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농부[2025년 11월] 벌새의 숲 2025 마지막 공부모임 후기 〈지구농부 경험나눔〉

벌새의 숲 2025 마지막 공부모임 후기 〈지구농부 경험나눔〉

25. 11. 25 |  발표: 김성신(달팽이텃밭) · 김정순(현강자연애농원) · 이태영(곰씨네) · 김수연(마콩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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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의 숲〉은 시민들과 농부들이 연대하여 다년생 먹거리 숲을 가꾸고, 이를 통해 지구의 회복력과 농의 지속가능성을 만들어가는 프로젝트입니다.

2024년 하반기부터 벌새의 숲 프로젝트를 응원하는 시민들의 모금이 시작되었고, 1차 프로젝트로 먼저 ‘다년생 먹거리 숲을 위한 작은 농가 지원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농부시장 마르쉐와 함께하며 토양 회복을 위해 적정 경운과 토양 피복, 유기물 순환 등을 실천하는 지구농부 중에서, 경작지의 일부를 다년생 먹거리 숲으로 변화시키려는 농부들이 1차 프로젝트의 대상입니다. 농부시장 마르쉐는 농부들이 만드는 먹거리숲을 위한 금전적인 지원과 함께, 먹거리숲에 대한 다양한 공부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공부모임

벌새의 숲 2025년 공부모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시간은 여러 지구농부의 경험나눔이었습니다. 지속가능한 농업을 고민하는 네 분의 값진 경험을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1) 먹거리숲으로 가는 길: 달팽이텃밭 김성신 농부

단양에 있는 달팽이텃밭의 김성신 농부님께서 귀농해 산을 가꾸고 농사를 지어오신 13년의 경험을 사진과 이야기로 나누어 주셨습니다. 달팽이텃밭은 농사지으며 ‘새롭게 가족을 만드는 실험’을 하고 있는 세 명의 여자농부가 함께 만들어가는 농장이라고 합니다.

귀농 이후 여러 농부들을 만나며 토종씨앗, 생명역동농법, 퍼머컬쳐 등 다양한 공부를 이어오셨고, 그런 관계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지속해나갈 수 있는 힘이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초기부터 이어온 양봉과 블루베리가 농장의 큰 축이지만, 최근 4~5년 동안은 숲밭을 만들고 산나물정원을 가꾸는 일 역시 농장의 중요한 축으로 삼아 밭을 디자인하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산나물 밭을 조성하려 아까시나무를 골라 정리하신 적이 있는데, 그 뒤 오히려 나무 아래 자라던 산나물이 줄고 칡과 가시나무가 번지는 변화를 겪으며 ‘자연에 인위적으로 손을 대었을 때의 영향’을 깊이 생각하게 되셨다고 합니다. 이후에는 다양한 밀원식물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계시다고도 덧붙여 주셨어요. 양봉을 위한 밀원숲을 조성하고 그 아래 산나물밭을 만드는 흐름은 지난달 임업교육에서 배운 내용과도 연결되어 더 귀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래도록 농사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수익구조를 만들고, 노동강도를 조절하며, 기록을 꼭 남기라는 조언도 남겨주셨습니다. 지역에서 스스로 연결고리를 만들고 다양한 농사를 지속해나가는 에너지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되었습니다.


2) 우리 땅에서 자라는 먹거리로 차려지는 슬기로운 밥상: 현강자연애농원 김정순 농부

다음 발표는 이천에서 농사를 짓는 현강자연애농원의 김정순 농부님이었습니다. 2002년 겨울부터 준비해 귀농하셨다는 현강자연애농원의 두 농부님은 마르쉐 초기부터 함께해오신 생산자이기도 합니다.

“우리 땅에서 자라는 먹거리로 언제나 슬기로운 밥상이 차려지기를 꿈꾸며 지속가능한 농사를 짓습니다.”라는 모토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농약을 안 치는 농사’로 시작했지만 유기농과 무농약을 알게 되어 유기농을 이어오셨고, “유기농을 하니 생태계가 살아나더라.”는 말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3천 평 공간에서 다양한 작물을 돌려 심고, 한약 찌꺼기와 음식물쓰레기 등을 2년 이상 부숙해 퇴비로 만들어 밭에 사용하신다고 합니다. 300평 정도는 휴경하며 관리하신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셨습니다.

최근에는 벌새의 숲 프로그램을 통해 블루베리 나무를 심고, 당귀와 오가피 순도 심었으며 복분자 숲을 조성하는 중이라고 하셨습니다. 앵두, 토종매실, 사과, 대추, 복분자, 블루베리 같은 다년생 과실류와 함께 둥글레, 머위, 원추리, 방아, 당귀, 삼잎국화, 고사리 등 다양한 나물류도 키우고 계시다고 합니다. 벌새의 숲에서 함께 만들고 있는 다년생 먹거리 숲이 멀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3) 13,000평 농지에서 기후에 맞춰 농사를 조정하기: 구목마을곰씨네 이태영 농부

순천의 이태영 농부님은 과수 위주의 밭농사와 자급용 논농사를 짓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1만3천여 평 농지에서 보통 1/3은 휴경, 1/3은 작물이 자라는 중, 1/3은 수확을 하는 식으로 순환하며 관리하신다고 합니다. 노지뿐 아니라 하우스도 여러 동이 있어, 작물을 어떻게 배치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셨습니다.

한 하우스에는 양파를 심으셨는데, 순천 지역이 늦게까지 더운 편이라 일찍 심으면 양파에 이상한 모양이 많이 생겨 11월 중순쯤 심는다고 하셨습니다. 또 다른 하우스에는 내년 봄 토마토를 심을 예정인데, 점점 여름이 뜨거워져 작년에는 4월에 모종 정식을 했지만 올해는 더 이르게 심을 계획이라고 하셨습니다.

농부님의 경험 나눔을 통해 기후가 변하고 있으며 농사도 그에 맞춰 변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특히 과수는 식재부터 수확까지 몇 년이 걸리기에, 기후와 작물의 기본 특징을 잘 생각해 선택해야 한다는 당부가 오래 남았습니다. 반복되는 폭염 속에서, 앞으로의 농사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요.



4) 여성 청년 농부의 홀로서기: 마콩농장 김수연 농부

마지막 발표는 마르쉐에 ‘도시낙원’이라는 이름으로 출점하다가 ‘마콩농장’으로 홀로서기를 하게 된 김수연 농부님의 이야기였습니다.

농사 경험이 없던 농부님은 구 도시낙원(구 토리농장)의 이성희 농부와 함께 아스파라거스를 키운 것이 첫 농사 경험이었다고 합니다. 2019년 청년창업농으로 선정되어 대출을 받아 1,200평의 논을 구입했고, 밭으로 바꾸어 본인의 농사를 시작하셨습니다. 배수가 좋지 않은 땅은 3년이 지나서야 농사지을 수 있는 상태가 되었고, 2025년에 이르러서야 수익이 안정화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지금은 벌새의 숲 기금으로 농지 한쪽에 틀밭을 조성하고 어수리, 참나물 등을 파종하셨고, 그 근처에 나무도 일부 심어두셨다고 합니다. 산나물을 식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작물의 키나 차지하는 공간은 아직 가늠하기 어렵지만, 새로 심은 나무와 산나물이 농장에 잘 자리잡기를 바란다는 말에 저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습니다. 몇 년 뒤 마콩농장의 모습이 무척 기대됩니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동료들

수많은 농부의 스펙트럼 중 우리는 어디쯤에 있을까요. 다양한 농부의 값진 경험을 나누며,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동료가 있음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주변에 있는 농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걸음 더 걸어나가고, 한 번 더 등을 곧추세웁니다. 지속가능한 농업을 꿈꾸는 모든 동료 농부님에게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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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종합재미농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