미없게 느껴졌었는데, 다들 너무 재밌어하고 신기해하는 모습을 보니니 저도 즐거웠어요. 나도 저렇게 모든 것이 즐거웠는데 싶더라고요. 모임에 다녀오면 아무렇지 않게 하던 것들이 즐겁게 느껴지고, 초심을 되찾게 돼서 감사했어요.

요리를 잘하지 못하고 이런 음식들을 해 먹은 적이 거의 없어서 소중하고 즐겁고 재밌었어요. 집에서 해먹으면 이 맛이 안 나는데, 함께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구나 생각했어요.


글 및 사진 | 벗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