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농부[2025년 9월] 벌새의 숲 공부모임 No.5 농부의 경험나눔 그리고〈나무 고르는 법과 심는 법〉

벌새의 숲 공부모임 No.5 농부의 경험나눔 그리고〈나무 고르는 법과 심는 법〉 후기

2025.09.30 | 경험나눔: 류점렬(베짱이)·정해든(해든농장) | 강사: 권춘희 조경가 (㈜뜰과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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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의 숲〉은 시민들과 농부들이 연대하여 다년생 먹거리 숲을 가꾸고, 이를 통해 지구의 회복력과 농의 지속가능성을 만들어가는 프로젝트입니다.

2024년 하반기부터 벌새의 숲 프로젝트를 응원하는 시민들의 모금이 시작되었고, 1차 프로젝트로 먼저 ‘다년생 먹거리 숲을 위한 작은 농가 지원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농부시장 마르쉐와 함께하며 토양 회복을 위해 적정 경운과 토양 피복, 유기물 순환 등을 실천하는 지구농부 중에서, 경작지의 일부를 다년생 먹거리 숲으로 변화시키려는 농부들이 1차 프로젝트의 대상입니다. 농부시장 마르쉐는 농부들이 만드는 먹거리숲을 위한 금전적인 지원과 함께, 먹거리숲에 대한 다양한 공부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어느새 가을로

8월 더위 속 강화도 필드트립의 기억이 아스라해질 즈음, 9월 온라인 공부모임이 다시 열렸습니다. 화면 너머로 보이는 농부님들의 얼굴이 좋아 보이는 건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 때문일까요, 아니면 조금은 시원해진 날씨 덕분일까요.

이번 달부터는 농부의 경험 나눔 시간이 새롭게 생겼습니다. 벌새의 숲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농부들의 사례발표이자, 그간 배워온 전문지식을 실제로 적용해보는 과정의 기록입니다. 성공과 실패, 그리고 재도전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지요.



농부의 이야기, 첫 번째 시간 (류점렬 농부님/베짱이농부)

먼저 베짱이 농부 류점렬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새롭게 이사한 농지가 진흙땅이라 적응 방법을 고민한 끝에 만들어 낸 수로식 토지 작업 이야기였습니다.

묘목을 옮겨 심으면 초기에는 물을 자주 주며 돌봐야 하는데, 진흙땅에서는 물이 땅속 깊이까지 스며들기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무 사이 고랑을 아주 깊게, 나무 뿌리 깊이에 가까울 정도로 파고 풀을 덮어 관리합니다. 비가 오면 빗물이 이 수로에 먼저 고이게 되어 다른 곳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고, 받아둔 빗물은 천천히 주변 흙으로 흡수됩니다.

좀 더 편하게 농사짓는 방법을 연구하다가 발견한 방식이라고 하셨는데, 폭우가 잦아지는 최근 기후 변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 경험 나눔: 숲정원을 향한 시도 (정해든 농부님/해든농장)

두 번째 경험 나눔은 해든농장의 정해든 농부님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와 생태적 환경을 제공하고 싶어 귀농하셨다는 농부님은, ‘양지골 텃밭정원’이라는 이름으로 산 골짜기에 있는 300여 평의 땅을 2020년부터 숲정원으로 만들기 위해 공부하며 여러 가지를 시도하는 중이라고 하셨습니다.

전기도 관정도 없는 땅이라 고민이 많지만, 꽃과 열매나무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숲정원을 만들고 싶어 블루베리 등 다양한 과실수를 차근히 심어 나가고, 나무 사이 공간에 감자나 다른 농작물도 심고 거두어 보며 흐름을 만들어가고 계셨습니다.

허브가 자리 잡게 하기 위해 씨앗과 퇴비, 흙을 섞은 씨앗공을 만들어볼 예정이라고 하셨는데, 결과가 무척 궁금합니다. 해든농부님의 아름다운 숲정원에 방문하게 될 그날도 기대됩니다.


조경가의 이야기: 나무 심기의 기본 (권춘희 대표님/뜰과숲)

두 농부님의 이야기를 듣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본격적인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한국 조경의 1세대로 다양한 작업을 해오신 ㈜뜰과숲의 권춘희 조경가님께서 〈나무 고르는 법과 심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진행해주셨습니다. 조경가님은 가족분이 마르쉐에 출점하신 적도 있다는 말로 서두를 여시며, 짧은 기본 강의 뒤에 길게 질의응답을 나누길 바란다고 환하게 웃으셨습니다.

조경에서 쓰는 ‘유실수’는 열매를 수확할 수 있는 나무라는 점에서 상업농에서 주로 쓰는 ‘과수’와 유사하지만, 조금 다른 결을 가진다고 합니다. 먹을 수 있는 열매인 과일나무뿐 아니라, 먹지는 못해도 유용한 열매가 열리는 나무까지 포함하는 개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무는 일년생 작물과 달리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합니다. 오랜 기간 관리가 필요하고, 나무에 따라 적합한 기후·토양 조건이 다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나무가 살기 좋은 환경에는 물빠짐이 좋은 약산성 토양, 하루 최소 6~7시간 이상의 직사광선 등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나무를 고를 때는 지역 기후에 맞는 품종인지, 열매를 맺기 위해 수분수가 필요한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조경가님이 어린 시절을 보낸 의성의 사과 과수원에는 생육 시기가 다른 다양한 품종의 사과가 함께 자라 수확 기간을 늘리고, 동시에 서로의 수분수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셨습니다.

나무를 심을 때는 식재 구덩이에 묘목을 넣고 흔들리지 않게 고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초기 물주기입니다. 심는 당시에 물을 흠뻑 주어야 할 뿐 아니라, 심은 뒤 1~2년 정도의 활착기에는 주기적으로 물을 주며 나무가 잘 자리잡도록 도와야 합니다.


나무의 다양한 쓸모를 이야기하기: 질의응답에서 남은 것들

짧은 기본 강의 뒤에는 질의응답이 이어졌습니다. 그중 몇 가지를 옮겨봅니다.

Q. 준베리는 블루베리와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준베리는 소교목으로 보통 2~3m, 크게는 5~6m까지 큽니다. 관목인 블루베리와는 크기에서 차이가 나지요. 추위에 강하고 병충해도 거의 없으며, 배수만 좋으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잘 자랍니다. 블루베리는 진달래과, 준베리는 장미과입니다. 나무가 작을 때부터 열매가 열려 작게 키우며 수확하는 것도 가능하고, 블루베리보다 질감이 조금 더 쫀득해 잼이 잘 되는 편입니다.

Q. 가을 식재 시 유의사항이 있을까요?
 A. 가을에 나무를 심었다면 이른봄에 물을 흠뻑 주어야 합니다. 물주기는 유실수뿐 아니라 대부분의 나무에게 중요합니다. 가을에 심으면 겨울 동안 휴면기라 크게 영향이 없지만, 봄가뭄에 많이 죽을 수 있습니다. 음력설이 지나고 날이 조금 풀릴 때 나무에 흠뻑 물을 주면 겨우내 마르던 나무가 봄에 말라 죽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Q. 숲정원의 울타리 용 나무로는 무엇이 적합할까요?
 A. 울타리에는 크게 자라지 않는 관목을 많이 씁니다. 유용하면서 예쁜 나무로 고추나무와 화살나무가 떠오르고, 초크베리도 울타리로 많이 쓰이긴 합니다. 다만 정원에서는 고정관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말씀도 해주셨어요. 준베리처럼 잘 자라는 나무도 작게 관리해 울타리로 키울 수 있습니다. 준베리 열매에서 씨를 뽑아 냉장고에 두었다가 봄에 모래 위에 뿌리면 발아가 잘 되는 편이라, 작은 묘목을 여러 개 만들어 울타리를 만드는 시도도 가능하다는 제안이었습니다. “고정관념 없이 다양한 시도를 해보자”는 말이 남았습니다.



💡5회차 핵심 포인트

  • 정원에 심을 나무를 고를 때는 지역 기후에 맞는 품종을 고른다.

  • 나무 생장 초기에는 **물주기(활착기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 지역에 맞는 다양한 나무를 심고 싶다면, 근처 산에서 자연 발아된 어린나무를 옮겨 심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 정원에서는 고정관념 없이 다양한 시도를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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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종합재미농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