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의 숲 공부모임 No.4 〈연결을 디자인하는 퍼머컬쳐 농법〉 후기
(강사: 소란 | 퍼머컬쳐 디자이너·활동가)
 | 〈벌새의 숲〉은 시민들과 농부들이 연대하여 다년생 먹거리 숲을 가꾸고, 이를 통해 지구의 회복력과 농의 지속가능성을 만들어가는 프로젝트입니다. 2024년 하반기부터 벌새의 숲 프로젝트를 응원하는 시민들의 모금이 시작되었고, 1차 프로젝트로 먼저 ‘다년생 먹거리 숲을 위한 작은 농가 지원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농부시장 마르쉐와 함께하며 토양 회복을 위해 적정 경운과 토양 피복, 유기물 순환 등을 실천하는 지구농부 중에서, 경작지의 일부를 다년생 먹거리 숲으로 변화시키려는 농부들이 1차 프로젝트의 대상입니다. 농부시장 마르쉐는 농부들이 만드는 먹거리숲을 위한 금전적인 지원과 함께, 먹거리숲에 대한 다양한 공부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
뜨거운 여름의 한가운데, 네 번째 공부모임
여름은 더운 것이 당연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유난히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며 사람은 물론 작물들도 살아내기 어려운 날씨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니, ‘앞으로 여름에는 농사를 지을 수 없으려나’ 하는 마음이 스치기도 합니다. 더위가 한창인 7월의 강의는 기후 이야기로 시작되었습니다.
연결로 만드는 미기후
우리는 보통 이상기후, 기후위기 같은 전 지구적 기후를 이야기하지만, 기후는 영향을 미치는 범위에 따라 대기후·중소기후·미기후로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그중 지표면 가까운 영역의 기후를 미기후라 부르며, 이 미기후는 인간의 힘으로도 조성할 수 있다고 해요.
예를 들어 도시의 땅은 대개 아스팔트로 덮여 있는데, 피복률이 높을수록 홍수 확률이 올라간다고 합니다. 만약 동네에 작은 텃밭이나 연못이 있다면 물이 스며들 수 있어, 그 지역의 홍수 위험이 줄어들 수도 있겠지요. 이렇게 작은 생태적 요소들을 연결해 미기후를 조성해나갑니다. 반대로 이런 요소들이 단절되면서 인간은 대기후에 대응하는 능력을 잃어왔다고도 말합니다.
퍼머컬쳐란 무엇인가
오늘의 강의는 〈연결을 디자인하는 퍼머컬쳐 농법〉이라는 제목으로, 퍼머컬쳐 디자이너이자 활동가인 소란님이 진행했습니다.
퍼머컬쳐(Permaculture)는 퍼머넌트 애그리컬처(Permanent Agriculture)의 줄임말로, 자연에서 발견되는 패턴과 관계를 모방해 삶터에 필요한 주거·섬유·에너지·치유·문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실천하는 체계론적 사고방식이자 원리라고 합니다. 농법이기도 하지만 삶을 디자인하는 철학이자 기술, 결국은 삶의 방식이라는 말로도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퍼머컬쳐 농법: 관계를 짓는 기술
퍼머컬쳐 농법에는 맨땅을 자연물로 멀칭하기, 녹비작물 심기, 돌려짓기, 사이짓기, 숲밭 만들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이 방법들을 관통하는 핵심은 결국 자연의 방식을 관찰하고 모방하여, 나에게 필요한 것을 삶터에 구현하는 일입니다.
‘사이짓기’는 주된 작물 사이에 다른 작물을 심어 가꾸는 방식인데, 작물 간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특징을 연결해 짝을 지어줍니다.
예를 들어 배추 사이에 상추를 심는 것은 상추의 방충·방제 효과가 배추에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선택일 수 있고, 토마토와 가지 사이에 상추를 심는 것은 상추가 그늘을 좋아해 더 잘 자라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려는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한 작물을 여러 작물과 조합할 때는 그만큼 다양한 목적이 생깁니다.
또한 익충을 유인하는 덫식물을 심어두거나, 잎이 무성한 식물을 심었다가 잘라 덮어 맨땅이 드러나지 않게 멀칭하는 방식 역시 퍼머컬쳐 농법의 한 갈래로 볼 수 있습니다.
숲밭 만들기: 다년생, 다층 구조, 길드
여러 퍼머컬쳐 농법 중에서도 벌새의 숲 프로젝트에서 특히 주목하는 것은 다년생을 심는 숲밭입니다. 숲밭은 식물을 다양한 층위로 심어 공간을 채워나갑니다. 큰 나무, 작은 나무, 관목, 허브와 뿌리작물, 덮개식물과 덩굴식물 등—땅속과 지표, 그리고 지상부의 다양한 높이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섞어 심습니다.
이 방식은 한 층위를 중심으로 단일 품목을 대량 재배하는 상업농과 달리, 오히려 다양한 것들을 많이 생산할 수 있다고도 합니다. 다층 구조가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풀 조절이 되는 점도 특징입니다.
숲밭에서는 ‘사이짓기’처럼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작물들의 조합을 만들어 심는데, 이를 **길드(guild)**라고 부릅니다. 중심이 되는 나무가 있고, 그 나무와 어울리는 허브·채소·덮개식물 등을 조합해 함께 심어줍니다. 예를 들어 사과나무 길드에는 사과나무와 컴프리, 딜 또는 펜넬 같은 허브류, 토끼풀과 구근류, 아티초크 등을 함께 심는 방식이 소개되었습니다.
농사를 짓는 목적과 공간을 활용하는 방식은 농부마다 다르기에, 모두가 소란님의 발표대로 그대로 구현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서로 잘 어울리는 식물들을 가까이에 배치해 아름답고 손이 적게 가면서도, 사시사철 다양한 것들을 조금씩 계속 생산해내는 숲밭은 매우 매력적인 공간임이 틀림없었습니다.
또한 해마다 반복되는 이상기후를 이겨내는 데에는 일년생보다 다년생 식물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오래 남았습니다. 다년생 식물들이 가진 생명력과 적응력이 지금의 우리에게 꼭 필요한 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4회차 핵심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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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종합재미농장
벌새의 숲 공부모임 No.4 〈연결을 디자인하는 퍼머컬쳐 농법〉 후기
(강사: 소란 | 퍼머컬쳐 디자이너·활동가)
〈벌새의 숲〉은 시민들과 농부들이 연대하여 다년생 먹거리 숲을 가꾸고, 이를 통해 지구의 회복력과 농의 지속가능성을 만들어가는 프로젝트입니다.
2024년 하반기부터 벌새의 숲 프로젝트를 응원하는 시민들의 모금이 시작되었고, 1차 프로젝트로 먼저 ‘다년생 먹거리 숲을 위한 작은 농가 지원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농부시장 마르쉐와 함께하며 토양 회복을 위해 적정 경운과 토양 피복, 유기물 순환 등을 실천하는 지구농부 중에서, 경작지의 일부를 다년생 먹거리 숲으로 변화시키려는 농부들이 1차 프로젝트의 대상입니다. 농부시장 마르쉐는 농부들이 만드는 먹거리숲을 위한 금전적인 지원과 함께, 먹거리숲에 대한 다양한 공부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뜨거운 여름의 한가운데, 네 번째 공부모임
여름은 더운 것이 당연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유난히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며 사람은 물론 작물들도 살아내기 어려운 날씨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니, ‘앞으로 여름에는 농사를 지을 수 없으려나’ 하는 마음이 스치기도 합니다. 더위가 한창인 7월의 강의는 기후 이야기로 시작되었습니다.
연결로 만드는 미기후
우리는 보통 이상기후, 기후위기 같은 전 지구적 기후를 이야기하지만, 기후는 영향을 미치는 범위에 따라 대기후·중소기후·미기후로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그중 지표면 가까운 영역의 기후를 미기후라 부르며, 이 미기후는 인간의 힘으로도 조성할 수 있다고 해요.
예를 들어 도시의 땅은 대개 아스팔트로 덮여 있는데, 피복률이 높을수록 홍수 확률이 올라간다고 합니다. 만약 동네에 작은 텃밭이나 연못이 있다면 물이 스며들 수 있어, 그 지역의 홍수 위험이 줄어들 수도 있겠지요. 이렇게 작은 생태적 요소들을 연결해 미기후를 조성해나갑니다. 반대로 이런 요소들이 단절되면서 인간은 대기후에 대응하는 능력을 잃어왔다고도 말합니다.
퍼머컬쳐란 무엇인가
오늘의 강의는 〈연결을 디자인하는 퍼머컬쳐 농법〉이라는 제목으로, 퍼머컬쳐 디자이너이자 활동가인 소란님이 진행했습니다.
퍼머컬쳐(Permaculture)는 퍼머넌트 애그리컬처(Permanent Agriculture)의 줄임말로, 자연에서 발견되는 패턴과 관계를 모방해 삶터에 필요한 주거·섬유·에너지·치유·문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실천하는 체계론적 사고방식이자 원리라고 합니다. 농법이기도 하지만 삶을 디자인하는 철학이자 기술, 결국은 삶의 방식이라는 말로도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퍼머컬쳐 농법: 관계를 짓는 기술
퍼머컬쳐 농법에는 맨땅을 자연물로 멀칭하기, 녹비작물 심기, 돌려짓기, 사이짓기, 숲밭 만들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이 방법들을 관통하는 핵심은 결국 자연의 방식을 관찰하고 모방하여, 나에게 필요한 것을 삶터에 구현하는 일입니다.
‘사이짓기’는 주된 작물 사이에 다른 작물을 심어 가꾸는 방식인데, 작물 간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특징을 연결해 짝을 지어줍니다.
예를 들어 배추 사이에 상추를 심는 것은 상추의 방충·방제 효과가 배추에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선택일 수 있고, 토마토와 가지 사이에 상추를 심는 것은 상추가 그늘을 좋아해 더 잘 자라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려는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한 작물을 여러 작물과 조합할 때는 그만큼 다양한 목적이 생깁니다.
또한 익충을 유인하는 덫식물을 심어두거나, 잎이 무성한 식물을 심었다가 잘라 덮어 맨땅이 드러나지 않게 멀칭하는 방식 역시 퍼머컬쳐 농법의 한 갈래로 볼 수 있습니다.
숲밭 만들기: 다년생, 다층 구조, 길드
여러 퍼머컬쳐 농법 중에서도 벌새의 숲 프로젝트에서 특히 주목하는 것은 다년생을 심는 숲밭입니다. 숲밭은 식물을 다양한 층위로 심어 공간을 채워나갑니다. 큰 나무, 작은 나무, 관목, 허브와 뿌리작물, 덮개식물과 덩굴식물 등—땅속과 지표, 그리고 지상부의 다양한 높이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섞어 심습니다.
이 방식은 한 층위를 중심으로 단일 품목을 대량 재배하는 상업농과 달리, 오히려 다양한 것들을 많이 생산할 수 있다고도 합니다. 다층 구조가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풀 조절이 되는 점도 특징입니다.
숲밭에서는 ‘사이짓기’처럼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작물들의 조합을 만들어 심는데, 이를 **길드(guild)**라고 부릅니다. 중심이 되는 나무가 있고, 그 나무와 어울리는 허브·채소·덮개식물 등을 조합해 함께 심어줍니다. 예를 들어 사과나무 길드에는 사과나무와 컴프리, 딜 또는 펜넬 같은 허브류, 토끼풀과 구근류, 아티초크 등을 함께 심는 방식이 소개되었습니다.
농사를 짓는 목적과 공간을 활용하는 방식은 농부마다 다르기에, 모두가 소란님의 발표대로 그대로 구현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서로 잘 어울리는 식물들을 가까이에 배치해 아름답고 손이 적게 가면서도, 사시사철 다양한 것들을 조금씩 계속 생산해내는 숲밭은 매우 매력적인 공간임이 틀림없었습니다.
또한 해마다 반복되는 이상기후를 이겨내는 데에는 일년생보다 다년생 식물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오래 남았습니다. 다년생 식물들이 가진 생명력과 적응력이 지금의 우리에게 꼭 필요한 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4회차 핵심 포인트
퍼머컬쳐는 농업과 생태학, 경관디자인이 함께 어우러진 생태적 디자인 시스템이다.
퍼머컬쳐는 “농사를 가장한 혁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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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종합재미농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