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의 숲 공부모임 No.2 〈서식지로서의 정원 만들기〉 후기
2025.05.20 | 강사: 김현아 대표(마인드풀가드너스 대표)
 | 〈벌새의 숲〉은 시민들과 농부들이 연대하여 다년생 먹거리 숲을 가꾸고, 이를 통해 지구의 회복력과 농의 지속가능성을 만들어가는 프로젝트입니다. 2024년 하반기부터 벌새의 숲 프로젝트를 응원하는 시민들의 모금이 시작되었고, 1차 프로젝트로 먼저 ‘다년생 먹거리 숲을 위한 작은 농가 지원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농부시장 마르쉐와 함께하며 토양 회복을 위해 적정 경운과 토양 피복, 유기물 순환 등을 실천하는 지구농부 중에서, 경작지의 일부를 다년생 먹거리 숲으로 변화시키려는 농부들이 1차 프로젝트의 대상입니다. 농부시장 마르쉐는 농부들이 만드는 먹거리숲을 위한 금전적인 지원과 함께, 먹거리숲에 대한 다양한 공부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
벌새의 숲, 두 번째 모임
어느새 5월, 두 번째 공부모임입니다. 이번에는 마르쉐에 함께 출점하고 있는 마인드풀가드너스의 김현아 대표님께서 강의를 맡아주셨습니다. 마인드풀가드너스는 정원활동을 통해 생태계와 공동체를 살피고 연결하는 사회적협동조합입니다.
정원활동과 공동체의 조합이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공원이나 골목길 같은 공공의 공간에서 함께 정원을 가꿈으로써 공동체의 회복을 꾀하고, 정원을 통해 사람과 자연을 잇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액티비스트 가드너 학교’, ‘이키로(2km) 정원행동 캠페인’ 등 정원을 매개로 한 실천 또한 이어오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정원의 의미
오늘의 주제는 〈서식지 공간으로서의 정원 만들기〉입니다. 농사와 정원은 얼핏 거리가 멀게 느껴지지만, 다년생 먹거리 숲밭을 구상하는 농부에게 정원 공부가 왜 필요할까요. 강의는 정원의 개념을 다시 살피는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영어로 garden은 정원이라는 말로 번역됩니다. garden은 ‘울타리, 둘러싸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gar와 ‘즐거움 혹은 낙원’을 의미하는 eden의 합성어라고 합니다. ‘울타리 안쪽의 낙원’이라는 뜻은 한자 ‘정원(뜰 庭, 동산 園)’의 의미와도 닿아 있습니다.
하지만 정원의 의미는 사회의 요구와 사람들의 인식을 반영하며 계속 변화해 왔습니다. 처음에는 울타리 안에 식물로 아름답게 꾸민 개인의 공간에 가까웠지만, 19세기 후반으로 가면서 공원이나 공공정원의 개념이 생겨나며 정원의 공공성이 부각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자연과 인간의 새로운 관계가 논의되며 재자연화(rewilding)나 자연주의 정원 등이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정원의 의미가 ‘식물을 돌보는 것’에서 더 나아가, 땅 위의 서식지뿐 아니라 땅속과 여러 다른 공간까지 포함하는 ‘서식처’로 확장되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어쩌면 농사에 대한 인식 변화도 비슷한 흐름일지 모릅니다. 씨앗을 심고 길러 농산물을 수확하는 것이 농사의 기본적인 의미이지만, 농사를 통해 땅을 돌보려 하는 농부들이 늘고 있습니다. 생물다양성을 만드는 농사, 다년생 식물을 심는 먹거리 숲밭 또한 농사의 확대로 볼 수 있겠지요.

생태적인 정원 만들기
자연주의 정원은 1870년 윌리엄 로빈슨이라는 정원사의 저작 〈야생의 정원(The Wild Garden)〉에서 시작한다고 합니다. 다만 이 시기에는 야생의 식물들을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식재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생태적으로 정원을 조성하는 것과는 구분된다고 짚어주셨습니다. ‘자연스럽게 보이게 하는 것’과 ‘생태적으로 만드는 것’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자연주의 정원은 식물의 성장 형태와 생활사를 이해하고, 다양한 식물들이 섞여 살아가도록 돕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정원사들이 식물을 선택할 때는 식물의 원래 서식처를 고려하고, 햇빛 조건과 토양 수분 조건을 따져 적합한 위치에 심습니다. 일년생보다는 여러해살이풀을 사용하기도 하며, 계절별 모습과 식물 간 관계를 조사해 배치합니다.
또한 전체 식물을 하나하나 배치하기보다, 서로 잘 어울리는 식물 몇 가지를 무리지어 자연식물 군락으로 만들어 식재하기도 합니다. 장소에 맞는 식물 군락을 만들면 곤충이나 동물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이야기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원리들은 다년생 숲밭을 조성할 때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정원 식물에 대한 연구가 오랜 시간 축적되어, 서식처 유형 등의 개념화가 잘 되어 있고, 식물이 어떤 모습으로 자라며 언제 꽃이 피는지, 다른 식물들과 관계는 어떠한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활용해 한국 자생종의 특성을 찾는 방법도 함께 배웠습니다.
정원에 심을 식물을 리스트로 만들어 학명, 꽃색, 개화시기, 키, 서식처 유형 등을 기록해두면 식물 배치와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도 알게 되었습니다. 숲밭에 식물의 잎 모양을 고려해 여러 가지를 함께 심으면 정원에 다채로운 질감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습니다.
한국 자생식물을 찾고 싶을 때 참고할 만한 자료로는 〈한국식물생태보감〉, 〈숲정원을 위한 식물 300종〉, 〈질감으로 만드는 정원이야기〉 등이 소개되었습니다.


사람과 자연의 연결고리, 정원과 농사
정원을 배우는 것은 자연을 대하는 태도를 배우는 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농사와 정원이 어떻게 연결될지 의문이 있었지만, 정원활동과 농사는 ‘내가 살아가는 장소를 만들어가며 삶의 지속가능성을 확장해가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닮아 있었습니다.
정원가들은 식물을 키우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여러 식물이 함께 살아가는 서식처를 만들어 갑니다. 곤충과 동물, 인간까지 연결되는 관계를 설계합니다. 숲밭을 조성하려는 농부 또한 나에게 필요한 나무만 심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식물의 서식처를 만드는 일에 가깝습니다.
숲 가장자리에서 살아가는 식물들을 서로 어울리도록 군락을 만들어 숲밭에 배치해보고, 숲과 밭의 경계에서 우리가 만들어갈 생물다양성을 상상해봅니다. 앞으로 이 공부의 흐름이 어디로 확장될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2회차 핵심 포인트
우리 농장의 서식처 환경을 분석하고, 어떤 식물을 바탕식물로 둘지 찾아 나만의 식물 군락 디자인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정원 조성 시 자연식물 군락을 만들어 심는 방식을 적용합니다.
식재를 위한 나의 식물목록을 만들어 봅니다.
식물이름, 학명, 과, 키, 개화시기, 꽃색, 서식처 유형, 사회성 점수 등 정보를 기록합니다.
독일 양묘장 웹사이트에서 서식처 유형과 사회성 점수를 확인할 때, 토종식물은 학명으로 검색해봅니다.
자연주의 정원 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Piet Oudolf)의 식재 디자인(Planting Design) 기본 개념을 이해합니다.

피트 아우돌프는 자연 서식처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에 생태학을 적용하면서도 아름답고 독창적인 디자인 기법을 개발한 조경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자연 서식처를 관찰하며, 종다양성이 높아도 어수선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이유 중 하나로 은은한 녹색 배경을 이루는 식물이 전체 바이오매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 관찰을 바탕으로 그는 ‘바탕식물(matrix planting)’ 개념을 제시하며 전체 식재 면적의 약 70%를 바탕식물로 채우는 방식을 설명합니다. 바탕식물은 색이 부드럽고 형태가 튀지 않아 시각적으로 차분하면서도 다른 종들과 잘 어우러지고, 지피식물 역할을 하며 늘 보기 좋거나 단정해 보이는 식물이 적합하다고 합니다.
바탕식물을 중심으로 남은 30%는 계절별 시각적 효과를 주는 중점식물(주요 관상 식물)과, 자연스러움을 위해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갑자기 출현하는 분산식물(scatter planting)로 구성해 식물 군락을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피트 아우돌프는 특히 북미 프레리(초원)에서 발견한 여러해살이풀을 정원에 적극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며, 바탕식물로 새풀 같은 그라스류를 활용해 왔다고 합니다. 오픈된 공간의 초지형 정원이라면 그라스류 바탕식물을 적극 활용해 볼 수 있고, 숲정원의 경우에는 잎의 형태적 특성을 고려해 점(고사리처럼 결각이 있는 잎), 선(원추리처럼 직선형), 면(곰취·호스타처럼 넓은 잎)의 녹색 잎 식물을 바탕식물로 활용해볼 수 있다는 제안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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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종합재미농장 김신범, 안정화 농부
벌새의 숲 공부모임 No.2 〈서식지로서의 정원 만들기〉 후기
2025.05.20 | 강사: 김현아 대표(마인드풀가드너스 대표)
〈벌새의 숲〉은 시민들과 농부들이 연대하여 다년생 먹거리 숲을 가꾸고, 이를 통해 지구의 회복력과 농의 지속가능성을 만들어가는 프로젝트입니다.
2024년 하반기부터 벌새의 숲 프로젝트를 응원하는 시민들의 모금이 시작되었고, 1차 프로젝트로 먼저 ‘다년생 먹거리 숲을 위한 작은 농가 지원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농부시장 마르쉐와 함께하며 토양 회복을 위해 적정 경운과 토양 피복, 유기물 순환 등을 실천하는 지구농부 중에서, 경작지의 일부를 다년생 먹거리 숲으로 변화시키려는 농부들이 1차 프로젝트의 대상입니다. 농부시장 마르쉐는 농부들이 만드는 먹거리숲을 위한 금전적인 지원과 함께, 먹거리숲에 대한 다양한 공부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벌새의 숲, 두 번째 모임
어느새 5월, 두 번째 공부모임입니다. 이번에는 마르쉐에 함께 출점하고 있는 마인드풀가드너스의 김현아 대표님께서 강의를 맡아주셨습니다. 마인드풀가드너스는 정원활동을 통해 생태계와 공동체를 살피고 연결하는 사회적협동조합입니다.
정원활동과 공동체의 조합이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공원이나 골목길 같은 공공의 공간에서 함께 정원을 가꿈으로써 공동체의 회복을 꾀하고, 정원을 통해 사람과 자연을 잇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액티비스트 가드너 학교’, ‘이키로(2km) 정원행동 캠페인’ 등 정원을 매개로 한 실천 또한 이어오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정원의 의미
오늘의 주제는 〈서식지 공간으로서의 정원 만들기〉입니다. 농사와 정원은 얼핏 거리가 멀게 느껴지지만, 다년생 먹거리 숲밭을 구상하는 농부에게 정원 공부가 왜 필요할까요. 강의는 정원의 개념을 다시 살피는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영어로 garden은 정원이라는 말로 번역됩니다. garden은 ‘울타리, 둘러싸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gar와 ‘즐거움 혹은 낙원’을 의미하는 eden의 합성어라고 합니다. ‘울타리 안쪽의 낙원’이라는 뜻은 한자 ‘정원(뜰 庭, 동산 園)’의 의미와도 닿아 있습니다.
하지만 정원의 의미는 사회의 요구와 사람들의 인식을 반영하며 계속 변화해 왔습니다. 처음에는 울타리 안에 식물로 아름답게 꾸민 개인의 공간에 가까웠지만, 19세기 후반으로 가면서 공원이나 공공정원의 개념이 생겨나며 정원의 공공성이 부각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자연과 인간의 새로운 관계가 논의되며 재자연화(rewilding)나 자연주의 정원 등이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정원의 의미가 ‘식물을 돌보는 것’에서 더 나아가, 땅 위의 서식지뿐 아니라 땅속과 여러 다른 공간까지 포함하는 ‘서식처’로 확장되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어쩌면 농사에 대한 인식 변화도 비슷한 흐름일지 모릅니다. 씨앗을 심고 길러 농산물을 수확하는 것이 농사의 기본적인 의미이지만, 농사를 통해 땅을 돌보려 하는 농부들이 늘고 있습니다. 생물다양성을 만드는 농사, 다년생 식물을 심는 먹거리 숲밭 또한 농사의 확대로 볼 수 있겠지요.
생태적인 정원 만들기
자연주의 정원은 1870년 윌리엄 로빈슨이라는 정원사의 저작 〈야생의 정원(The Wild Garden)〉에서 시작한다고 합니다. 다만 이 시기에는 야생의 식물들을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식재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생태적으로 정원을 조성하는 것과는 구분된다고 짚어주셨습니다. ‘자연스럽게 보이게 하는 것’과 ‘생태적으로 만드는 것’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자연주의 정원은 식물의 성장 형태와 생활사를 이해하고, 다양한 식물들이 섞여 살아가도록 돕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정원사들이 식물을 선택할 때는 식물의 원래 서식처를 고려하고, 햇빛 조건과 토양 수분 조건을 따져 적합한 위치에 심습니다. 일년생보다는 여러해살이풀을 사용하기도 하며, 계절별 모습과 식물 간 관계를 조사해 배치합니다.
또한 전체 식물을 하나하나 배치하기보다, 서로 잘 어울리는 식물 몇 가지를 무리지어 자연식물 군락으로 만들어 식재하기도 합니다. 장소에 맞는 식물 군락을 만들면 곤충이나 동물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이야기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원리들은 다년생 숲밭을 조성할 때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정원 식물에 대한 연구가 오랜 시간 축적되어, 서식처 유형 등의 개념화가 잘 되어 있고, 식물이 어떤 모습으로 자라며 언제 꽃이 피는지, 다른 식물들과 관계는 어떠한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활용해 한국 자생종의 특성을 찾는 방법도 함께 배웠습니다.
정원에 심을 식물을 리스트로 만들어 학명, 꽃색, 개화시기, 키, 서식처 유형 등을 기록해두면 식물 배치와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도 알게 되었습니다. 숲밭에 식물의 잎 모양을 고려해 여러 가지를 함께 심으면 정원에 다채로운 질감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습니다.
한국 자생식물을 찾고 싶을 때 참고할 만한 자료로는 〈한국식물생태보감〉, 〈숲정원을 위한 식물 300종〉, 〈질감으로 만드는 정원이야기〉 등이 소개되었습니다.
사람과 자연의 연결고리, 정원과 농사
정원을 배우는 것은 자연을 대하는 태도를 배우는 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농사와 정원이 어떻게 연결될지 의문이 있었지만, 정원활동과 농사는 ‘내가 살아가는 장소를 만들어가며 삶의 지속가능성을 확장해가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닮아 있었습니다.
정원가들은 식물을 키우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여러 식물이 함께 살아가는 서식처를 만들어 갑니다. 곤충과 동물, 인간까지 연결되는 관계를 설계합니다. 숲밭을 조성하려는 농부 또한 나에게 필요한 나무만 심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식물의 서식처를 만드는 일에 가깝습니다.
숲 가장자리에서 살아가는 식물들을 서로 어울리도록 군락을 만들어 숲밭에 배치해보고, 숲과 밭의 경계에서 우리가 만들어갈 생물다양성을 상상해봅니다. 앞으로 이 공부의 흐름이 어디로 확장될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2회차 핵심 포인트
우리 농장의 서식처 환경을 분석하고, 어떤 식물을 바탕식물로 둘지 찾아 나만의 식물 군락 디자인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정원 조성 시 자연식물 군락을 만들어 심는 방식을 적용합니다.
식재를 위한 나의 식물목록을 만들어 봅니다.
식물이름, 학명, 과, 키, 개화시기, 꽃색, 서식처 유형, 사회성 점수 등 정보를 기록합니다.
독일 양묘장 웹사이트에서 서식처 유형과 사회성 점수를 확인할 때, 토종식물은 학명으로 검색해봅니다.
자연주의 정원 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Piet Oudolf)의 식재 디자인(Planting Design) 기본 개념을 이해합니다.
바탕식물 / 중점식물 / 분산식물
피트 아우돌프는 자연 서식처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에 생태학을 적용하면서도 아름답고 독창적인 디자인 기법을 개발한 조경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자연 서식처를 관찰하며, 종다양성이 높아도 어수선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이유 중 하나로 은은한 녹색 배경을 이루는 식물이 전체 바이오매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 관찰을 바탕으로 그는 ‘바탕식물(matrix planting)’ 개념을 제시하며 전체 식재 면적의 약 70%를 바탕식물로 채우는 방식을 설명합니다. 바탕식물은 색이 부드럽고 형태가 튀지 않아 시각적으로 차분하면서도 다른 종들과 잘 어우러지고, 지피식물 역할을 하며 늘 보기 좋거나 단정해 보이는 식물이 적합하다고 합니다.
바탕식물을 중심으로 남은 30%는 계절별 시각적 효과를 주는 중점식물(주요 관상 식물)과, 자연스러움을 위해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갑자기 출현하는 분산식물(scatter planting)로 구성해 식물 군락을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피트 아우돌프는 특히 북미 프레리(초원)에서 발견한 여러해살이풀을 정원에 적극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며, 바탕식물로 새풀 같은 그라스류를 활용해 왔다고 합니다. 오픈된 공간의 초지형 정원이라면 그라스류 바탕식물을 적극 활용해 볼 수 있고, 숲정원의 경우에는 잎의 형태적 특성을 고려해 점(고사리처럼 결각이 있는 잎), 선(원추리처럼 직선형), 면(곰취·호스타처럼 넓은 잎)의 녹색 잎 식물을 바탕식물로 활용해볼 수 있다는 제안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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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종합재미농장 김신범, 안정화 농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