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이어진 퇴비클럽은 ‘해야 하는 일’을 실천하는 자리였습니다. 2025년 처음으로 함께한 연두농장의 윤현경 농민의 말처럼, 퇴비클럽은 “시스템이 감당하지 않는 영역에서 개인이 발휘할 수 있는 최대치의 실천”이자, 저항이고 운동이었으니까요.
돌이켜보면 진행자와 참가자 모두 버려지는 음식물 속 자원을 외면하지 않기 위해 다소 비장한 마음으로 퇴비클럽에 참여해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일 끼니를 챙기며 살아가는 우리가 먹거리를 길러주는 사람과 더 가까워져야 한다는 믿음으로 서로에게 기여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실천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실천은 어쩌면 사람으로 태어나 먹고 버리는 일상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일종의 수행 같기도 했습니다. 어렵고 낯선 과정을 감당하며 끊임없이 노력하고 성찰하는 여정이었죠. 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의 도반이자 동지가 되었고, 해냈다는 성취감과 보람 속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2024년 퇴비클럽에서는 전년도보다 두 배에 가까운 1,255L의 퇴비를 순환하는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22kg이 넘는 달걀껍질과 약 24kg의 커피박도 참여 농가로 돌아갔고요. 그러나 퇴비클럽이 종료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퇴비를 전달하는 참여자가 많이 남지 않았다는 점은 숙제로 남았습니다.

취향과 즐거움의 발견, 퇴비클럽
2025년 퇴비클럽은 먹거리에 대한 성찰은 유지하되 조금은 더 즐겁고 가벼운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았습니다. 도 닦는 마음으로 임하기보다 게임 속 퀘스트를 하나씩 해결하듯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퇴비에 익숙해진다면 어떨까요?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퇴비 부스터’와 ‘퇴비 치트키’입니다. 지난 퇴비클럽 참가자들이 가장 어려워했던 건 바로 발효 냄새였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질과 미생물을 혼합한 ‘퇴비부스터’라는 마법의 가루를 소개하고, 퇴비 중간중간에 뿌려 냄새를 부드럽게 다스리는 방법을 공유했어요. 또 만감류 껍질을 말려 넣으면 레몬향이 나는 비법도 전수했답니다. 이 작은 요령들을 ‘치트키’라 부르며 어려움보다는 향을 조절하는 즐거움을 나누자고 제안했죠.

2025년 6월 퇴비모임을 사진으로 기록한 박혜정 작가는 “퇴비통 열자마자 잔치집 분위기라 너무 재미있었다”고 전했어요.
작은 팁을 게임 아이템처럼 나눠봤을 뿐인데 참가자들은 마치 플레이어처럼 아이템을 조합해 놀라운 장면들을 만들어냈습니다. 퇴비의 향을 디자인하는 ‘조향사’가 생겼는가 하면, 퇴비통을 더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편식을 고쳤다는 사람도 있었어요! 정성스럽게 말린 재료를 층층이 배치하고 마지막엔 꽃잎을 뿌려 마치 케이크처럼 꾸며오는 정성도 보였죠.
치트키와 부스터를 아낌없이 활용한 참가자에게 “그건 반칙이지!” 외치고 곧이어 “다음엔 나도 더 예쁘고 향기로운 퇴비를 만들어야지!” 하며 경쟁 아닌 경쟁을 벌이던 순간들. 이전의 퇴비클럽이 함께 수행하는 공동체였다면 올해는 ‘친구’ 같은 관계였습니다. 먹거리와 퇴비에 대한 취향 이야기를 밤새 나눌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친구 말이에요.
퇴비클럽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두 번의 트립도 다녀왔습니다. 첫번째 트립으로 5월에 도봉구 자원순환센터를 방문했는데요. 도봉구 자원순환센터에서는 매일 약 80톤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합니다. 물기를 제거하고 말린 뒤 분쇄하는 과정을 거쳐, 대부분은 동물 사료의 원료로 가공됩니다. 사료 재료로 처리된 가루에서는 라면스프같은 향이 났습니다.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고 나면 총 2t의 불순물이 나오는데, 대부분이 비닐이라고 합니다. 곰팡이 피고 불순물이 섞인 음쓰를 고온으로 가공하지만, 이걸 동물들이 먹는다는 사실에 숙연해졌습니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대부분 퇴비가 아닌 동물 사료로 가공된다고 합니다. 퇴비클럽 이후에 퇴비실천을 하지 못하더라도, 동물들을 생각해 불순물 없이 신선한 상태로 음쓰를 버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6월에는 퇴비클럽 참여농가인 매헌생명창고를 방문하기 위해 충청남도 예산으로 떠났습니다. 매헌생명창고는 참기름과 들기름을 가공하고 판매하는 마을 영농조합입니다. 지역에서 깨농사를 함께 짓는 농민들이 공용퇴빗간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요. 매헌생명창고의 엄청나 농민은 퇴비클럽을 위해 전용 퇴빗간을 만들어 우리에게 구경시켜줬어요. 서울에서 예산까지 들고간 퇴비를 직접 퇴빗간에 넣어볼 수 있었습니다. 이날은 공동체에서 다같이 들깨를 파종하는 날이기도 했는데요. 청년부터 노인까지 60명 가까이의 농민들이 다같이 모여 공동체가 들깨를 파종하는 진귀한 구경을 하고, 점심도 함께 나눠 먹었습니다.




퇴비클럽 1,2,3기 참가자와 예비 퇴비클럽 참가자를 자처한 분까지 함께 923 기후정의 행진에 참여했습니다.
9월에는 기후정의행진에 함께해 ‘먹고, 썩히고, 작물을 키우는’ 퇴비클럽의 활동을 ‘EAT ROT GROW’라는 현수막으로 만들어 행진했습니다. 함께 모여 직접 손으로 바느질해 완성한 현수막이었죠. 퇴비클럽이 끝난 뒤에도 여러 만남이 이어졌고, 12월에는 송년회를 열어 퇴비클럽 이후의 퇴비화 실천에 대해 공유했어요. 퇴비통에 샤인머스켓을 많이 넣은 멤버를 놀리며 왜 이렇게 많이 남겼냐고 깔깔 웃던 순간도 좋은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모두가 즐기며 실천한 만큼 참가자는 제일 적었지만 성과는 가장 좋았습니다. 1,845L의 퇴비와 10kg이 넘는 마른 유기질 쓰레기(주로 곡물)와 커피박, 43kg이 넘는 달걀껍질, 신문지와 포장재, 액비 21L를 순환했습니다. 전년도(2024년)에 비해 음식물쓰레기 퇴비양은 47% 증가했고, 달걀껍질, 커피박 등의 마른 쓰레기는 93% 정도 증가했습니다. 1기의 지원님, 예원님, 2기의 현화님이 여전히 함께 해주며 실천하는 동지가 여전히 함께 해주니, 성과도 차곡차곡 쌓일 수 있었나 봐요.
🔁 2025년 퇴비클럽 순환 지수 🔁 퇴비 1,845L 유기질 쓰레기 10kg 달걀껍질 43kg 액비 21L 신문지와 포장재 등 |

2025년은 퇴비클럽 종료 이후에도 참여하는 동지들을 많이 남긴 해였어요. 송년회자리에는 퇴비클럽 담당자 시선이 휴가에도 나와 직접 퇴비를 옮겨줬습니다.
2025년의 퇴비클럽은 기획자에게도 깊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실천과 운동도 함께라면 그리고 즐거움이 있다면 더욱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지요. 2026년에는 또 어떤 멋진 참가자들이 등장해 어떤 에피소드로 퇴비클럽을 채워줄까요?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 참가자 후기
“퇴비클럽에 참여하면서 같은 가치를 바라보는 분들과 선한 의지가 바탕이 된 시간이 힘이 되고 정말 좋았습니다. 퇴비에 대한 지식 전달과 꼼꼼한 코칭이 좋았습니다.”
“액비는 오수라고 생각했는데 쓸모를 알고 귀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유기농 채소가 이렇게 어려움을 많이 딛고 생산되는지 몰랐습니다. 겸허한 마음이 생겼습니다.”
“혼자서 생각만 할때는 막연했는데 같은 마음을 가진 분들과 연결되어 퇴비를 모으고 이야기 나누면서 많이 배울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음식과 쓰레기,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분별이 옅어졌어요. 그리고 어쩌다 잊어서 시들어 버린 야채에 대해 실패한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내가 미처 챙기지 못하면 농가를 통해 순환되어 돌아올 거니까요!”
“가장 좋았던 점은 쓰레기 봉투로 배출하던 쓰레기 양이 절반 이상 줄었다는 거예요. 퇴비통을 열때마다 관찰하는 재미가 생겼고 쓰레기가 아닌 퇴비로 인식되면서 행위 자체가 즐거운 루틴이 되었어요.”
“서로의 퇴비통을 구경하고 그때그때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었던 것도 정말 좋았어요. 날이 더워지면 초파리가 좀 꼬이긴 했지만 저만의 방법을 찾아가며 적응했고 오히려 그 덕분에 매장을 더 청결하게 유지하게 되고 제가 더 부지런해졌어요.”
“퇴비클럽에 참여하기 전에는 ‘음식물 쓰레기’는 그냥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찌꺼기이자, 빠르게 버려야 할 불쾌한 것이었어요. 그저 비닐봉투에 담아 내놓는 과정 정도로만 여겼죠. 그런데 퇴비클럽 활동을 하면서, 이 음식물의 ‘끝’이 단절이 아니라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순환의 일부라는 걸 직접 느끼게 되었어요. 남은 채소껍질, 과일 꼭지, 커피박까지… 퇴비통에 넣고, 며칠 후 그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보며 “이건 쓰레기가 아니라 흙이 될 자원이구나”라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그 후로는 ‘음식물 쓰레기’라는 말 자체를 잘 쓰지 않게 되었고, '이건 퇴비통에 넣어야지!'라고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남은 음식 자투리 하나하나를 바라보는 감정도 달라졌어요. 단순히 ‘버리는’ 게 아니라 ‘돌려보내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저 역시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아니라 흙과 생명을 잇는 한 사람이 된 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익숙함과 편리함 속에서 쓰레기로 여겨지던 음식물 찌꺼기를 더 이상 외면하지 않게 되어 좋았습니다. 올바른 숙성을 거친 음식물 찌꺼기가 이제는 쓰레기가 아니라, 작은 유기물에서부터 크고 작은 생명체들과 사람들에게 필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점이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특히 농민들이 퇴비로 인해 더 건강하고 풍부해질 땅을 기대하며 기뻐하시는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음식물쓰레기장 방문이 너무 좋았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보면서 내가버린 음식물 쓰레기가 이런곳으로 갔고 어떻게 프로세싱되는지 보는게 의미있었습니다. 발효시킬때 설탕이나 미생물을 활용하는 방법과 꾹꾹 눌렀을때 부패를 최대한 방지한다는거, 그리고 최대한 처음에는 신문지나 마른것들을 넣는게 좋고, 또 가능하다면 말려서 넣을수 있는건 말려서 넣는게 좋다는 것, 좋은 팁이였습니다.”
|


다음 퇴비클럽이 기다려지신다고요…? @farmxferm(↗)
퇴비클럽의 새로운 소식을 업데이트합니다. 활동이 궁금하거나 다음 퇴비클럽에 참여하고 싶다면 팔로우해주세요!
〰️
* 글 작성 : 유기농펑크 이아롬 @organicpunk.farm(↗)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이어진 퇴비클럽은 ‘해야 하는 일’을 실천하는 자리였습니다. 2025년 처음으로 함께한 연두농장의 윤현경 농민의 말처럼, 퇴비클럽은 “시스템이 감당하지 않는 영역에서 개인이 발휘할 수 있는 최대치의 실천”이자, 저항이고 운동이었으니까요.
돌이켜보면 진행자와 참가자 모두 버려지는 음식물 속 자원을 외면하지 않기 위해 다소 비장한 마음으로 퇴비클럽에 참여해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일 끼니를 챙기며 살아가는 우리가 먹거리를 길러주는 사람과 더 가까워져야 한다는 믿음으로 서로에게 기여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실천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실천은 어쩌면 사람으로 태어나 먹고 버리는 일상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일종의 수행 같기도 했습니다. 어렵고 낯선 과정을 감당하며 끊임없이 노력하고 성찰하는 여정이었죠. 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의 도반이자 동지가 되었고, 해냈다는 성취감과 보람 속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2024년 퇴비클럽에서는 전년도보다 두 배에 가까운 1,255L의 퇴비를 순환하는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22kg이 넘는 달걀껍질과 약 24kg의 커피박도 참여 농가로 돌아갔고요. 그러나 퇴비클럽이 종료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퇴비를 전달하는 참여자가 많이 남지 않았다는 점은 숙제로 남았습니다.
취향과 즐거움의 발견, 퇴비클럽
2025년 퇴비클럽은 먹거리에 대한 성찰은 유지하되 조금은 더 즐겁고 가벼운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았습니다. 도 닦는 마음으로 임하기보다 게임 속 퀘스트를 하나씩 해결하듯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퇴비에 익숙해진다면 어떨까요?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퇴비 부스터’와 ‘퇴비 치트키’입니다. 지난 퇴비클럽 참가자들이 가장 어려워했던 건 바로 발효 냄새였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질과 미생물을 혼합한 ‘퇴비부스터’라는 마법의 가루를 소개하고, 퇴비 중간중간에 뿌려 냄새를 부드럽게 다스리는 방법을 공유했어요. 또 만감류 껍질을 말려 넣으면 레몬향이 나는 비법도 전수했답니다. 이 작은 요령들을 ‘치트키’라 부르며 어려움보다는 향을 조절하는 즐거움을 나누자고 제안했죠.
2025년 6월 퇴비모임을 사진으로 기록한 박혜정 작가는 “퇴비통 열자마자 잔치집 분위기라 너무 재미있었다”고 전했어요.
작은 팁을 게임 아이템처럼 나눠봤을 뿐인데 참가자들은 마치 플레이어처럼 아이템을 조합해 놀라운 장면들을 만들어냈습니다. 퇴비의 향을 디자인하는 ‘조향사’가 생겼는가 하면, 퇴비통을 더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편식을 고쳤다는 사람도 있었어요! 정성스럽게 말린 재료를 층층이 배치하고 마지막엔 꽃잎을 뿌려 마치 케이크처럼 꾸며오는 정성도 보였죠.
치트키와 부스터를 아낌없이 활용한 참가자에게 “그건 반칙이지!” 외치고 곧이어 “다음엔 나도 더 예쁘고 향기로운 퇴비를 만들어야지!” 하며 경쟁 아닌 경쟁을 벌이던 순간들. 이전의 퇴비클럽이 함께 수행하는 공동체였다면 올해는 ‘친구’ 같은 관계였습니다. 먹거리와 퇴비에 대한 취향 이야기를 밤새 나눌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친구 말이에요.
퇴비클럽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두 번의 트립도 다녀왔습니다. 첫번째 트립으로 5월에 도봉구 자원순환센터를 방문했는데요. 도봉구 자원순환센터에서는 매일 약 80톤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합니다. 물기를 제거하고 말린 뒤 분쇄하는 과정을 거쳐, 대부분은 동물 사료의 원료로 가공됩니다. 사료 재료로 처리된 가루에서는 라면스프같은 향이 났습니다.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고 나면 총 2t의 불순물이 나오는데, 대부분이 비닐이라고 합니다. 곰팡이 피고 불순물이 섞인 음쓰를 고온으로 가공하지만, 이걸 동물들이 먹는다는 사실에 숙연해졌습니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대부분 퇴비가 아닌 동물 사료로 가공된다고 합니다. 퇴비클럽 이후에 퇴비실천을 하지 못하더라도, 동물들을 생각해 불순물 없이 신선한 상태로 음쓰를 버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6월에는 퇴비클럽 참여농가인 매헌생명창고를 방문하기 위해 충청남도 예산으로 떠났습니다. 매헌생명창고는 참기름과 들기름을 가공하고 판매하는 마을 영농조합입니다. 지역에서 깨농사를 함께 짓는 농민들이 공용퇴빗간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요. 매헌생명창고의 엄청나 농민은 퇴비클럽을 위해 전용 퇴빗간을 만들어 우리에게 구경시켜줬어요. 서울에서 예산까지 들고간 퇴비를 직접 퇴빗간에 넣어볼 수 있었습니다. 이날은 공동체에서 다같이 들깨를 파종하는 날이기도 했는데요. 청년부터 노인까지 60명 가까이의 농민들이 다같이 모여 공동체가 들깨를 파종하는 진귀한 구경을 하고, 점심도 함께 나눠 먹었습니다.
퇴비클럽 1,2,3기 참가자와 예비 퇴비클럽 참가자를 자처한 분까지 함께 923 기후정의 행진에 참여했습니다.
9월에는 기후정의행진에 함께해 ‘먹고, 썩히고, 작물을 키우는’ 퇴비클럽의 활동을 ‘EAT ROT GROW’라는 현수막으로 만들어 행진했습니다. 함께 모여 직접 손으로 바느질해 완성한 현수막이었죠. 퇴비클럽이 끝난 뒤에도 여러 만남이 이어졌고, 12월에는 송년회를 열어 퇴비클럽 이후의 퇴비화 실천에 대해 공유했어요. 퇴비통에 샤인머스켓을 많이 넣은 멤버를 놀리며 왜 이렇게 많이 남겼냐고 깔깔 웃던 순간도 좋은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모두가 즐기며 실천한 만큼 참가자는 제일 적었지만 성과는 가장 좋았습니다. 1,845L의 퇴비와 10kg이 넘는 마른 유기질 쓰레기(주로 곡물)와 커피박, 43kg이 넘는 달걀껍질, 신문지와 포장재, 액비 21L를 순환했습니다. 전년도(2024년)에 비해 음식물쓰레기 퇴비양은 47% 증가했고, 달걀껍질, 커피박 등의 마른 쓰레기는 93% 정도 증가했습니다. 1기의 지원님, 예원님, 2기의 현화님이 여전히 함께 해주며 실천하는 동지가 여전히 함께 해주니, 성과도 차곡차곡 쌓일 수 있었나 봐요.
🔁 2025년 퇴비클럽 순환 지수 🔁
퇴비 1,845L
유기질 쓰레기 10kg
달걀껍질 43kg
액비 21L
신문지와 포장재 등
2025년은 퇴비클럽 종료 이후에도 참여하는 동지들을 많이 남긴 해였어요. 송년회자리에는 퇴비클럽 담당자 시선이 휴가에도 나와 직접 퇴비를 옮겨줬습니다.
2025년의 퇴비클럽은 기획자에게도 깊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실천과 운동도 함께라면 그리고 즐거움이 있다면 더욱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지요. 2026년에는 또 어떤 멋진 참가자들이 등장해 어떤 에피소드로 퇴비클럽을 채워줄까요?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 참가자 후기
“퇴비클럽에 참여하면서 같은 가치를 바라보는 분들과 선한 의지가 바탕이 된 시간이 힘이 되고 정말 좋았습니다.
퇴비에 대한 지식 전달과 꼼꼼한 코칭이 좋았습니다.”
“액비는 오수라고 생각했는데 쓸모를 알고 귀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유기농 채소가 이렇게 어려움을 많이 딛고 생산되는지 몰랐습니다. 겸허한 마음이 생겼습니다.”
“혼자서 생각만 할때는 막연했는데 같은 마음을 가진 분들과 연결되어 퇴비를 모으고
이야기 나누면서 많이 배울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음식과 쓰레기,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분별이 옅어졌어요.
그리고 어쩌다 잊어서 시들어 버린 야채에 대해 실패한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내가 미처 챙기지 못하면 농가를 통해 순환되어 돌아올 거니까요!”
“가장 좋았던 점은 쓰레기 봉투로 배출하던 쓰레기 양이 절반 이상 줄었다는 거예요.
퇴비통을 열때마다 관찰하는 재미가 생겼고 쓰레기가 아닌 퇴비로 인식되면서 행위 자체가 즐거운 루틴이 되었어요.”
“서로의 퇴비통을 구경하고 그때그때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었던 것도 정말 좋았어요.
날이 더워지면 초파리가 좀 꼬이긴 했지만 저만의 방법을 찾아가며 적응했고
오히려 그 덕분에 매장을 더 청결하게 유지하게 되고 제가 더 부지런해졌어요.”
“퇴비클럽에 참여하기 전에는 ‘음식물 쓰레기’는 그냥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찌꺼기이자, 빠르게 버려야 할 불쾌한 것이었어요.
그저 비닐봉투에 담아 내놓는 과정 정도로만 여겼죠.
그런데 퇴비클럽 활동을 하면서, 이 음식물의 ‘끝’이 단절이 아니라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순환의 일부라는 걸 직접 느끼게 되었어요.
남은 채소껍질, 과일 꼭지, 커피박까지… 퇴비통에 넣고, 며칠 후 그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보며
“이건 쓰레기가 아니라 흙이 될 자원이구나”라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그 후로는 ‘음식물 쓰레기’라는 말 자체를 잘 쓰지 않게 되었고,
'이건 퇴비통에 넣어야지!'라고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남은 음식 자투리 하나하나를 바라보는 감정도 달라졌어요.
단순히 ‘버리는’ 게 아니라 ‘돌려보내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저 역시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아니라 흙과 생명을 잇는 한 사람이 된 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익숙함과 편리함 속에서 쓰레기로 여겨지던 음식물 찌꺼기를 더 이상 외면하지 않게 되어 좋았습니다.
올바른 숙성을 거친 음식물 찌꺼기가 이제는 쓰레기가 아니라,
작은 유기물에서부터 크고 작은 생명체들과 사람들에게 필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점이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특히 농민들이 퇴비로 인해 더 건강하고 풍부해질 땅을 기대하며 기뻐하시는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음식물쓰레기장 방문이 너무 좋았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보면서 내가버린 음식물 쓰레기가 이런곳으로 갔고 어떻게 프로세싱되는지 보는게 의미있었습니다.
발효시킬때 설탕이나 미생물을 활용하는 방법과 꾹꾹 눌렀을때 부패를 최대한 방지한다는거,
그리고 최대한 처음에는 신문지나 마른것들을 넣는게 좋고, 또 가능하다면 말려서 넣을수 있는건 말려서 넣는게 좋다는 것, 좋은 팁이였습니다.”
다음 퇴비클럽이 기다려지신다고요…? @farmxferm(↗)
퇴비클럽의 새로운 소식을 업데이트합니다. 활동이 궁금하거나 다음 퇴비클럽에 참여하고 싶다면 팔로우해주세요!
〰️
* 글 작성 : 유기농펑크 이아롬 @organicpunk.fa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