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농부[2021 지구농부 프로젝트] 지구농부들의 농사이야기 ⑤ _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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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농부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씨앗을 간직합니다. 

그리고 그 농부들이 있어 지구의 내일이 이어져 갑니다.


한반도에는 불과 100년 전 1400여 종의 벼와 5000여 종의 콩이 자라는 곳이었습니다. 지역마다 농부마다 저마다의 씨앗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업적 영농은 수많은 씨앗들이 효율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없애버렸습니다. 씨앗과 함께해온 문화와 삶의 다양성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그 씨앗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금 기후 위기 시대에 변화무쌍한 자연환경 속에서 종 다양성을 지키는 것이 인류의 생존전략이 되고 있습니다. 지구농부들에게 씨앗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농가에서 오랜 시간 이어져 오면서 지역의 토양과 소기후에 적응해 온 씨앗은 경운을 하지 않고 투입을 하지 않는 농부일수록, 에너지와 화학물질에 의존하지 않고 자연에 가까운 농사를 짓는 농부들에게 더없이 소중합니다.

물론 다양한 씨앗을 지켜가는 일은 여전히 번거롭고 돈이 되지 않습니다. 농사의 규모가 크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지구농부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씨앗을 간직합니다. 그리고 그 농부들이 있어 지구의 내일이 이어져 갑니다. 




 다양한 씨앗을 가꾸는, <지구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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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우보농장의 벼 농사 



11월 <지구농부>들의  자연에 해를 가하지 않는 농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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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재미농장의 다양한 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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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짓다 보면 내 안에 씨앗을 챙기는 원초적 본능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농부가된사진가 이정근 농부_ 개구리 참외, 사과 참외, 먹골 참외 같은 외 종류와 울릉도 자생식물들, 재래종 콩과 팥을 이어갑니다. 마르쉐를 찾는 어르신들이 어린시절에 먹던 맛이라고 좋아해 주십니다. 

풍신난노루뫼농장 김재광 농부_ 소규모 도시농부들이 채종이 쉽지 않아요. 농사를 짓다 보면 내 안에 씨앗을 챙기는 원초적 본능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자란다팜 박정자 농부_ 지난해엔 아홉 가지 품종의 가지를 재배해서 씨앗을 받았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맛과 모양, 식감이 다른 가지들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이웃 농부님께 건네받은 토마토 씨앗을 받아 세 가지 종류의 토마토를 이어갑니다. 씨앗을 위해 가지와 토마토는 가장 실한 가지를 남겨둡니다. 잘 익혀서 채종을 하는데 곰팡이가 나지 않게 말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꼭 날짜와 품종을 기록해둡니다. 가지는 품종을 떨어뜨려 재배해서 교배가 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고양찬우물농장 이상린 농부_ 가장 중요한 콩류는 소량씩 먹을 만큼 울타리펜스를 이용해 파종 재배합니다. 쥐눈이콩, 메주콩, 동부콩, 완두, 강낭콩 등등을 기릅니다. 특별히 집중하는 몇몇 채종작물은 월동기간 다량 필요한 뿔시금치와 씨앗까지 아낌없이 쓰이는 고수, 또 향신료로 쓰이는 귀한 허브재로인 레몬바질 레드홀릭바질, 막뿌리며 꽃을 피우는 갓, 토종배추(교잡이 잘됨) 쥐꼬리무. 그리고 매년 잎으로 활용되는 호박 등입니다. 그 외에도 울금 토란 구근꽃류 해바라기 목화 백일홍 천일홍 등등은 꼭 채종으로 씁니다!

종합재미농장 김신범, 안정화 농부_ 농사를 시작하며 토종 등 이어가는 씨앗을 조금씩 구해서 심었습니다. 현재는 약 50종류의 씨앗을 자가채종하여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희는 홍천에서 유래한 붉은 땅콩을 좋아합니다. 홍천에서 한동안 지내던 친구에게 받은 것인데 크기가 일반 땅콩보다 절반 정도이지만 생으로 먹어도 참 맛있습니다. 채종을 하면서는 다른 작물과 교잡이 되지 않도록 시기나 위치를 조정하는 데 시간을 들이고 있습니다. 작물이 가진 원래 특성이 잘 나타나는 개체를 남기는 것도 꽤 신경 쓰이는 일입니다. 지금 저희가 하는 무경운과 더불어 무농약, 무비료의 방식에서는 일반 시중에서 생산한 씨앗 또는 모종으로는 잘 맞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희 밭에서 몇 해 이어 살아가며 적응하는 씨앗이 필요하겠구나 생각이 들어 직접 채종하여 씨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씨앗을 심어 작물이 자라고 쓰러져 다시 씨앗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보는 것 자체가 신비롭고 감동적입니다. 어쩌면 사라질지도 모를 씨앗을 내 손으로 조금씩 늘려가는 재미도 있고요.


풀풀농장 이연진 농부 _ 토종작물을 길러야만 한다는 강박을 갖지 않으려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자가채종은 자연농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으며 풀풀농장도 여전히 대부분의 작물을 자가채종해 다음 해 씨앗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씨앗은 자기가 컸던 환경과 밭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자연농 밭에서 여러 해 다양한 재배 환경을 겪은 씨앗을 사용하는 것이 적은 거름으로도 어느 정도의 수확량을 얻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풀풀농장에서 이어가는 씨앗 중 '조동지'라는 볍씨가 있습니다. 귀농 초기 한살림 농부님으로부터 분양받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1896년 경기도 여주의 조중식 농부가 자기 논에 난 이형벼를 선발해 심은 게 시작이라고 하며 당시 수확량이 많고 밥맛이 좋아 사람들이 '동지'라는 벼슬 이름을 붙여 '조동지'라는 볍씨명이 탄생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구수한 옛날 밥맛이라며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10년 이상 함께 해온 씨앗이라 이제는 가족처럼 느껴집니다. 

차차로 귀한농부 윤순자 농부_ 구억 배추 같은 재래종 작물은 채종이 용이하고 변이가 안 일어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저희 농장에서 자가채종하는 작물은 토종종자 위주로 하고 자가소비가 목적입니다. 상단단호박, 구억배추, 차조기, 참외, 부추, 고추, 옥수수, 감자, 수박, 마늘 등..배추 같은 것은 한두 포기에서 채종을 하면 한 종지가 나옵니다. 풍성함을 경험하면 더 나누고 싶고, 잘 심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겨납니다.

봉금의뜰 김현숙_ 대부분의 밭곡식들은 채종이 수월해 이어오고 있는데요, 귀촌 첫해부터 양평 용문의 이웃으로부터 받아 심어온 완두콩을 비롯한 모든 두류와 마늘 참깨와 들깨 그리고 7년전 부용리에서 전업농부가 되면서는 마을에서 이어오는 대파 배추씨앗들을 이어갑니다. 특별히 자랑하는 씨앗은 용문노랑완두와 붉은꽃완두 그리고 보통의 연두완두 등 완두콩 삼종은 매해 많은 분들에게 나눠드리기도 하는데요, 보관실수로 벌레가 먹었어도 발아가 되고 잘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토종의 힘을 느낍니다. 

더불어농원 신두철, 권태옥 농부_ 벼 콩 팥 5000평 배추 무우 파 상추 감자 마늘 옥수수 수수 율무 등의 씨앗을 이어갑니다. 대대로 물려받은 종콩도 있는데 농장이름을 따서 더불어콩이라고 불러줍니다. 요즘 물려받은 씨앗으로 농사를 짓는 가정이 드뭅니다 저는 씨앗을 받아 제가 심고 있어서 감사합니다. 당연히 해야 할 과정이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생물의 다양성이 중요한 시대에 점점 사라지는 씨앗을 지킬 수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파파팜&밀마운트 황진옥 농부_ 씨앗을 채종해두면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어요. 부자가 된 느낌이랄까요? ^^ 여러 가지 씨앗을 채종하는데 특히 가장 오랫동안 자가채종을 이어온 게 있다면 토종오이에요. 친정엄마가 수십 년을 이어오신 토종오이를 제가 받아서 계속 채종하는 거라 특히나 애착이 많이 갑니다. 가을에 가장 튼실하고 예쁘게 생긴 노각을 유심히 봐두었다가 채종을 하는데요, 더운 여름에 토종오이 한입 베어 물면 그 진한 오이향이 입안 가득 차오릅니다. 그 찰나의 행복함을 매해 느끼곤 하는데 그 맛 때문에 수확량도 적은 토종오이만 고집해서 심게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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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우보농장의 벼 수확 모습


호미를 손에서 놓을 때까지 씨앗 받고 늘리고 번식 시킬 것 같아요.


우보농장 이근이 농부_ 처음 내 손에 들어온 씨앗을 뿌린 후 채종하면 평생을 함께 가는 것 같습니다. 결국 농부는 씨앗의 조종을 받으며 사는 것 같습니다. 그런 연유로 10년 전 30품종으로 시작한 토종볍씨가 현재 250여 품종으로 늘었습니다. 호미를 손에서 놓을 때까지 씨앗 받고 늘리고 번식 시킬 것 같습니다.  

꽃비원 정광하, 오남도 농부_ 마늘은 첫해만 씨마늘을 사고 수확 후 제일 좋은 다섯 단은 잘 말려 다음해 씨앗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무척 뿌듯하고요. 마늘, 옥수수, 루꼴라, 완두콩, 그 밖의 콩, 허브 등 밭의 70프로는 자가채종한 씨앗으로 채워지는 것 같아요. 채종을 위해 꽃이 필 무렵은 물을 잘 주고 잘 크고 잘 여물 수 있게 하고요. 채종 후 잘 관리하는 것이 더 어렵더라고요. 잘 말리고 보관하는 것까지 되어야 진짜 씨앗이 되니까요. 씨앗을 구매하는 것도 비용이기도 하고, 채종이 힘들다면 힘든 일이지만 재미있는 일이고요, 씨앗을 뿌리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거두는 일은 농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1/27 (토) 채소시장@성수_ 지구농부 출점팀]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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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농부 여행

올해 3번, 마르쉐와 파타고니아는 '지구농부여행'을 떠납니다. 지구를 되살리는 농사를 지향하는 마르쉐 농부님들과 함께, 자연재배 농부님들을 만나러 갑니다. 흙과 풀과 벌레가 같이 사는 곳에서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이후 인터뷰집 '채소지'로 공유합니다. 곧 소식 전하겠습니다. 




마르쉐X파타고니아의 지구농부 프로젝트

마르쉐X파타고니아는 기후위기를 일으키는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다시 흙 속으로 돌려보내는 '재생 유기 농업'을 응원합니다. 우리는 그러한 농업을 지향하는 농부들을 지구 생태계를 돌보는 '지구 농부'라고 일컬으며, 이들과 함께하고자 합니다.  '지구 농부'들의 토양을 되살리는 농업은 기후위기 시대의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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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재생 유기 농업(Regenerative Organic Agriculture)을 지원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것 말고 지구 온난화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화석 연료 사용을 중단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농업을 통해 탄소를 땅속으로 흡수하는 것은 희망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재생 유기 농업은 보다 영양이 풍부하고 맛있는 먹거리를 제공하고, 표토를 되살리고, 탄소를 땅 속으로 더 많이 흡수합니다. 일석이조가 아니라 일석사조인 셈입니다. 저는 재생 유기 농업의 확산이 지구 온난화의 진정한 해결책이자 가장 큰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 파타고니아 창립자,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 

www.patagon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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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농부들과 시장을 열어오며 우리 일상의 먹거리가 자연의 커다란 순환의 일부임을 배웠습니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모든 것들이 그것을 키워낸 흙과 물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자연에서 뺏기만 하는 게 아니라 흙과 물을 되살릴 수 있는 농사가 우리의 식탁을, 나아가 지구를 지속가능하게 합니다. 기후위기의 시대에, 우리 소비의 끝이 쓰레기가 아니라 지구를 되살리는 농업에 닿을 수 있도록 마르쉐는 지구농부와 함께하며 응원합니다. 

www.marchea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