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의 숲 공부모임 No.1 〈다년생 식물 식재〉 후기
2025.04.29 | 강사: 김만조 박사(전 국립산림과학원 특용자원연구과장)
 | 〈벌새의 숲〉은 시민들과 농부들이 연대하여 다년생 먹거리 숲을 가꾸고, 이를 통해 지구의 회복력과 농의 지속가능성을 만들어가는 프로젝트입니다. 2024년 하반기부터 벌새의 숲 프로젝트를 응원하는 시민들의 모금이 시작되었고, 1차 프로젝트로 먼저 ‘다년생 먹거리 숲을 위한 작은 농가 지원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농부시장 마르쉐와 함께하며 토양 회복을 위해 적정 경운과 토양 피복, 유기물 순환 등을 실천하는 지구농부 중에서, 경작지의 일부를 다년생 먹거리 숲으로 변화시키려는 농부들이 1차 프로젝트의 대상입니다. 농부시장 마르쉐는 농부들이 만드는 먹거리숲을 위한 금전적인 지원과 함께, 먹거리숲에 대한 다양한 공부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
벌새의 숲, 첫 모임
오늘은 각자가 농사짓는 환경도, 작물도, 벌새의 숲 프로젝트로 만들어갈 미래도 모두 다른 농부들이 함께 모여 공부하는 첫날입니다.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온라인 모임에 들어가니 컴퓨터 화면이 작은 네모들로 잘게 분할되어 있었습니다. 1차 프로젝트 대상인 13개 농가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조금 낯설고 반가운 얼굴들 사이에서 잠시 인사를 나눈 후,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오늘의 선생님은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산림생태텃밭’이라는 이름으로 다년생 먹거리숲을 연구해오신 김만조 박사님입니다. 박사님은 이미 2023년 마르쉐 지구농부포럼과 먹거리숲 토크를 통해 만나 뵌 적이 있습니다. 오늘도 비슷하게 조금은 익숙한 이야기를 하지 않으실까 했는데, 박사님의 수업은 예상을 아예 빗나갔습니다.
〈다년생 식물 식재〉에 대한 이론은 짧고 빠르게 짚고, 참가자들에게서 미리 받은 질문에 대한 답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마도 각자의 공간에서 분명한 그림을 만들어갈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자리였기에, 더 실용적인 시간이 되길 바라신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김만조 박사님 / 원광디지털대학교, 전 국립삼림과학원 특용자원연구과장
다년생 먹거리숲의 의미
왜 우리는 지금 이곳에서 다년생 먹거리숲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요.
다년생 먹거리 숲은 숲의 자연생태를 모방해 만드는 인위적인 숲으로, 큰 나무·작은 나무·덩굴식물·허브·채소 등 다양한 층위의 식물들을 함께 심고 가꿔 다양한 먹거리를 얻는 공간입니다. ‘다년생’이란 만 1년 이상 살아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어 번식하는 식물을 말합니다. ‘여러해살이’라고도 하지요.
다년생 식물을 심게 되면 짧은 기간마다 농작물을 심고 거두기 위한 에너지 사용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또한 여러 식물이 어우러져 함께 존재함으로써 생물다양성이 높아져 생태계의 안정성도 좋아집니다.
다년생 식물에는 단단한 나무줄기 같은 조직이 있는 목본식물과 연한 조직을 가지고 있는 풀과 비슷한 초본식물이 있습니다. 오늘의 수업은 다년생 목본과 초본식물에 대해 알아보고, 식물의 세부 구분에 따라 심는 방법이나 심기에 적당한 시기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목본식물(나무)은 봄눈이 트기 전인 3월 중순~4월 중순 사이가 옮겨심기 좋은 시기입니다. 옮겨심을 때 생기는 뿌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식재 후 가지를 잘라 관리해주어야 합니다.
다만, 나무용 컨테이너에 심은 컨테이너묘는 식재 시기에 큰 제약이 없다고 합니다.
다년생 초본 중에는 겨울 동안 뿌리는 살아있지만 지상부는 죽는 것들도 있습니다. 뿌리는 살아 있기에 숙근초라고도 부르며, 이런 다년생 초본의 뿌리는 덩이뿌리나 뿌리줄기 등 양분을 저장하는 형태가 많은 편이라고 합니다.
묵은 뿌리를 캐내어 포기나누기를 하기에 적합한 시기는 늦가을(10~11월) 또는 이른봄(3~4월)입니다.
우리가 산나물이라고 부르는 것들 중 서리가 와도 버틸 수 있는 산채들은 초가을(8월 말~9월 초)에 심어 11월 초까지 자리를 잡도록 한 뒤 겨울을 보내면, 이듬해 봄부터 수확할 수 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산마늘, 곰취 등이 이런 저온성 산채에 해당됩니다.
내 밭에 그려보는 먹거리 숲
이론 공부를 마무리하고, 농부들의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넘어갔습니다. 강의를 듣기 전 참가자들이 보낸 질문에 대한 답을 준비해 오셨습니다. 따로 전달된 질문이지만 겹치는 것들도 꽤 됩니다. 언제 나무를 심으면 좋을지, 추천해줄 나무나 산나물이 있는지, 혹시 나무와 산나물 간에 특별히 좋거나 나쁜 조합이 있는지. 이런 질문들은 다년생 먹거리 숲의 첫 그림을 그려보는 사람이라면 많이 떠올리게 되는 질문인 것 같습니다.
앞서 이론 수업에서 나무는 이른봄에 옮겨 심는 게 좋다고 했지만, 남부지방은 가을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시기를 놓쳤다면 계절을 타지 않는 컨테이너 묘목을 구입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나무를 선택할 때에는 재배 목적과 심고자 하는 지역의 기후를 고려해 결정해야 합니다. 자가소비를 위한 것인지, 소득이나 경관을 위한 것인지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지고, 더운 지방에는 더위에 강한 품종, 추운 지방이면 추위에 강한 품종을 찾는 식으로요.
특별하게 추천하는 나무와 산나물의 조합은 없었지만, 나무 주변에 산나물을 심는다면 농약을 치지 않고 땅을 갈지 않는 방식의 농사여야 한다는 이야기도 덧붙여 주셨습니다.
여러 농부님들이 함께 하다 보니, 앞으로 조성할 숲밭뿐 아니라 현재 키우고 있는 나무에 대한 질문도 있었습니다. 두릅을 번식시키는 방법, 대추나무와 매실나무 전정 방법, 묘목 식재 후 관리 방법, 옮겨 심은 나무가 추운 겨울을 잘 나게 하는 방법, 배수가 안 되는 땅에서 잘 자라는 수종 등 구체적이고 기술적인 질문도 꽤 있었습니다.
박사님께서 다양한 질문에 대하여 열심히 답을 해주셨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질문을 나누다 보니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현장 경험에 기반한 질문들은 이론적인 대답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이런 시간이 연구자와 농부 모두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공부모임을 기대하며
다년생 먹거리 숲을 위한 공부모임은 매달 진행됩니다. 식물의 이야기는 들으면 들을수록 모르는 것이 많아지기에, 다음에는 또 어떤 것을 배우게 될지 무척 기대됩니다.
💡1회차 핵심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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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종합재미농장 안정화, 김신범
벌새의 숲 공부모임 No.1 〈다년생 식물 식재〉 후기
2025.04.29 | 강사: 김만조 박사(전 국립산림과학원 특용자원연구과장)
〈벌새의 숲〉은 시민들과 농부들이 연대하여 다년생 먹거리 숲을 가꾸고, 이를 통해 지구의 회복력과 농의 지속가능성을 만들어가는 프로젝트입니다.
2024년 하반기부터 벌새의 숲 프로젝트를 응원하는 시민들의 모금이 시작되었고, 1차 프로젝트로 먼저 ‘다년생 먹거리 숲을 위한 작은 농가 지원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농부시장 마르쉐와 함께하며 토양 회복을 위해 적정 경운과 토양 피복, 유기물 순환 등을 실천하는 지구농부 중에서, 경작지의 일부를 다년생 먹거리 숲으로 변화시키려는 농부들이 1차 프로젝트의 대상입니다. 농부시장 마르쉐는 농부들이 만드는 먹거리숲을 위한 금전적인 지원과 함께, 먹거리숲에 대한 다양한 공부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벌새의 숲, 첫 모임
오늘은 각자가 농사짓는 환경도, 작물도, 벌새의 숲 프로젝트로 만들어갈 미래도 모두 다른 농부들이 함께 모여 공부하는 첫날입니다.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온라인 모임에 들어가니 컴퓨터 화면이 작은 네모들로 잘게 분할되어 있었습니다. 1차 프로젝트 대상인 13개 농가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조금 낯설고 반가운 얼굴들 사이에서 잠시 인사를 나눈 후,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오늘의 선생님은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산림생태텃밭’이라는 이름으로 다년생 먹거리숲을 연구해오신 김만조 박사님입니다. 박사님은 이미 2023년 마르쉐 지구농부포럼과 먹거리숲 토크를 통해 만나 뵌 적이 있습니다. 오늘도 비슷하게 조금은 익숙한 이야기를 하지 않으실까 했는데, 박사님의 수업은 예상을 아예 빗나갔습니다.
〈다년생 식물 식재〉에 대한 이론은 짧고 빠르게 짚고, 참가자들에게서 미리 받은 질문에 대한 답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마도 각자의 공간에서 분명한 그림을 만들어갈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자리였기에, 더 실용적인 시간이 되길 바라신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다년생 먹거리숲의 의미
왜 우리는 지금 이곳에서 다년생 먹거리숲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요.
다년생 먹거리 숲은 숲의 자연생태를 모방해 만드는 인위적인 숲으로, 큰 나무·작은 나무·덩굴식물·허브·채소 등 다양한 층위의 식물들을 함께 심고 가꿔 다양한 먹거리를 얻는 공간입니다. ‘다년생’이란 만 1년 이상 살아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어 번식하는 식물을 말합니다. ‘여러해살이’라고도 하지요.
다년생 식물을 심게 되면 짧은 기간마다 농작물을 심고 거두기 위한 에너지 사용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또한 여러 식물이 어우러져 함께 존재함으로써 생물다양성이 높아져 생태계의 안정성도 좋아집니다.
다년생 식물에는 단단한 나무줄기 같은 조직이 있는 목본식물과 연한 조직을 가지고 있는 풀과 비슷한 초본식물이 있습니다. 오늘의 수업은 다년생 목본과 초본식물에 대해 알아보고, 식물의 세부 구분에 따라 심는 방법이나 심기에 적당한 시기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목본식물(나무)은 봄눈이 트기 전인 3월 중순~4월 중순 사이가 옮겨심기 좋은 시기입니다. 옮겨심을 때 생기는 뿌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식재 후 가지를 잘라 관리해주어야 합니다.
다만, 나무용 컨테이너에 심은 컨테이너묘는 식재 시기에 큰 제약이 없다고 합니다.
다년생 초본 중에는 겨울 동안 뿌리는 살아있지만 지상부는 죽는 것들도 있습니다. 뿌리는 살아 있기에 숙근초라고도 부르며, 이런 다년생 초본의 뿌리는 덩이뿌리나 뿌리줄기 등 양분을 저장하는 형태가 많은 편이라고 합니다.
묵은 뿌리를 캐내어 포기나누기를 하기에 적합한 시기는 늦가을(10~11월) 또는 이른봄(3~4월)입니다.
우리가 산나물이라고 부르는 것들 중 서리가 와도 버틸 수 있는 산채들은 초가을(8월 말~9월 초)에 심어 11월 초까지 자리를 잡도록 한 뒤 겨울을 보내면, 이듬해 봄부터 수확할 수 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산마늘, 곰취 등이 이런 저온성 산채에 해당됩니다.
내 밭에 그려보는 먹거리 숲
이론 공부를 마무리하고, 농부들의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넘어갔습니다. 강의를 듣기 전 참가자들이 보낸 질문에 대한 답을 준비해 오셨습니다. 따로 전달된 질문이지만 겹치는 것들도 꽤 됩니다. 언제 나무를 심으면 좋을지, 추천해줄 나무나 산나물이 있는지, 혹시 나무와 산나물 간에 특별히 좋거나 나쁜 조합이 있는지. 이런 질문들은 다년생 먹거리 숲의 첫 그림을 그려보는 사람이라면 많이 떠올리게 되는 질문인 것 같습니다.
앞서 이론 수업에서 나무는 이른봄에 옮겨 심는 게 좋다고 했지만, 남부지방은 가을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시기를 놓쳤다면 계절을 타지 않는 컨테이너 묘목을 구입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나무를 선택할 때에는 재배 목적과 심고자 하는 지역의 기후를 고려해 결정해야 합니다. 자가소비를 위한 것인지, 소득이나 경관을 위한 것인지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지고, 더운 지방에는 더위에 강한 품종, 추운 지방이면 추위에 강한 품종을 찾는 식으로요.
특별하게 추천하는 나무와 산나물의 조합은 없었지만, 나무 주변에 산나물을 심는다면 농약을 치지 않고 땅을 갈지 않는 방식의 농사여야 한다는 이야기도 덧붙여 주셨습니다.
여러 농부님들이 함께 하다 보니, 앞으로 조성할 숲밭뿐 아니라 현재 키우고 있는 나무에 대한 질문도 있었습니다. 두릅을 번식시키는 방법, 대추나무와 매실나무 전정 방법, 묘목 식재 후 관리 방법, 옮겨 심은 나무가 추운 겨울을 잘 나게 하는 방법, 배수가 안 되는 땅에서 잘 자라는 수종 등 구체적이고 기술적인 질문도 꽤 있었습니다.
박사님께서 다양한 질문에 대하여 열심히 답을 해주셨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질문을 나누다 보니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현장 경험에 기반한 질문들은 이론적인 대답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이런 시간이 연구자와 농부 모두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공부모임을 기대하며
다년생 먹거리 숲을 위한 공부모임은 매달 진행됩니다. 식물의 이야기는 들으면 들을수록 모르는 것이 많아지기에, 다음에는 또 어떤 것을 배우게 될지 무척 기대됩니다.
💡1회차 핵심 포인트
식물심기의 기본 개념부터 실제까지: 다년생 식물의 정의와 식재 방법, 식재 시기
한국에 자생하는 나무들과 다양한 다년생 산야초의 조합으로 만드는 한국식 먹거리 숲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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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종합재미농장 안정화, 김신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