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24년 1월] 일본 가미야마 답사기 ② 기르고 만들고 먹고 연결하고! 교육에서 실현하는 농農 / 농사가 기본! 푸드허브 프로젝트


다카마쓰 공항에서 전세버스로 약 1시간 30분을 달려 목적지인 가미야마에 도착했다.

우리의 숙소는 ‘위크 가미야마(Week Kamiyama)’인데, 오래된 일본식 가옥을 개조해 만든 다이닝과 삼나무로 지은 객실, 이렇게 크게 두 개의 공간으로 구분되어 있다. 객실은 삼나무 향이 은은하게 풍기고, 통유리로 가미야마 계곡 너머 마을과 산세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멋진 뷰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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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미야마의 아침 / 위크 가미야마 통유리로 펼쳐진 객실 뷰


짐을 내리고 한숨 돌리자마자 곧바로 다이닝 공간에 모여 강연을 들었다. 우리가 가미야마에 온 목적은 바로, 가미야마 푸드허브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다. 다이치 마나베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빵과 커피를 들고 나타났다. 다시 만나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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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치 마나베 / 푸드허브 프로젝트 대표


이날 세션은 3개의 챕터로 구성돼 있었다. 지난해 의성에서 열린 동북아미식포럼에서 ‘가미야마 푸드허브 프로젝트’를 한 차례 소개했던 터라 이번엔 어떻게 변주해야 할지, 다이치 마나베 대표의 고민이 반영됐으리라. 사전에 한국 답사팀으로부터 질문지를 받았을 텐데, 거기에는 교육에 관한 내용이 많았던지, NPO가 교육 분야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학교의 급식 시스템은 어떻게 되는지를 ‘가미야마 푸드허브 프로젝트’ 소개 앞뒤로 함께 준비해 주셨다.


[Session1 - Chapter1] 기르고 만들고 먹고 연결하고! 교육에서 실현하는 농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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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히구치 아스카 / NPO법인 마을의식농교육 (NPO法人まちの食農教育) 


첫 번째 강연은 NPO 법인 마을의 식농교육(NPO法人まちの食農教育, 이하 NPO)의 히구치 아스카씨가 맡았다. 밝은 표정과 힘찬 말투에서 활동가의 면모가 엿보였다.

2023년 10월 1일 기준으로 가미야마초(町)의 인구는 4,817명이다. 교육 기관을 살펴보면, 보육원이 2곳, 초등학교가 2곳, 중학교가 1곳, 고등학교 1곳, 고등전문학교 1곳으로 전체 학생 수가 407명, 그러니까 전체 인구의 10%가 채 안 된다. 

그렇지 않아도 적은 인구가 ‘창조적 과소’ 상태로 유지되려면 가미야마의 업무환경은 물론이고 교육 시설이 좋아야만 했다.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4인 또는 5인 가족이 유입되거나 계속 생겨날 수 있는 바탕이 필요한 것이다.


🧑‍🌾 모든 교육이 농업부터!

NPO와 가미야마는 과감하게도 모든 교육 과정에 농업과 미식을 도입했다. 이곳이라고 국영수가 중요하지 않았겠는가, 우리의 모든 교육 과정에 농업이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아니오’라고 답할 사람이 많을 테다. 그럼에도 지역사회의 소멸을 막기 위해 가장 근본이 되는 산업이 농업이라는 것에 대해, 구성원 간의 합의가 이뤄졌다. 

NPO는 교육 수준별 농업과 미식 커리큘럼을 준비하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을 식농교육자로 채용했다. 가미야마 연대공사 내 교육 파트에서 적극 협조했고, 행정의 지원이 뒤따라 ‘상생지원금’이라는 재원도 마련됐다. 그리하여 가미야마초 모든 학교의 교과 과정에 농업이 필수로 포함됐다.


💡 기르고 만들고 먹고 연결하고!

“기르고 (요리와 마을을) 만들고 먹고 연결하고” 이것이 이곳 농업 교육이 내세운 가치이다. 이곳의 교육은 이를 테면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1) 어린이가 밀을 기르고
(2) 이 밀로 학교(학생과 교직원)와 가마야(식당)의 요리사와 마을주민이 메뉴를 개발하고, 음식을 만들고
(3) 이 과정을 통해 지역의 먹거리를 먹고
(4) 지역의 먹거리로 다른 지역 또는 다음 세대와 연결된다. 

농사, 요리, 급식, 체험 학습이 따로따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과정들이 하나의 띠를 이뤄 통합하여 이뤄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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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르고, 만들고, 먹고, 연결하고”


이곳에선 현재, 이 통합교육의 가치와 의미를 그래픽이나 언어로 재정립하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이렇게 해두면, 모든 관계자가 통합 교육으로 인해 어떤 식의 변화가 일어났는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또한, ESD(Education Sustainable Development; 교육의 지속가능한 발전) 관점에서도 가치사슬을 정리하는 작업은 꼭 필요하다. 농업 체험학습이 교과 과정에 포함된 일주일에 한두 번의 경험일지라도 이것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 심겨 있다가 자라나고 이어진다고 믿고, 그것이 중요하다고 여긴다고. 

그 믿음이 이어져, 기르고 만들고 먹고 연결하는 교육을 한 지 벌써 7년이 됐다고 하니, 단기적 성과가 나지 않으면 사업을 바로 접어버리는 우리의 현실이 떠올라 부럽기만 했다.


🏫 가미야마 조세 농업 고등학교의 ‘사회 창조학교’

가미야마 조세 농업고등학교의 사례 또한 흥미로웠다. 고등학생이 농부를 꿈꾸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러나 농업 전문학교에서 실질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조세 농고는 2019년부터 현직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이 강사로 참여했다고 한다. 이른바 ‘사회 창조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취한 덕분이다. NPO의 활동가들도 농고의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교육에 함께 참여했다. 조세 농고의 1학년은 “지역 창생”이라고 하여 마을주민들과 함께 지역의 농업을 배운다. 2학년이 되면 ‘환경 디자이너’와 ‘식농 프로듀스’로 전공이 나뉘어 3학년까지 교육받게 된다.

조세 농고의 교육은 교실 밖에서 이어진다. 실제, 과거 철근 폐기물이 있던 공간을 환경 디자인 과정의 학생들이 정화와 재생을 했고, 지역창생 농업과 식농 프로듀스 과정의 학생들은 가미야마 농산물의 씨앗을 심었다고.

한국에서라면 이러한 교육 과정이 교육부의 인가를 받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려 오랜 기간 제도권 밖 대안학교에 머무를 수도 있고, 인기가 없어서 혹은 재정을 마련하지 못해서 짧은 시간 안에 폐교가 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 ‘효자손 프로젝트’ 그리고 School Food Forum 2023

가미야마초의 식농교육은 지역에서 자리를 잡았다. 노인 인구가 많기 때문에 젊은 일손은 늘 필요하다. “효자손 프로젝트”라고 하여, 학생들이 마치 조부모님 댁을 방문해 일손을 돕는 것처럼, 마을주민의 정원을 가꾸기도 하고 농사를 돕기도 한다고. 노인의 먹거리나 기본적인 복지에 관해서는 NPO가 직접 나서지는 않는다고 한다.

가미야마초의 식농교육은 지역 안에만 머물러있지 않다. NPO는 2년에 한 번씩 온라인으로 포럼을 열어, 일본 내 다른 곳의 식농교육 프로그램과 교류를 하고 있었다.

일본의 신학기가 시작되는 4월이면, 학교 선생님들과 NPO는 연간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협의한다고 한다. NPO는 선생님들이 연간 프로그램을 이끌어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사실, 지역의 여러 주체들을 참여시켜 교과 과정으로 소화하는 일은 외부의 힘이 투입되지 않고 학교만으로는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작은 경험이지만 이 경험이 싹을 틔워 열매를 맺을 것이라는 믿음, 그렇기에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7년을 이어달리기하듯 매진해 온 모든 관계자. 이런 가미야마의 조건이 부럽게 느껴졌던 시간이다.

가미야마의 식농교육은 그 시작은 시민사회에서 시작했겠으나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지산지소(地産地消)라는 국가정책에 큰 뿌리를 대고 있다. 1980년대부터 꾸준히 이어져 온 지산지소 운동의 결실이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형태의 민관협력, 다양한 형태의 로컬푸드 프로젝트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에 다양한 시민사회의 구성원들이 넘나들고 수업을 나누는 방식이 한국 사회에서 좀처럼 적용하기 힘든 일들이라 부러움이 컸지만 이 역시 수십 년의 시간의 축적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방향의 중요성을 우선 생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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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sion1 - Chapter2] 농사가 기본! 푸드허브 프로젝트


두 번째 챕터가 열리기 전, 가마빵의 베이커인 다이스케 씨와 마루고토 학교의 급식을 담당하는 타라 하나 씨, 그리고 푸드허브 프로젝트의 타네모토 씨를 소개받았다. 

이 시간에 나눠 먹은 가마빵과 고소한 커피 맛은 잠깐의 허기를 달래는 것을 넘어, 앞으로 전개될 가미야마 허브프로젝트의 감동을 더 할 복선과도 같은 역할을 했다. 깊은 산골 마을에서 이렇게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만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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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허브 프로젝트가 준비해준 가마빵의 빵 / 가마빵 스토어 내부 / 가마빵 입구


다음 강의는 다이치 마나베 대표가 맡았다. 그는 모노서스(http://www.monosus.co.jp/)라고 하는 브랜드 컨설팅 기업의 대표이사다. 푸드허브 프로젝트는 모노서스의 자회사인데, 가마야 식당, 가마빵 스토어, 학교 및 사내 급식(400인분, 2곳), 레스토랑 블라인드 동키, 그로서리샵 팜 마트 앤 프렌즈(Farm Mart and Friends) 운영, 식자재 유통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는 농업회사다. 

지금은 리치소일(Rich Soil)이라는 레스토랑 운영하는 회사도 차려서 프랑스 출신 캘리포니아 쉐파니즈의 쉐프인 제롬과도 함께 일하고 있다. (W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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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산지식(地産地食)

마나베 대표는 가미야마로 이주한 지 10년이 됐다. 그리고 푸드허브 프로젝트는 8년이나 됐다. 푸드허브 프로젝트의 테마는 아주 명확하다. 지산지식(地産地食) 즉, 지역의 산물을 지역에서 먹는 것이다. 일본 내에서 가장 우수한 급식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현재 가미야마 초중고 급식은 푸드허브 프로젝트가 담당하고 있다.

푸드허브 프로젝트는 가미야마의 인구 감소 상황에서 농업을 중심으로 한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 위기를 벗어나고자 했다. 가장 중요한 지표로 삼은 것은 초등학교 한 학급의 학생 수. 이 학생 수가 21명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

일본에서도 대개 행정이 전문가들을 고용해 제도와 정책을 만들고, 그걸 실행하다가 여러 이유로 엎어지곤 하는 탁상행정이 일어나곤 한다. 일본 내 다른 인구 감소 위기 지역과 가미야마가 달랐던 점이 있다면, 처음부터 지역 주민들과 연계해 함께 고민하고 연구했던 것이라고. 또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가미야마의 농업에 열정이 있었던 행정가, 시라모모 씨! 이분은 현재 공무원을 그만두고 푸드허브 프로젝트의 공동대표로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 가미야마의 창생 전략 - “순환하는 시스템” 마을을 미래 세대에 연결하자!

지산지식이란 목적, 초등학생 한 학급의 유지를 목표, 지역주민과의 연계, 행정가였던 시라모모 씨의 활약! 이렇게 네 박자가 맞아떨어지자, 가미야마는 중점적으로 힘을 쏟아야 할 것을 정하기 시작했다.

가미야마초는 먼저 무엇이 필요한지를 떠올려봤다. 사람, 사람이 살 집, 좋은 학교와 교육, 다양한 일자리, 순환하는 시스템, 그 결과물이 가미야마에 쌓이는 것! 이렇게 6가지 중 푸드허브 프로젝트는 “순환하는 시스템”에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순환하는 시스템”은 일자리를 만들게 됐고, 교육이나 인재 육성과도 연결이 됐다. 푸드허브 프로젝트는 점차 확장됐다. 특히 시라모모 씨의 농업 생산 분야의 역량과 마나베 대표의 먹거리 소비는 소위 ‘좋은 케미’였다.


🧑‍🌾 사회적 농업 육성 - 가장 중요한 것은 신규 농업인 육성!

가미야마초의 모든 프로젝트의 가장 기본은 역시 농업이었다. 푸드허브 프로젝트 또한 “신규 농업인 육성”을 중요하게 여겼는데, 그 이유는 ‘사회적 농업’을 테마로 하여 농업이 수익을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경관 등을 지켜내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식당과 베이커를 키우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고 한다.

이를테면, 농부는 힘들게 재배한 작물을 수확해서 포장해 출하까지만을 생각하고, 자신들의 키운 작물을 직접 먹어보고 즐기는 일까지는 지역에서 일어나기 쉽지 않다. 그러나 가미야에는 ‘가마야’와 ‘가마빵’이 있어서, 이곳에 납품한 식재료로 만들어진 음식을 직접 맛볼 수 있다. 또한 손님들의 반응을 살피며 보람을 느낄 수도 있다. 지산지식이 생산과 소비와 분리돼 일어나는 것이 아닌, 순환구조 속에서 마을주민이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행하는 것이 됐다.

푸드허브 프로젝트가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마을주민들이 차를 타고 먼 도시까지 나가지 않더라도, 이 슈퍼마켓에 가면 지역에서 자란 좋은 식재료로 만든 맛있고 건강한 먹거리를 만날 수 있다. 이렇게 하여 푸드허브 프로젝트가 2022년에 거둬들인 매출은 약 2억 엔(한화 약 20억 원)이고 지금도 우상향 중이라고 한다.


🏃 지산지식 100%를 향해

여행 내내 인상적이었던 것은 학교와 식당 등에서 메뉴를 개발할 때 모든 재료(심지어 간장이나 토마토소스 같은 조미료까지도)의 원산지를 파악하여 데이터화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가미야마의 지산지식의 기준은 (1) 가미야마 산 (2) 도쿠시마 산 (3) 그 외라고. 그렇게 해서 2021년도까지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65.8%를 보인다. 이 수치는 설탕과 같은 조미료, 토마토소스와 같은 수입 제품, 해산물(바다가 없으므로)을 포함했을 때이고 농작물만 따져본다면 86%를 가미야마 산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식의 추적을 통해 목표에 다가간다는 데에도 놀랐지만, 데이터화를 통해 기후 위기나 작황의 편차 때문에 소비되지 못하고 폐기되는 채소들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는 데에도 쓰인다고 하니 더욱 놀라웠다.

지산지식은 단순한 캐치프레이즈가 아니었다. 집요하게 추구해야 하는 하나의 방향이었다. 가미야마는 건물을 짓거나 가구를 만들 때에도 이곳의 목재를 활용하고, 음식을 담을 식기도 이곳 재료로 이곳에서 만든 것을 사용한다고 한다. 요리법 또한 이곳의 레시피를 따라 메뉴 연구 개발이 이뤄진다고 하는데, 1978년 출간된 <가미야마의 맛>이라는 책을 바이블 삼아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가미야마의 씨앗을 이어가는 것도 지산지식을 위해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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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허브 프로젝트가 마을과 함께 개발한 지산지식 먹거리와 도서 <가미야마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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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미야마 지산지식 데이터화를 위해 메뉴와 재료를 공개하고 퍼센티지(%)까지 표시하고 있었다.


마을의 성장과 농업회사 푸드허브 프로젝트의 성장

마을주민과의 교류는 지산지식을 만들어가기 위한 토양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것이었으리라. 가마빵의 요리사들은 1년에 10톤 넘게 밀가루를 쓰는데 이 중 1톤 정도는 직접 재배하기 시작했다. 농업을 이해하는 것이 그들의 작업에 분명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된다는 믿음이 있었을 테다. 

이 지역 어머니들이 만들던 쑥경단은 코로나로 인해 판로가 막히자 푸드허브 프로젝트의 도움으로 새로운 유통망을 찾게 됐다. 처음엔 경계하던 어머니들도 지금은 푸드허브 프로젝트에 레시피를 알려주고 함께 쑥을 기르고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게 됐다고. 인터넷에 익숙지 않은 마을 주민들과 함께하기 위한 노력으로, 마을과 푸드허브 프로젝트의 일들을 엮어 한 달에 한 번 <가마야 통신>이라는 신문을 만들어 지역신문 보급소를 통해 배포하고 있다고도 했다.

푸드허브 프로젝트는 앞서 마나베 대표가 말한 것처럼, 단순한 요식업이 아니었다. 이들은 농업과 음식을 근간으로 지산지식을 집요하게 추구하는 농업회사였다. 그 결과 지금은 4.8헥타르의 농지에서 직접 재배하고, 식당과 식료품점을 운영하고, 유통하고, 마을주민과 연계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 푸드허브 프로젝트에서 독립하여 새로운 농장을 꾸린 팀도 나타났다. 

이들은 가미야마의 주민이자 푸드허브 프로젝트의 든든한 협력자다. 푸드허브 프로젝트 직원 중 가미야마 출신은 2명, 나머지는 모두 새롭게 가미야마 마을주민으로 정착했으며 2세도 태어났다.


[Session1 - Chapter3] 100% 가미야마 재료를 목표로! 마루고토 학교 급식 시스템


세 번째 챕터는 푸드허브 프로젝트의 소속으로, 마루고토 고등전문학교의 급식을 담당하는 타하라 씨가 진행해 주었다. 마루고토 고등전문학교는 이튿날 급식소 답사가 이뤄졌고, 오오미나미 선생님의 강연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는 부분이었다. 가미야마의 ‘창조적 과소’라는 개념을 실현하는 데, 농업과 함께 중요시됐던 교육 부분을 해결할 대안적 모델처럼 여겨졌다.


🍴 마루고토 고등전문학교의 급식 시스템

마루고토 고등전문학교는 2023년 4월에 문을 연 신생 학교다. 현재 전교생은 1학년 1학급 40명이 전부. 5개의 학년이 있으므로, 5년 후가 되면 전교생 200명 정도를 예상한다.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일본 전국 각지에서 지원하여 9대1의 경쟁률을 뚫고 입학했다. 심지어 해외에 사는 교포 중에서도 마루고토 입학을 위해 역 유학을 온 케이스도 있다고.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학교이기 때문에 크게 주목을 받았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고등전문학교에서는 크게 테크놀로지, 디자인, 기업가 정신을 가르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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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허브 프로젝트 소속으로 마루고토 학교의 급식을 담당하는 타하라 씨가 메뉴와 구성을 소개하고 있다.


푸드허브 프로젝트가 담당하는 것은 학생들의 평일 아침, 점심, 저녁이다. 아침은 가볍게 빵 중심으로, 점심과 저녁은 메인 메뉴와 정식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목표는 역시 지산지식 100%. 전체 식사를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단 1주일 만이라도 100%가 되도록 하자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현재 평균 71%의 지산지식률을 보인다고 한다. 지산지식을 내세우는 일본의 다른 곳이 56.5%의 평균을 보이는 것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지산지식 100%를 실현하기 위한 운영상의 목표는 보다 구체적이었다.

(1) 매입을 안정적으로 한다.

(2) 메뉴를 짠다. 보통은 메뉴를 짜고 재료를 수급하지만, 가미야마에서는 재료의 수급 상황을 보고 메뉴를 짠다고 한다.

(3) 재료가 부족하거나, 같은 재료를 요리할 때도 요리사의 연구와 임기응변을 통해 메뉴를 개발한다.

(4) 농산물 매입의 우선순위를 지킨다. 가미야마산(유기농>관행농) > 도쿠시마산 (유기농>관행농) > 수입식품과 가공식품


지산지식의 길이 쉬운 것은 아니다. 학생들은 바다가 없는 가미야마에서도 명란볶음우동을 먹고 싶어 한다. 자급률이 20% 밖에 안 되는 메뉴를 짜면서도 우동면 만은 가미야마 씨앗을 뿌려 재배한 밀로 지역에서 가공한 면을 쓰려고 노력한다고. 무농약 국산 토마토소스가 너무 비싸고 급식을 감당하기에 충분치 않은 양이어서 수입 토마토소스를 써서 자급률이 낮아졌던 일화를 들며, 가공식품이나 조미료의 재료도 되도록 가미야마의 재배를 늘려 확충하고자 하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현재 가미야마의 초중고의 급식비는 학생의 부담률 제로(0)다. 마루고토 학교의 경우 학비 전액 무료이며, 기숙사 생활과 급식비는 학부모 소득의 10%를 받고 있다고 한다. 기업의 투자와 행정의 지원금이 없다면 고품질의 지산지식이 가능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튿날 방문했던 마루고토 기숙사의 급식소에서 메뉴판 아래 원재료와 산지, 자급률(%)가 쓰인 것을 발견하고 놀랐다. 또한 학생들이 자율배식을 할 때 덜어 먹는 밥의 양을 그림으로 표시한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 그림 때문인지 아니면 밥이 맛있기 때문인지, 한 달 동안 40명의 학생이 남긴 음식물 쓰레기는 5g이 채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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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고토 급식소의 메뉴판, 원재료와 자급률(%)이 표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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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고토 급식소의 자율배식과 밥 양 기준을 보여주는 그림. 맨 오른쪽 특대 사이즈의 ‘가미야마 고봉밥’을 먹는 학생이 한두 명 정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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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설명 중인 다이치 마나베 대표(푸드허브 프로젝트), 이곳 마루고토 기숙사의 가구들은 이 지역 삼나무로 만들었으며, 지역주민들이 제작에 참여했다.
(우) 의자를 만든 마을주민의 이름이 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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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마르쉐친구들 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