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쉐 x 벗밭 <퇴근 후 마르쉐>
농부시장 마르쉐는 시장이 아닌 다양한 장소에서 '기꺼이, 가까이' 시민을 만나고자, 2024년 지속가능한 식문화 커뮤니티를 만드는 벗밭과 함께 <퇴근 후 마르쉐> 프로그램 기획하였습니다. 나의 일상에 제철 이야기를 들여놓고 싶었지만, 낮 시간 마르쉐 시장에 갈 수 없어서 혹은 채소를 어떻게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사이 제철을 흘려보낸 분들을 만나러 갑니다.
여름은 실로 많은 작물이 풍성하게 자라는 시기인 것 같아요. 이번 퇴근후마르쉐 여름 식구와 여름을 더욱 진하게 느끼면서, 여름을 더 좋아하게 되었어요.
<퇴근 후 마르쉐>는 세 번의 식사 모임과 한 번의 농가행까지 총 네 번 모여요. 식사 모임에선 마르쉐 농부님들이 그날 아침에 가져오신 신선한 제철 식재료 꾸러미를 나누고 가장 간편하면서 제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식사를 함께 나누어요. 밭으로 떠나는 농가행은 꾸러미 뒤의 이야기와 관계를 만나는 여행이에요.
이번 여름 식구는 햇볕의 기운을 머금은 여름 채소들을 나누는 시간이었어요. 지난번처럼 제철을 가장 다양하게 담는 “계절” 꾸러미, 일상적으로 쓰이는 두부와 같은 “생활” 꾸러미, 그리고 나 혼자서는 시도해 보지 않았을 새로운 작물인 “어디 한 번” 꾸러미로 구성했어요.
첫 번째 모임
첫 모임의 요리는 토마토비빔밥, 초록잎샐러드, 공심채완두콩볶음이었어요. 봄에는 초록빛이 가득했다면, 여름엔 알록달록한 콩, 오색감자, 토마토, 옥수수 등 종류도 색도 다양하죠.


이번 꾸러미의 ‘어디 한 번’은 노루궁뎅이 버섯과 고추냉이잎이었어요. 완두콩볶음은 토마토와 함께 볶으면 한층 맛이 풍성해지고, 노루궁뎅이버섯은 손으로 찢어서 기름장에만 살짝 찍어 먹어도 충분히 맛있어요. 고추냉이잎은 향긋해서 장아찌로 하면 여름을 오래 즐길 수 있어요.


두 번째 모임 :: 농가행
이번 여름엔 장마와 폭염이 찾아오기 전, 고양 찬우물 농장으로 농가행을 다녀왔어요. 작물이 잘 자라는 만큼, 풀도 눈을 돌렸다 하면 무성해지는 계절이기도 해요. 마르쉐의 농부님들은 제초제를 쓰지 않기 때문에 풀을 살짝 눌러주거나 베어내 땅을 덮어주는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 분들이 많아요. 날씨가 덥고 비가 오면 어쩌지 하는 걱정과 달리 적당히 흐려 밭일을 하기엔 아주 적당한 날씨였어요.




자기소개를 마치고 농장을 한 바퀴 둘러보았어요. 목이 구부러진 모양이라 이름이 붙여진 크로넥쥬키니, 색이 빨간 홍영 감자, 노랑 당근 등 하나씩 소개해 주시는 농부님의 이야기에 다들 빠져들었어요. 당근을 하나씩 뽑아 향을 느껴보면서 흙과 가까워지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오늘의 일은 호박과 토란밭의 풀을 매는 것이었어요. 사람이 많으니 조금 서툴러도 금방 정리할 수 있었어요. 호박이 다치지 않게 조심하면서 풀을 정리했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라는 마음에 열심히 참여했는데, 오히려 저희에게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평소에는 알기 어려운 호박을 수확하기 전 어떤 손길이 필요한지, 농사 과정을 조금이나마 가늠해 볼 수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만개한 꽃들로 나만의 작은 꽃다발을 만든 뒤 각자 준비한 식사를 나누었어요. 하나둘 모이니 풍성한 식탁이 되었는데, 여기에 농부님의 오색 감자까지 더해지니! 다시 생각해도 군침이 도네요.




세 번째 모임 :: 시원한 국수
세 번째 모임의 메뉴는 한여름에 잘 어울리는 콩국수와 들기름비빔국수였어요! 고소한 콩물과 오색국수가 만나니 눈도 입도 즐거웠어요.



꾸러미에는 가지, 오이, 미니 밤호박, 샐러드 채소, 통마늘, 바질 등이 있었어요. ‘어디 한 번’ 친구로는 코끼리마늘꽃, 토종두메부추, 채심이 있었죠. 마늘꽃도 먹을 수 있답니다! 꽃을 씹을수록 마늘의 알싸한 향이 부드럽게 퍼지는 게 인상적이에요. 이번 채심도 인기만점이었고요!


마지막 모임은 서교시장이 열리지 않는 날이었어요. 그래서 벗밭이 직접! 찬우물 농장에 꾸러미를 받으러 갔어요. 하늘이 화창하니 예쁜 날이었죠. 이른 아침 농부님이 미리 수확해두신 옥수수를 보니 너무 맛있어 보여서 그 자리에서 추가로 구매하기도 했어요.
오늘의 꾸러미는 감자, 가지, 토마토, 대파, 양파, 당근, 청양고추, 공심채, 옥수수, 초당옥수수와 찰옥수수! 모아두고 보니 여름 그 자체인 듯해요. 기온이 더 높아지면서 한국에서도 잘 자라게 된 작물 중 하나가 ‘공심채’라고 해요. 더울수록, 물이 많을수록 잘 자라기 때문이죠. 공심채가 무럭무럭 자라는 것을 보면 날씨의 변화를 체감하게 돼요.



마지막 모임의 요리는 주먹밥과 오크라공심채볶음! 그리고 감자와 차즈키소스였어요. 각자만의 방법으로 주먹밥을 만들고, 채소를 볶아내면 끝! 아주 간단하고 특별하지 않아 보이는 메뉴지만, 함께 불 앞에 서서 요리하고, 식탁에 둘러앉아 삼삼오오 얘기 나누며 만들다 보면 왠지 더 맛있고 특별해지는 것 같아요. 물론 혼자서 세 가지 요리를 한 번에 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같이 하면 더 쉽고 즐거워지는 것도 같고요. 햇살님이 소개해 주신 오이와 딜을 넣은 샐러드소스는 감자와 아주 찰떡이었어요.




이렇게 마지막 모임까지 풍성하게 든든히 잘 먹었답니다. 약 두 달간의 여름을 함께 보내고 나니, 여름의 기억이 더욱 선명해졌어요. 느슨하지만 또 가까운 여름의 식구들이 벌써 그리운듯해요.


무엇보다도 여름의 식탁을 가득 채워주신 마르쉐 농부님들께도 진심을 모아 감사드려요. 날씨도 덥고 비도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이어지는 장마에 매년 여름은 농부들에게 더 힘들고 고민되는 시간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럼에도 그 안에서 자연과 호흡을 맞추며 정성으로 키우는 농부님들이 계시기에 이 모임도 만들어질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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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 번도 누군가와 식사하지 않고 거의 혼자 먹는 것 같아요. 고기를 안 먹으니 도시락을 싸가서 따로 먹고요.
같이 먹는 게 훨씬 맛있다고 한 이야기처럼 여기서는 정말 맛있고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재밌게 얘기하고 가져간 채소들도 더 예쁘고 귀엽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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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처음에 건강식을 늘리고 싶어서 참여했어요.
모임을 통해 제철 채소를 통해서 계절을 느낄 수도 있었지만
음식을 통해서 저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좀 알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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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짓는 즐거움을 조금 알게 된 것 같고요.
전엔 시장에 가면 아는 이름의 채소들을 다 샀었던 것 같은데 시에서도 이름을 불러줘야 꽃이 되는 것처럼
마르쉐와 벗밭 덕분에 이름을 알게 되는, 나한테 그래서 꽃이 된 애들을 좀 많이 알게 되었어요.
참여한 식구들의 소감으로 이번 여름편을 마무리할게요. 폭우와 폭염 피해가 심해지는 날씨를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제철에, 자연스럽게 길러진 것들을 먹고 나누는 것이에요. 이번 여름 여러분도 무탈하시길 바라며, 가을에 만나요!
공간 지원 | 우양재단, 찬우물농장
사진 및 영상 | 벗밭
마르쉐 x 벗밭 <퇴근 후 마르쉐>
농부시장 마르쉐는 시장이 아닌 다양한 장소에서 '기꺼이, 가까이' 시민을 만나고자, 2024년 지속가능한 식문화 커뮤니티를 만드는 벗밭과 함께 <퇴근 후 마르쉐> 프로그램 기획하였습니다. 나의 일상에 제철 이야기를 들여놓고 싶었지만, 낮 시간 마르쉐 시장에 갈 수 없어서 혹은 채소를 어떻게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사이 제철을 흘려보낸 분들을 만나러 갑니다.
여름은 실로 많은 작물이 풍성하게 자라는 시기인 것 같아요. 이번 퇴근후마르쉐 여름 식구와 여름을 더욱 진하게 느끼면서, 여름을 더 좋아하게 되었어요.
<퇴근 후 마르쉐>는 세 번의 식사 모임과 한 번의 농가행까지 총 네 번 모여요. 식사 모임에선 마르쉐 농부님들이 그날 아침에 가져오신 신선한 제철 식재료 꾸러미를 나누고 가장 간편하면서 제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식사를 함께 나누어요. 밭으로 떠나는 농가행은 꾸러미 뒤의 이야기와 관계를 만나는 여행이에요.
이번 여름 식구는 햇볕의 기운을 머금은 여름 채소들을 나누는 시간이었어요. 지난번처럼 제철을 가장 다양하게 담는 “계절” 꾸러미, 일상적으로 쓰이는 두부와 같은 “생활” 꾸러미, 그리고 나 혼자서는 시도해 보지 않았을 새로운 작물인 “어디 한 번” 꾸러미로 구성했어요.
첫 번째 모임
첫 모임의 요리는 토마토비빔밥, 초록잎샐러드, 공심채완두콩볶음이었어요. 봄에는 초록빛이 가득했다면, 여름엔 알록달록한 콩, 오색감자, 토마토, 옥수수 등 종류도 색도 다양하죠.
이번 꾸러미의 ‘어디 한 번’은 노루궁뎅이 버섯과 고추냉이잎이었어요. 완두콩볶음은 토마토와 함께 볶으면 한층 맛이 풍성해지고, 노루궁뎅이버섯은 손으로 찢어서 기름장에만 살짝 찍어 먹어도 충분히 맛있어요. 고추냉이잎은 향긋해서 장아찌로 하면 여름을 오래 즐길 수 있어요.
두 번째 모임 :: 농가행
이번 여름엔 장마와 폭염이 찾아오기 전, 고양 찬우물 농장으로 농가행을 다녀왔어요. 작물이 잘 자라는 만큼, 풀도 눈을 돌렸다 하면 무성해지는 계절이기도 해요. 마르쉐의 농부님들은 제초제를 쓰지 않기 때문에 풀을 살짝 눌러주거나 베어내 땅을 덮어주는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 분들이 많아요. 날씨가 덥고 비가 오면 어쩌지 하는 걱정과 달리 적당히 흐려 밭일을 하기엔 아주 적당한 날씨였어요.
자기소개를 마치고 농장을 한 바퀴 둘러보았어요. 목이 구부러진 모양이라 이름이 붙여진 크로넥쥬키니, 색이 빨간 홍영 감자, 노랑 당근 등 하나씩 소개해 주시는 농부님의 이야기에 다들 빠져들었어요. 당근을 하나씩 뽑아 향을 느껴보면서 흙과 가까워지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오늘의 일은 호박과 토란밭의 풀을 매는 것이었어요. 사람이 많으니 조금 서툴러도 금방 정리할 수 있었어요. 호박이 다치지 않게 조심하면서 풀을 정리했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라는 마음에 열심히 참여했는데, 오히려 저희에게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평소에는 알기 어려운 호박을 수확하기 전 어떤 손길이 필요한지, 농사 과정을 조금이나마 가늠해 볼 수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만개한 꽃들로 나만의 작은 꽃다발을 만든 뒤 각자 준비한 식사를 나누었어요. 하나둘 모이니 풍성한 식탁이 되었는데, 여기에 농부님의 오색 감자까지 더해지니! 다시 생각해도 군침이 도네요.
세 번째 모임 :: 시원한 국수
세 번째 모임의 메뉴는 한여름에 잘 어울리는 콩국수와 들기름비빔국수였어요! 고소한 콩물과 오색국수가 만나니 눈도 입도 즐거웠어요.
꾸러미에는 가지, 오이, 미니 밤호박, 샐러드 채소, 통마늘, 바질 등이 있었어요. ‘어디 한 번’ 친구로는 코끼리마늘꽃, 토종두메부추, 채심이 있었죠. 마늘꽃도 먹을 수 있답니다! 꽃을 씹을수록 마늘의 알싸한 향이 부드럽게 퍼지는 게 인상적이에요. 이번 채심도 인기만점이었고요!
마지막 모임은 서교시장이 열리지 않는 날이었어요. 그래서 벗밭이 직접! 찬우물 농장에 꾸러미를 받으러 갔어요. 하늘이 화창하니 예쁜 날이었죠. 이른 아침 농부님이 미리 수확해두신 옥수수를 보니 너무 맛있어 보여서 그 자리에서 추가로 구매하기도 했어요.
오늘의 꾸러미는 감자, 가지, 토마토, 대파, 양파, 당근, 청양고추, 공심채, 옥수수, 초당옥수수와 찰옥수수! 모아두고 보니 여름 그 자체인 듯해요. 기온이 더 높아지면서 한국에서도 잘 자라게 된 작물 중 하나가 ‘공심채’라고 해요. 더울수록, 물이 많을수록 잘 자라기 때문이죠. 공심채가 무럭무럭 자라는 것을 보면 날씨의 변화를 체감하게 돼요.
마지막 모임의 요리는 주먹밥과 오크라공심채볶음! 그리고 감자와 차즈키소스였어요. 각자만의 방법으로 주먹밥을 만들고, 채소를 볶아내면 끝! 아주 간단하고 특별하지 않아 보이는 메뉴지만, 함께 불 앞에 서서 요리하고, 식탁에 둘러앉아 삼삼오오 얘기 나누며 만들다 보면 왠지 더 맛있고 특별해지는 것 같아요. 물론 혼자서 세 가지 요리를 한 번에 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같이 하면 더 쉽고 즐거워지는 것도 같고요. 햇살님이 소개해 주신 오이와 딜을 넣은 샐러드소스는 감자와 아주 찰떡이었어요.
이렇게 마지막 모임까지 풍성하게 든든히 잘 먹었답니다. 약 두 달간의 여름을 함께 보내고 나니, 여름의 기억이 더욱 선명해졌어요. 느슨하지만 또 가까운 여름의 식구들이 벌써 그리운듯해요.
무엇보다도 여름의 식탁을 가득 채워주신 마르쉐 농부님들께도 진심을 모아 감사드려요. 날씨도 덥고 비도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이어지는 장마에 매년 여름은 농부들에게 더 힘들고 고민되는 시간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럼에도 그 안에서 자연과 호흡을 맞추며 정성으로 키우는 농부님들이 계시기에 이 모임도 만들어질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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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 번도 누군가와 식사하지 않고 거의 혼자 먹는 것 같아요. 고기를 안 먹으니 도시락을 싸가서 따로 먹고요.
같이 먹는 게 훨씬 맛있다고 한 이야기처럼 여기서는 정말 맛있고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재밌게 얘기하고 가져간 채소들도 더 예쁘고 귀엽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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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처음에 건강식을 늘리고 싶어서 참여했어요.
모임을 통해 제철 채소를 통해서 계절을 느낄 수도 있었지만
음식을 통해서 저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좀 알게 된 것 같아요.
💬
밥을 짓는 즐거움을 조금 알게 된 것 같고요.
전엔 시장에 가면 아는 이름의 채소들을 다 샀었던 것 같은데 시에서도 이름을 불러줘야 꽃이 되는 것처럼
마르쉐와 벗밭 덕분에 이름을 알게 되는, 나한테 그래서 꽃이 된 애들을 좀 많이 알게 되었어요.
참여한 식구들의 소감으로 이번 여름편을 마무리할게요. 폭우와 폭염 피해가 심해지는 날씨를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제철에, 자연스럽게 길러진 것들을 먹고 나누는 것이에요. 이번 여름 여러분도 무탈하시길 바라며, 가을에 만나요!
공간 지원 | 우양재단, 찬우물농장
사진 및 영상 | 벗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