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농부[2025년 2월] 2025 지구농부포럼


2020년 긴 장마 속에서 농부들이 모여 대화를 나눈 자리에서 시작된 지구농부포럼.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25년, 이번 포럼은 “땅으로부터 사람까지, 연결을 만드는 지구농사”라는 주제로 열렸습니다. 

포럼이 열렸던 2월 22일은 우수(雨水)가 지나고 모종을 내는 시기였는데요, 갑자기 찾아온 한파 때문에 농부님들의 마음과 손길이 더욱 분주해지던 때였지만, 120여 명의 농부님들이 함께 참여해주었습니다. 특히 이번 지구농부포럼은 우리 지구농부들 스스로의 이야기를 직접 나눠보자는 취지로 농부시장 마르쉐의 지구농부 4팀이 발표자로 나섰습니다. 

포럼 준비는 1월 논산의 꽃비원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지구농부들이 모여 하룻밤을 보내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우리의 이야기가 하나의 방향을 향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농부들마다 각자의 스타일이 있겠지만, 농부시장 마르쉐와 만나 연결되면서 더욱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농사를 짓게 됐다는 것을요. 기후위기 속에 나날이 농사는 힘들어지고 있지만, 지구농부포럼에서 기꺼이 나눈 이야기와 박수 속에 '서로 다독이며 함께 가자'라는 마음이 담겨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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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시장 마르쉐의 지구농부프로젝트는 1%를 지구를 위해 사용하는 파타고니아와 함께 합니다. 이날 포럼에는 파타고니아 환경팀의 김광현 부장님이 참석했는데요, "자본과 AI 기술로 기후위기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따고 믿는 첨단의 시대이지만, 흙을 돌보고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지구농부로부터 더욱 많이 배우고 있다"며 앞으로도 파타고니아가 지구농부들과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세션1 ] 농부, 먹거리 숲으로 나아가다
🍐 지구농부 발표① 자급을 넘어 자립으로, 꽃비원이 꿈꾸는 과수정원 _정광하 농부(꽃비원)


꽃비원은 충남 논산에서 정광하·오남도 농부가 가꾸고 있는 농장입니다.

2009년, 유통회사에 취업해 미국에서 생활하던 두 사람은 대형마트의 대량 판매와 쓰레기 문제를 보며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대신 동네 파머스마켓(Farmers Market)을 이용했고, 어느 날 “No Farm No Food(농장이 없다면 먹거리도 없다)”라는 트럭의 문구를 보고 농부와 소비자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대형 유통망에서는 건강한 먹거리를 스스로 선택할 수 없다는 결론에 닿았고, 이들은 파머스마켓을 더 자주 찾으며 직접 채소를 가꾸기도 했습니다. 결국 그 선택은 귀촌과 귀농으로 이어졌습니다.


💬

“우리는 처음 2,000평의 버려진 농지에 나무를 심었습니다.
그 땅이 우리 가족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동시에 공동체와 연결되기를 바랐습니다.”

(정광하·오남도 농부)



🌱 농부시장 마르쉐와의 만남

2012년, 농사 기반이 없던 땅을 정비하고 물탱크를 설치하며 꽃비원은 본격적으로 과수농장의 기초를 다졌습니다. 하지만 어린 사과·배 나무는 아직 열매를 맺지 못해, 2013년까지 주요 생산품은 채소·허브·옥수수·감자 등이었습니다. 같은 해 가을, 꽃비원은 처음으로 농부시장 마르쉐에 출점했습니다. 대형마트나 농협 유통망은 일정 규모의 농사를 짓지 않으면 참여가 어렵습니다. 반면, 마르쉐는 소규모 농부도, 청년 농부도 설 수 있는 무대였습니다. 이 작은 진입로는 꽃비원에게 큰 기회가 되었습니다.

꽃비원에게 농사는 곧 관계였습니다. 소비자와의 만남은 단순한 판매가 아니라 배움이 되었고, 특히 요리에 관심 있는 소비자와 요리사들은 농장의 품목과 규모를 조율하는 기준이 되어 주었습니다. 3년이 지나자 과수들이 열매를 맺기 시작했고, 꽃비원은 신고배 일색이던 시장에 광성·감천 같은 희소 품종을 내놓았습니다.


💬

“만약 우리가 대형 유통망에 납품했다면,
지금처럼 농장의 모습이 사람과 관계에 따라 바뀌진 않았을 겁니다.”



🌧️ 기후와 토양, 그리고 마르쉐를 통한 관계의 확장

꽃비원의 땅은 황토 점질토라 배수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여름 장마와 가뭄이 극단적으로 반복되면서, 토양 유기물 관리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꽃비원은 농부시장 네트워크와 더욱 긴밀히 연결되었습니다. 유기농펑크와는 음식물 부산물·파쇄목을 활용한 퇴비를 만들었고, 곡물집과는 지역 순환 자원을 함께 고민했습니다. 농사펀드와 틀밭 설치를 통해 흙을 지켜내며 조금씩 땅을 바꾸어 갔습니다. 농장의 밭은 단순한 생산지가 아니라, 관계망의 한 축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 세 구역으로 나눈 농장

시간이 흐르며 농장의 구역도 명확히 나뉘었습니다.


🥬 자급 구역 : 일상적인 채소를 재배하는 곳
🍐 생산 구역 : 배를 중심으로 주요 과수를 키우는 곳
🌿 채집 구역 : 두릅·오가피 등 계절마다 채집할 수 있는 작물이 있는 곳


풀 관리는 풀을 단순히 제거하지 않고 씨앗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눕혀서 멀칭으로 활용합니다. 농부와 풀과 땅이 더욱 조화를 이루는 방식입니다. 꽃비원은 긴 재배 기간과 병충해 관리가 어려운 사과는 점점 줄이고 있습니다. 대신 관리가 수월하고 저장성이 좋은 배를 중심으로 밤·호두를 늘리고 있습니다. 여름철에는 공심채 같은 고온 적응 작물, 짧은 주기로 수확할 수 있는 소과류·베리류가 농장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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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급을 넘어 자립으로

경제적 자립은 정광하·오남도 농부에게 언제나 고민이었습니다. ‘평당 1만 원’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계산해보니, 2천 평에서 연 2천만 원을 벌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따라왔습니다. 현실적으로는 1차 생산만으로는 부족했기에, 작은 식당을 운영하며 피자와 파스타를 만들고, 요리 워크숍과 팝업 마켓을 열고, 지금은 농가 민박까지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꽃비원은 단순한 생산의 공간을 넘어, 사람들을 초대하고 관계를 이어가는 장이 되었습니다.


💬

“자립은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닙니다.
규모·생산·관계의 균형을 지키는 일입니다.”


채소를 심으며 으며 꾸려간 과수정원은, 시간이 지나며 "다품종 소량 생산 → 꾸러미 → 농가민박 → 로컬식당"으로 확장되었습니다. 꽃비원의 지난 10년은 결국 관계가 농장을 바꿔온 시간이었습니다. 소비자와의 만남이 농장의 품목을 결정했고, 시장의 변화가 사업의 방향을 이끌었습니다. 앞으로도 정광하·오남도 농부는 적정 규모, 적정 생산, 적정 관계라는 원칙을 지키면서 기후와 함께 적응해 나가려 합니다. 배와 밤과 호두, 그리고 다양한 다년생 작물들이 무성하게 자라는 과수정원. 그것이 꽃비원이 꿈꾸는 다음 10년입니다.




[세션1 ] 농부, 먹거리 숲으로 나아가다
🐔 지구농부 발표②  닭과 함께 일군 먹거리 숲 _황진옥·유봉호 농부(파파팜&밀마운트)


2013년 봄, 황진옥 농부는 서울에서 외식업에 종사하며 건강한 식재료를 고민하다가 결국 귀농을 결심했습니다. 부모님이 농사를 짓고 있던 가평으로 내려와 소득이 안정적인 유정란 생산을 시작한 것이 파파팜&밀마운트의 첫걸음이었습니다. 그는 충북 보은에서 양계 교육을 받은 뒤 닭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3년만 배우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야지”라고 했던 계획은 어느새 10년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지금은 황진옥·유봉호 부부가 함께 닭과 채소, 과수를 돌보며 순환 농업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 닭과 함께 짓는 순환 농업

농장은 가평의 한 언덕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노을이 가장 아름답게 내려앉는 곳, 그 꼭대기에 닭장이 있습니다. 뒤로는 3만 평 숲이 이어져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길을 제공합니다. 

닭들은 하루에 잠시 과수원에 방목됩니다. 흙목욕을 하고 벌레를 잡아먹지만, 맹금류의 위협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은 방조망과 골프망으로 둘러싼 놀이터에서 보냅니다. 닭은 농부에게 달걀과 계분(퇴비)을 주고, 농부는 이를 다시 밭과 과수에 돌려줍니다. 이렇게 닭, 밭, 과수, 먹거리 가공품이 하나의 순환 고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두 농부는 닭이 남긴 배설물을 퇴비로 다시 탄생시킵니다. 밥·부엽토·미강·깻묵·미생물을 섞고 물을 주며 2주 간격으로 5번 뒤집어 발효를 시킵니다. 완성된 퇴비는 밭과 과수원에 뿌립니다. 작물은 다시 건강하게 자라납니다. 밭에서 나온 채소, 풀과 같은 부산물이나 벌레들은 다시 닭이 먹습니다. 순환 구조 안에서 “남는 것은 없다”는 것이 파파팜의 원칙입니다.

닭에서 시작된 농사의 한편에는 맛있는 먹거리로 마무리되는 순환도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자란 달걀은 크기가 들쭉날쭉합니다. 박스에 들어가지 않는 큰 알은 구운달걀로 만들어 판매하거나 나누고, 얇은 난각이나 중량 미달 달걀은 가공용으로 활용합니다. 이 달걀로 만든 것이 농부시장 마르쉐에 가공품으로 가져나오는 레몬 커드, 어니언 스프레드, 에그타르트, 머핀 등입니다. "버려지는 달걀은 하나도 없습니다." 


💬

“농사는 땅에서만 자라는 것이 아닙니다.
닭과 채소, 그리고 소비자와의 관계 속에서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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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사에 기술을 접목하다

귀농 전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던 유봉호 농부는 파파팜&밀마운트의 하드웨어를 세웠습니다. 귀농 후 포크레인 자격증을 따서 칡과 잡목으로 우거진 땅을 정리했고, 농장의 심장 역할을 하는 집과 채소하우스와 육묘장 하우스를 직접 지었습니다. 맛있는 디저트를 생산하는 달걀 가공실도 직접 설계하고 지었습니다. 

유봉호 농부의 기술력은 실로 대단합니다. 무거운 무게를 버티기 위해 수학과 물리학을 동원한 설계를 하고, 온습도를 관리하며 병아리를 직접 부화시키기도 하고, 사람의 손이 일일이 미치지 않는 농장을 더 잘 관리하기 위해 설계 때부터 자동화를 고려해 IT기술을 접목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언제나 황진옥·유봉호 농부는 "닭이 농사의 동업자고, 흙이 농사의 스승"이라고 말합니다.


💬

“포크레인과 망치, 그리고 조금의 IT 지식으로 농장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스승은 흙입니다.”


🍑 납작복숭아와 마르쉐

파파팜&밀마운트는 닭과 함께 달걀과 가공품을 생산하는 것에 더해, 건강하게 길러진 흙에서 다양한 채소와 과일도 생산합니다. 아로니아, 꾸지뽕, 애플수박, 블루베리, 보리수, 쿠카멜론, 산두릅, 다양한 호박류, 그리고 최근에는 납작복숭아까지. 농부의 호기심과 도전정신이 아니라면, 생산성과 맛, 소비자의 기호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일반 큰 규모의 농장에서는 잘 시도할 수 없는 작물들입니다. 

지난해에는 납작복숭아를 소량 수확했습니다. 겉은 쩍쩍 갈라지고 울퉁불퉁하지만, 흙과 계분과 미생물이 만든 건강한 땅에서 자라 단맛은 오히려 더 깊습니다. 농부시장 마르쉐에서 이 과일을 맛본 손님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마르쉐가 아니면 이런 과일, 어디서 사 먹어보나요?”

마르쉐는 농부에게는 판매의 길이 되고, 손님에게는 다른 시장에서 얻기 힘든 경험이 됩니다. 사람의 필요와 농부의 필요가 맞닿는 접점, 그것이 바로 마르쉐입니다.


🌳 앞으로의 꿈, 먹거리 숲

파파팜&밀마운트는 앞으로도 작게, 다양하게, 오래 농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동네에 작은 식료품점을 열어 최소 가공품을 상시 판매하고, 과수원 아래에는 산나물 정원을 조성해 먹거리 숲으로 나아가는 것이 파파팜&밀마운트의 꿈입니다. 황진옥·유봉호 농부는 농사와 땅이 탐스러운 과일과 땅과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플러스'라고 말합니다. 


💬

“나무 한 그루는 해마다 배당을 줍니다.
땅을 보살피면, 결국 땅이 과일과 채소로 우리를 보살핍니다.”




[ 세션2 ] 연결, 농부의 스타일을 만들다
🥬 지구농부발표③ 농부와 요리사의 연결, 마켓가드닝 _박정자 농부(자란다팜)


경기도 양평의 “자란다팜”은 박정자·안교성 부부가 운영하는 소규모 다품종 농장입니다. 박정자 농부는 “서로를 변화시키는 마켓 가드닝”을 주제로, 도시 텃밭에서 시작해 전업농으로 이어진 과정을 소개했습니다.


🏙️ 도시에서 시작된 씨앗, 공동체가 만든 밭의 탄생

박정자 농부의 출발점은 도시농부였습니다. 문래동 철공소 지역의 옥상, 홍대 가톨릭청년회관 ‘다리’, 카페 옥상 등 도심 유휴 공간을 공동체 텃밭으로 바꾸며 다양한 시민과 만났습니다.


💬

“도시 텃밭에선 ‘재미’가 중요했습니다.
품종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직접 손을 대며
농사를 즐겁게 경험하게 하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이 때 텃밭에서 수확한 샐러드·허브는 당시 홍대 인근의 식당 ‘수카라’에 납품했습니다. 식당에서 나온 채소 부산물은 다시 밭으로 돌아와 퇴비가 되었습니다. 가까운 거리에서 밭→식당→밭으로 이어지는 순환의 실험이 자연스럽게 진행됐습니다.


🛒 ‘작은 채소 시장' 참여와 농부시장이 키운 감각

도시농부의 실험은 마켓 네트워크로 확장됐습니다. 자란다팜은 '대화하는 농부시장 마르쉐'에는 처음 '프레마르쉐'부터 참여했습니다. 마트에서 균일하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채소만 보던 사람들도 농부시장 마르쉐의 들쑥날쑥 흙이 묻은 채소를 보고 궁금해하고 관심을 가지며 농부들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초기에 농사는 박정자 농부님이 지었지만, 함께 텃밭을 짓던 디자이너와 친구들이 판매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손님이 되어 채소의 맛을 보고 피드백을 주기도 하고, 판매 전략이나 포장 방식등을 고민하기도 하면서요. 빗속에서도 장은 서고, 메뉴는 제철에 맞춰 바뀌었습니다.


💬

“마르쉐는 제철 재료를 몸으로 배우는 시장이었습니다.
농부는 조리 피드백을, 요리사는 재배의 시간표를 이해하게 됩니다.”


수카라 앞에서 열린 ‘작은 채소 가게’는 다른 지역이나 농가에서 길러진 같은 품목을 다양하게 두고 판매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소비자는 토양, 농부, 재배 방식의 차이를 직접 맛으로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작은 채소 가게'는 여러 변화를 거쳐 지금의 '큔7일장'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노지 재배 농가 5팀이 돌아가며 참여하고 있습니다.  


👩‍🍳 농부와 요리사가 함께 자라는 밭, ‘맛있는 때’의 발견

자란다 팜에는 셰프·플로리스트가 정기적으로 드나듭니다. 함께 소풍 프로그램을 만들고, 레시피가 담긴 꾸러미를 기획하며, 수확이 넘칠 때는 소스·절임 가공으로 연결합니다. 셰프와의 대화에서 가장 큰 배움은 ‘맛있는 때를 아는 것’이었습니다. 이 간명한 기준은 산딸기·토마토 등 민감한 작물의 수확 타이밍을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셰프와 함께 자라며 만든 노력은 시장에서 좋은 평판으로 되돌아왔습니다.


💬

“마켓 가드닝은 규모의 경쟁이 아닙니다.
정직한 재배, 제철의 맛, 가까운 순환, 그리고 서로를 변화시키는 관계의 기술입니다.”



🗺️ 양평, 4개의 자란다 밭

2018년, 박정자·안교성 농부는 경기도 양평으로 이주해 총 약 1,000평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밭은 성격이 다른 네 구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① 1번 밭(점질토) – 단단한 흙을 유기물로 풀다
첫 해 호미가 ‘챙챙’ 소리를 낼 만큼 굳은 흙이었습니다. 토양분석 결과 유기물은 절반 수준. 겨울 내내 짚·깻단을 덮고, 봄에 경운해 유기물 지수를 끌어올렸습니다.

② 2번 밭(사질토) – 흙을 ‘채워’ 만든 틀밭
푹 꺼진 유휴지를 매입해 흙을 채웠습니다. 일부는 틀밭으로 조성, 경계 안정·배수를 확보했습니다. 사질토 특성상 봄 가뭄에 취약해 점적·스프링클러 도입을 검토 중입니다.

③ 3번 밭 – 물이 없는 대신, ‘철저한 작부’
용수 사용이 어려워 비닐멀칭+작부 로테이션으로 운영합니다.

10월: 마늘·양파 정식

3월: 감자·양배추 추가

6월: 마늘·양파·감자·양배추 일제 수확

7월: 들깨 파종 → 10월 수확 → 다시 마늘·양파

④ 4번 밭 – 산 그늘과 멧돼지, 그래서 ‘호박 전략’
그늘이 빨리 지는 산자락 밭. 늙은호박류를 밀식하고, 사이사이에 수수를 세워 키를 달리합니다. 장마 이후 급성장하는 풀은 ‘익은 열매만 수확’ 원칙으로 관리 부담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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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우스·육묘·기초 장비, ‘작아도 체계적으로’

비닐하우스 40평 × 2동: 초기엔 운영에 애를 먹었으나, 지금은 모종 하우스와 가지과 작형(고추 7품종, 토마토 13품종)으로 체계를 잡았습니다. 끝물엔 무·잎채소로 이어갑니다. 연작 우려 구간은 바이오차·발효퇴비로 보완합니다.


멀칭재
왕겨·짚·깻단·은행잎 등 지역 잉여자원을 늦가을에 비축해 겨울·봄에 사용합니다.

미생물·난각칼슘
농업기술센터 보급 미생물은 매주 화요일 새벽 연면시비, 난각칼슘은 달걀껍질과 식초로 자가 제조합니다.

장비
관리기·예초기·파쇄기 정도의 소형 기계화로 효율을 높입니다.



🌿 섞어짓기·씨앗받기, 작은 기술의 큰 차이

자란다팜은 한 작물을 몰아 심지 않기를 원칙으로 합니다. 허브·들깨와 채소를 섞어짓기 하면 벌레 피해가 분산됩니다. 씨앗받기는 핵심입니다.


열매류
7·8·9월 달 별 로트로 선발·채종

꼬투리류
완전 건조 후 보관 → 1월 정리

💬

“농부는 결국 신뢰로 기억됩니다.
해마다 밭이 달라지는 것을 이웃이 먼저 알아봅니다.”


자란다팜은 요리사와의 연결을 통해 농사가 '도시 텃밭→로컬 마켓→전업 농장'으로 변화했다고 말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관계가 있습니다. 농부시장에서 나누는 대화는 매해 작부와 품종을 바꾸는 실마리가 됩니다. 노지 고수를 기다리는 단골, 씨앗을 건넨 요리사, 수세미의 ‘몰캉한 때’를 기억하는 요리사들의 피드백은 다음 파종 표에 반영됩니다. 밭둑을 지나던 이웃 어르신은 처음엔 “이 밭에서 뭐가 나오냐”고 고개를 갸웃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냉이·고수를 찾는 단골이 되었습니다.


박정자 농부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덧붙였습니다.


💬

“농사 7년, 한 해도 쉬운 적이 없었습니다.
기후는 변덕스럽고, 실수도 많았지만 농사는 여전히 재미있습니다.”



[ 세션2 ] 연결, 농부의 스타일을 만들다

🌿🧑‍🌾 지구농부 발표④ 땅-사람-먹거리, 도시농사로 이어가기 _안성선 농부(초록손가락)


안성선 농부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텃밭정원 '가치지음'을 공동체농사로 짓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마르쉐 농부 중에서도 가장 작은 축"이라고 소개했지만, 자기 땅 한 평 없이 10년째 농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강한 팀입니다. 도시농업강사 양성과정을 계기로 모인 농부들은 "비닐멀칭 최소화, 제초제와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기"를 기본 원칙으로 사람과 흙, 생명과 시장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 농사 달력은 10월에 시작합니다

텃밭정원 ‘가치지음’은 원래 논이었습니다. 흙을 얹어 밭으로 만들고, 가운데 보리수 한 그루와 원형 허브밭을 놓았습니다. 지하수를 끌어 대형 물통을 분산 배치하고, 필요하면 분수 호스를 연결합니다. 기본은 '조루 물주기'입니다. 가뭄 때만 최소한의 관수를 씁니다.

초록 손가락의 한 해는 10월에 시작합니다. 이때 마늘·양파, 튤립 같은 구근류, 보리·밀을 심습니다. 멀칭은 비닐을 쓰지 않고 왕겨·짚·낙엽으로 합니다. 이듬해 봄, 잎채소를 내고, 초여름엔 열매 채소를 들입니다. 요즘처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에는 공심채·가지·호박처럼 더위에 강한 품종을 섞습니다.

작목 배치는 섞어짓기가 기본입니다. 완두를 가운데, 양쪽에 감자를 심거나, 상추 사이에 당근 씨를 흩어 뿌립니다. 보리 사이엔 생강을 심어 그늘과 수분을 빌렸습니다.


💬

“한 작물만 몰아심지 않습니다.
벌레 피해를 나누고, 땅을 쉬게 합니다.”


무·배추·상추는 매해 품목을 정해 이어받기를 원칙으로 합니다. 토종 쥐꼬리무와 순무는 일부는 겨울에 구덩이를 파서 저장하고, 일부는 봄에 꽅대를 올려 씨앗으로 남깁니다. 의성배추, 제주 구억배추는 꼬투리째 말려 씨앗을 털어 가을 파종에 씁니다. 상추는 장마 전에 통째로 거꾸로 매달아 씨앗을 털어 모읍니다. 


💬

“다 남길 수는 없습니다.
적은 품목이라도 꾸준히, 그게 우리 방식입니다.”




🌸 꽃과 허브와 꿈이 자라는 배움 공동체

밭의 절반은 꽃과 허브가 채웁니다. 식용꽃은 농부시장과 식당, 행사에 냅니다. 세인트존스워트 오일은 관절 연고로 만들어 나누고, 허브는 증류하여 스킨 만들기 수업으로 이어집니다. 양귀비·비올라·보리지·데이지가 계절을 잇고, 벌과 나비가 밭을 가득 메웁니다.


💬

“꽃은 장식이 아니라 순환의 매개입니다.
벌을 부르고, 사람을 부르고, 이야기를 부릅니다.”


초록손가락은 어린이 농부학교를 5년째 운영했습니다. 감자 심고 캐고, 가을엔 배추·무로 김장을 합니다. 유치원과 1년 농사 프로그램도 진행했습니다. 성인 대상 허브 강좌에선 밭 설계→수확→증류/화장품 만들기까지 이어집니다.

육묘하우스(약 20평)는 품앗이의 허브입니다. 이웃 농부가 씨앗을 가져오면 함께 육묘하고 나눕니다. 자체 육묘가 약 70%, 나머지는 모종을 구입해 보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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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쉐와 순환: 퇴비클럽과 지렁이 분양

마르쉐에서는 손님이 집에서 모은 음식물 찌꺼기를 왕겨나 발효제와 포개어 ‘퇴비클럽’으로 가져옵니다. 초록손가락은 이를 받아 퇴비장에 켜켜이 쌓아 밭으로 돌립니다. 퇴비클럽 시즌이 끝날 때마다 밭으로 찾아오는 친구가 늡니다. 안성선 농부는 텃밭이 도시와 가까운 곳에 있어서, 퇴비클럽을 통해 이어질 수 있어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성선 농부는 또 지렁이 분양을 통해 도시와 밭을 잇습니다. 지렁이는 음식물과 같은 유기물을 분해해 분변토를 만드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지렁이가 많은 가치지음 땅은 양분이 풍부한 땅입니다. 농부시장 마르쉐의 '매일매일 지구의 날 캠페인' 기간 중에 초록손가락은 지렁이 분양을 준비합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해결하겠다고 야심차게 지렁이를 분양받은 손님이 자신은 안 되겠다며 지렁이를 파양하는 일도 있었고, 지렁이를 잘 길러서 개체가 늘어났다고 소식을 전하는 손님도 있었습니다. 목동 시장에서 지렁이 분양은 어린이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

“가까운 순환이 도시와 밭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습니다.”



🐸밭의 이웃들, 그리고 농사의 기쁨

텃밭은 도마뱀·맹꽁이·두꺼비·청개구리가 드나드는 서식지입니다. 밭의 귀여운 이웃들을 위해 일부 구역은 가지·낙엽·풀을 층층이 남겨 은신처를 보전합니다. 배추잎은 종종 벌레가 먼저 먹습니다. 고라니, 두더지, 곤충들과 먹거리를 두고 경쟁을 합니다만, 과열은 피하려고 합니다. 


💬

“욕심내지 않고 벌레에게 나눕니다.
겉잎을 떼면, 속잎은 우리 몫입니다.”


작지만 강한 텃밭정원 농사를 통해, 초록손가락 안성선 농부님은 땅의 소유보다 중여한 것이 관계의 소유임을 조용히 증명하고 있습니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농부시장에서의 대화가 초록손가락의 농사를 지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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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능하면 줄이고, 손이 더 드는 건 함께의 방식으로 메웁니다.
우리와 함께한 아이들 중 한 명이라도 농부가 되면 좋겠습니다.
"즐겁게 하자." 힘들면 맛있는 거 먹고 다시 밭으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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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영상 보기 세션1 (↗) / 세션 2 (↗)
💡 2025 지구농부포럼 질의응답은 종합재미농장 안정화 농부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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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들어가는 연대
내일을 위한 작은 날갯짓 "벌새의 숲"

농부시장 마르쉐는 시민들과 함께 〈벌새의 숲〉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지속가능성을 위해 재생농업의 방식으로 토양을 회복하는 농부를 응원하고, 나아가 시민들의 후원과 참여를 통해 농부의 밭을 다년생 먹거리숲으로 돌리려고 합니다. 2025년 <벌새의 숲> 캠페인을 위해 마리끌레르, 사람엔터테인먼트, 농부시장 마르쉐의 음식 시민들이 모금에 참여해주셨고, 조경가, 연구자, 커뮤니티 그룹, 기획자, 액션 그룹등 각계의 시민들이 힘을 모았습니다. 올해 13팀의 지구농부가 농장에서 다년생 먹거리를 위한 실험재배와 연구를 진행하며 공부모임을 꾸리고 있으며, 1곳의 농장을 숲으로 만들기 위해 전문가(프로보노) 그룹이 지혜를 모으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나무심기가 시작되면 시민 여러분의 손길이 더욱 필요해집니다. 많은 관심과 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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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쉐X파타고니아 지구농부프로젝트 

마르쉐X파타고니아는 기후위기를 일으키는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다시 흙 속으로 돌려보내는 '재생유기농사'를 응원합니다. 우리는그러한 농사를 지향하는 농부들을 지구 생태계를 돌보는 '지구농부'라고 일컬으며 함께합니다. '지구농부'들의 토양을 되살리는 농업이 기후위기 시대의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

지구농부포럼은 지구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중심이 되어 서로의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프로그램이자 재생유기농업, 자연재배 등의 방법론에 기초한 지구농의 가능성과 의미를 사회적으로 확산하기 위한 활동입니다.

마르쉐와 파타고니아는 토양을 회복하고 지구를 살리는 재생유기농업 등을 응원하며 2021년부터 지구농부시장, 지구농부여행 등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럼은 지구농사의 확대와 토양회복을 목표로 파타고니아의 1% for the planet 기금의 지원을 받아 개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