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농부[2025년 8월] 벌새의 숲 강화 필드트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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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새의 숲 강화 필드트립 🌳

글_종합재미농장 안정화 농부


<벌새의 숲>은 시민들과 농부들이 연대하여 다년생 먹거리 숲을 가꾸고,

이를 통해 지구의 회복력과 농의 지속가능성을 만들어가는 프로젝트입니다.


시민들의 모금으로 시작된 벌새의 숲의 1차 프로젝트는 <다년생 먹거리 숲을 위한 작은 농가 지원 프로그램>입니다. 농부시장 마르쉐는 경작지의 일부를 다년생 먹거리 숲으로 바꾸려는 농부들을 지원하며 먹거리숲에 대한 다양한 공부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는 프로그램의 일부로 생산자들과 마르쉐친구들이 모여 강화도에 필드트립을 다녀왔습니다. 7월에 강의를 해 주셨던 퍼머컬처 활동가 소란님의 숲밭과 강화 인근에 있는 마르쉐 농부님들의 농장을 둘러보았습니다.



🧑‍🌾 나미브의 정원

올봄 지구농부시장을 통해 마르쉐@와 인연을 맺은 민혜연 농부님의 ‘나미브의 정원’에 들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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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 입구에는 '콜드프레임'이라 부르는 뚜껑이 있는 틀밭이 있었습니다. 뽁뽁이로 만들어진 뚜껑은 빛은 통과시키지만 추위를 막아주어 이른 봄과 늦은 가을 작물의 생육기간을 늘리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다만 틀밭의 높이와 뚜껑의 깊이를 고려하여 키가 작은 작물만 기를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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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로를 따라 내려가며, 구석구석 관리가 잘 되어 있는 정갈한 농장의 모습에 감탄했습니다. 비닐하우스에는 셰프들이 많이 찾는다는 유럽종 상추나 허브, 아스파라거스 등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하우스 앞에 놓여있는 여러 개의 물통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했는데, 추운 겨울밤 하우스 안에 두어 온도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물통 속 물이 낮 동안 햇빛을 받아 열을 저장하고, 밤에는 저장한 열을 내보내어 하우스를 덥혀주는 것입니다. 콜드프레임과 마찬가지로, 화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작물의 생육기간을 늘리는 방법에 감탄하였습니다.



🧑‍🌾 소란 퍼머컬처 숲밭

두 번째로는 퍼머컬처 활동가 소란님의 숲밭에 방문하였습니다. 200여평 남짓한 공간이라고 하셨지만, 밭에 다양한 높이와 모양의 식물들이 가득 차 있어 훨씬 크게 느껴졌습니다. 다양한 허브와 약초들이 섞여 자라며 사과와 돌배, 엘더베리와 커런트 같은 키가 크고 작은 나무들이 곳곳에 자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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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기후위기로 농사짓기가 참 어렵습니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뜨거운 햇살에 무, 배추가 많이 타 죽어 파종과 모종식재를 반복하는 경우가 꽤 많았습니다. 소란님은 다년생은 해를 반복하며 기후에 적응하기 때문에 이상기후가 빈번한 요즘에는 다년생을 심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합니다. 두둑을 높이고 멀칭을 두텁게 해주면 숲밭은 자주 관리할 필요가 없이 자생하는 식물들로 이어지고, 일년생 작물들은 자연스레 씨앗을 떨구고 때가 되면 다시 올라옵니다. 시간이 지나며 다년생 식물들은 숲밭 안에서 자기에게 잘 맞는 장소를 찾아간다고도 합니다.


💬

“숲밭을 만들 때는 멀칭층이 제일 중요해요.

멀칭에 사용할 톱풀, 방아, 오레가노 등의 탄소질이 많은 허브를 먼저 심어주고, 계속 자르면서 땅을 덮어줍니다.
그 다음에는 질소질을 보충할 수 있는 컴프리 같은 허브를 심어줍니다.
그 다음엔 필요한 것들을 심는데 큰 나무보다는 관목부터 심어주고, 큰 나무를 위한 빈 자리를 남겨두었다가 심어줍니다.

보통 맨땅에 풀이 먼저 나잖아요. 그렇게 숲이 새로 생기는 순서 그대로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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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밭을 만들 때 큰 나무가 자라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맨땅을 열심히 덮어주고 다년생 식물 뿌리가 자리를 잡으면 그곳에는 풀이 못 들어온다고 합니다. 함께 농장을 둘러보며 다양한 풀의 이름을 듣고 사용방법을 들어보았습니다. 소란님은 풀학교를 운영하며 나무 아래 자라는 다양한 풀들까지도 생활재를 만들거나 수업을 하는데 쓰고 계셨습니다. 뜨거운 햇살에 지칠 법도 했지만 참가자들의 질문은 한참 이어졌습니다. 숲밭에 심어진 다양한 과일나무는 어떻게 이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과일과 비교하여 상품가치가 없기 때문에 베이킹이나 술을 담그는 등의 가공을 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판매를 위한 상품을 다량 생산하는 것과는 또 다른 방식의 농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질문시간을 마치며, 마지막으로 들은 말들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다음 일정을 위해 끝없이 이어지는 대화를 마무리하고 점심을 먹으러 이동했습니다.


💬

“기후위기에는 자연에 최대한 적응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퍼머컬쳐를 통해 자연 안에서 가장 선물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듭니다.
자유롭게 다양한 것들이 어우러져 살도록 놔두면 여러 가지를 얻을 수 있지요.”



🧑‍🌾 연두농장

점심식사 후에는 연두농장을 방문했습니다. 연두농장의 이준서, 윤현경 두 분 농부님께서는 6년 9개월의 기록이라는 영상을 준비해주셨어요. 10년 전 땅을 구입하고 어떻게 농장을 조성해왔는지 영상을 통해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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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보고 난 후에는 농장의 목표와 비전을 이야기해주셨는데 꽤 인상깊었습니다.


💬

“토양 유기물 함량을 극적으로 개선하려고 액비보다는 밑거름을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저희는 더 많은 사람들하고 농사의 기술과 지식을 나누고, 도시농부와 텃밭농부를 지원하는 베이스캠프가 되려고 합니다.
도시소비자와 보다 생산적인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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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에는 멀칭이 어떻게 흙을 변화시켜왔고, 풀을 잡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밭을 둘러보며 설명을 들었습니다. 퍼머컬처를 배운 이후로 좀더 적극적으로 흙을 멀칭하셨다는 밭은 정말로 잡초가 많지 않고 작물이 잘 관리되어 있었습니다. 논에 흙을 받아 조성한 농장이라 배수가 항상 문제였는데, 멀칭을 한 후로 풀도 잡히고 토양 유기물함량이 높아지며 배수도 좋아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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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높은 틀밭, 퇴비로 두둑 멀칭하기, 방풍림 등 다양한 실험을 농장 곳곳에서 진행중이었습니다. 퇴비간도 보여주시고, 숲밭을 조성하고 있는 둑과 그곳에 벌새의 숲 지원을 받아 심은 영아자를 같이 찾아보았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어떻게 자리잡을지 연두농장의 몇 년 후 모습이 무척이나 궁금해졌습니다.


🧑‍🌾 마콩농장

연두농장에 인사를 드리고 나와 근처에 위치한 마콩농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뜨거운 햇살은 여전해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서 즐거운 마음으로 잠시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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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히 지주를 세워준 오크라와 하우스 안에서 잘 크고 있는 주키니 등을 둘러보고, 혼자 농사지으며 나만의 농법을 만들어가는 청년농부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작물을 생산하여 마르쉐와 큔 채소가게를 통해 소비자를 만나는 것이 좋다는 단단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만, 무더운 여름과 만만치 않은 현실에 조금 지친 듯한 김수연 농부님께 다같이 응원의 말을 전했습니다.

최근 몇 년의 여름은 몸으로 더위를 맞닥뜨리며 일하는 농부들에겐 참 어려운 시간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벌새의 숲 프로젝트를 통해 심은 나무와 조성중이신 틀밭을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 반팜

차를 달려 도착한 곳은 오늘의 마지막 방문지, 반윤욱 농부님의 반팜입니다. 산자락 끝에 있는 농장은 아름다운 농막과 직접 쌓으셨다는 돌담이 어우러진 곳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정원을 조성하려고 여러 가지 정원용 식물을 심었고, 지금은 그 옆으로 생산을 위한 틀밭과 하우스를 운영하고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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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님께서는 여름이라 풀이 많이 자랐다며 민망해하시면서도 공간을 함께 둘러보며 어떤 식물이 심어져 있는지 열심히 설명하셨어요. 잡초와 작물이 서로 우거져서 자라니 무더운 여름에도 말라 죽는 식물이 없다고 하시며, 만약 농부가 여름에도 계속 밭에 나와 작물을 돌봐야 한다면 그것은 지속가능한 농사가 아니라고 하셨어요. 저희도 여름 농사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는지라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습니다. 

농부님도 퍼머컬쳐를 공부하여 농장에 적용해보는 중이고, 밭에는 가을마다 멀칭을 두껍게 해주며 땅을 만들고 있지만 안정되는데 5년 정도는 걸릴 것이라 예상하셨어요. 참가자들로부터 ‘저 나무는 무엇인가요?’, ‘저 꽃은 이름이 뭔가요?’ 이런 질문들이 계속될 정도로 다양한 정원수들이 있었습니다. 마른 씨앗 꼬투리가 아름다운 정원식물의 씨앗을 나누고 농막을 둘러본 후 필드트립을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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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드트립을 마치며 !

다섯 농장 중에 같은 곳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모두가 각자의 상황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농부의 생각을 좀 더 깊게 이해하고 서로의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농부를 만나 지금 눈앞의 채소가 무엇이고 어떤 맛인지에 대해 직접 대화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땅을 어떻게 가꾸었고 어떤 땅을 만들고 싶은지를 열심히 듣는 일은 또 얼마나 드문가요. 무언가 팔고 사는 것 없이 서로를 최대한 이해하려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모인 오늘이 참 감사합니다.

땅을 살리는 농부. 농부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이 함께 만들어 갈 건강한 땅과 서로를 살리는 단단한 유대관계를 꿈꿔봅니다.



글: 종합재미농장 안정화 농부
사진: 마르쉐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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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들어가는 연대
내일을 위한 작은 날갯짓 "벌새의 숲"

농부시장 마르쉐는 시민들과 함께〈벌새의 숲〉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지속가능성을 위해 재생농업의 방식으로 토양을 회복하는 농부를 응원하고, 나아가 시민들의 후원과 참여를 통해 농부의 밭을 다년생 먹거리숲으로 돌리려고 합니다. 2025년 <벌새의 숲> 캠페인을 위해 마리끌레르, 사람엔터테인먼트, 농부시장 마르쉐의 음식 시민들이 모금에 참여해주셨고, 조경가, 연구자, 커뮤니티 그룹, 기획자, 액션 그룹등 각계의 시민들이 힘을 모았습니다. 올해 13팀의 지구농부가 농장에서 다년생 먹거리를 위한 실험재배와 연구를 진행하며 공부모임을 꾸리고 있으며, 1곳의 농장을 숲으로 만들기 위해 전문가(프로보노) 그룹이 지혜를 모으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나무심기가 시작되면 시민 여러분의 손길이 더욱 필요해집니다. 많은 관심과 연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