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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우리가 없어도 되지만
벌이 없으면 안돼요
소어렌슨, '벌의 사생활' 중
벌과 함께 농사짓는 지구농부
벌은 지구에 속씨식물이 출현한 이래 꽃과 나무에서 꿀을 따는 일을 해 왔습니다. 벌이 꽃을 다니며 꿀을 따는 동안 수술에서 암술로 꽃가루가 옮겨지며 수분이 됩니다. 벌이 없다면 자리에 열매가 열리지 않고 다음 해에 이어갈 씨앗도 없게 됩니다. 식물의 80% 이상은 벌 등 수분 매개동물의 도움을 받아 열매를 맺습니다. FAO는 100대 농산물의 생산량의 꿀벌 기여도를 71%라고 밝혀 두었습니다.
최근 들어 벌들의 개체 수가 급격하게 줄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바로 인간이 만들어낸 기후변화입니다. 갑자기 따뜻해지는 날씨에 월동에 들어간 벌들이 계절을 착각해 꽃가루 채집에 나섰다가 폐사되기도 하고 응애와 같은 해충이나 각종 바이러스가 창궐하기도 합니다. 특히 여러 연구에서 꿀벌 군집 붕괴에 꼽히는 살충제 네오니코티노이드는 10억 분의 1 정도로 희석해도 꿀벌의 산란, 비행 등 행동을 교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성분은 1985년 바이엘이 처음 농약으로 시판한 이레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6종류의 제품이 지난해에만 팔렸고 이는 우리나라 전체 살충제 판매량의 22.7%에 해당합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야생벌과 새박쥐 등의 수분 매개 척추동물 개체 수의 16.5%와 벌, 나비, 딱정벌레 등 수분 매개 무척추동물 개체 수 40%가 기후변화와 서식지 파괴 등으로 사라졌습니다. 그 결과 동물의 도움을 받아 수분하는 야생 꽃 식물의 90%, 농작물의 75%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지구농부들은 살충제와 살균제, 제초제 등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일부 방제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유기농사에서 허용된 약제를 최소한으로 사용합니다. 토양과 작물에 화학물질을 넣지 않는 대신 벌과 나비가 좋아하는 밀원식물을 심고 벌들의 도움을 받습니다.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밭에서 자라는 다양한 풀과 다년생 나무와 허브 등은 지구농부가 벌과 곤충들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지구농부>에게 벌과 곤충이란?
벌과 곤충이 가진 역할은 이렇게 다양합니다.
꿀건달 _ 전 세계적으로 꿀벌 개체수 감소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최근 벌집군집붕괴현상(CCD)으로 꿀벌 수십억 마리가 사라졌습니다. 꿀벌의 중요성, 꿀벌의 노동력, 꿀벌의 가치에 대한 공공인식을 환기시키기 위해 #SaveTheBees 캠페인을 알리고 꿀벌 보호에 대한 메시지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매년 양봉장 일대에 밀원수를 심고 있습니다. 헛개나무, 바이텍 식재를 단지화하여 꿀벌들의 기본 식량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NO BEES NO FOOD NO EARTH.
댄스위드비 _ 깊은 산속, 넓게 펼쳐진 들판, 가파른 바위 절벽,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깊숙한 자연 속에서 토종벌들은 오늘도 꿀을 찾아 비행을 떠납니다. 토종벌은 서양벌과 입맛이 다르고, 서양벌들이 선호하지 않는 산딸기, 찔레꽃, 철쭉 등의 꽃꿀을 모읍니다. 이런 이유로 토종벌은 우리나라 곳곳에서 야생화, 들꽃, 나무들이 계속 꽃 피우며 살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모은 토종꿀은 1년에 딱 한 번, 서리가 내리는 11월에 수확합니다. 댄스위드비가 만나는 생산자분들은 토종벌들이 겨울을 날 수 있는 양을 충분히 남겨두어, 벌들과 함께 공생하는 삶을 추구하고 계십니다. 연천의 생산자분들은 몇 해 전부터는 아예 벌통의 꿀 일부를 남겨 놓는 것에 더해서 상당수의 벌통 꿀을 뜨지 않은 상태로 그대로 남겨 두신다고 합니다. 벌들이 꿀을 충분히 먹고 건강하게 잘 살 수 있도록요. 그리고 알게 된 더 놀라운 사실은, 이렇게 살고 있는 토종벌통 주변의 농사가 예년보다 풍년이 들기 시작함을 확인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토종꿀과 토종벌, 그로 인한 밀원지의 환경과 생산자의 달콤한 공생이 이런 모습 아닐까요?
뒷골밭작목반 _ 요즘 아침 일찍 밭에 가면 밤호박 꽃이 피어 있는 곳에 유난히 벌들이 웅웅대는 소리가 크게 들려요. 논물에서 물을 먹고 가기도 하고요.
마하키친 _ 마르쉐에서 이상 기후로 인한 토종벌의 급감과 농사, 인류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알게 되었어요. 텃밭에 날아다니는 벌들을 볼 때, 어릴 적 머리에 벌에 쏘여 된장 발라본 경험도 있고 예전에는 무섭고 싫은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한 마리 한 마리 너무 소중하게 보이네요. 얼마 전에는 호밀 밭에서 포카리 스웨트도 나눠먹었어요. ㅋㅋㅋㅋ 더 많은 벌들이 다시 태어나고 활발히 살아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밭멍 _ 밭멍은 퍼머컬처를 기반으로 농사를 지으며 무경운, 무비료, 무제초, 무농약을 실천하고 있고 일부러 밭에 더 다양한 생태계를 만들고 싶어 특정 곤충이 좋아하는 채소나 식물을 더 심기도 하고 새들을 위한 집과 물그릇도 마련해 놓았습니다. 덕분에 저희 밭은 도시에서는 보지 못했던 매우 다양한 곤충과 새들이 뛰노는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또 작년에 미처 관리하지 못한 나뭇잎밭 한중간에 있는 땅에서 명아주가 빽빽하게 자라났었는데 굵기도 엄청나고 경도는 어찌나 단단한지 마치 숲이 만들어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굳이 잘라내지 않고 현재까지도 그대로 뒀더니 많은 새들이 그 속에 둥지도 만들고 밭에 사람이 오면 그 속에 숨어서 우리가 일하는 것을 구경하더군요. 심지어 얼마 전에는 새벽에 밭에 갔더니 그 속에서 고라니가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우리 밭이 사람에게만 좋은 곳이 아니라 곤충과 야생동물들에게도 좋은 밭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저희는 채소를 심을 때 항상 그 사이사이에 밀원식물을 자연스럽게 끼워 넣습니다. 특히 저희가 좋아하는 밀원식물은 보리지와 캣닢인데 두 녀석 모두 얼마나 향긋하고 꽃도 예쁜지 사람도 이렇게 좋은데 벌들을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 밭에 벌과 곤충이 많아지면 수분이 원활해지는 기능적인 장점도 있지만 제가 훨씬 좋다고 느끼는 점은 소리입니다. 밭에서 일을 할 때는 노래를 틀지 않아도 됩니다. 벌의 날갯짓 소리, 풀벌레 소리가 귀를 간지럽히고 그런 곤충을 잡아먹기 위해 주변을 맴도는 새소리의 하모니가 일품입니다. 이런 농사를 짓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기쁨이겠죠. 물론 남들보다 일은 더 많이 해도 그런 작은 기쁨들을 발견할 때마다 다시 기운을 얻고 내가 하는 일이 옳은 일이라는 확신을 얻습니다.



봉금의뜰 _ 밭 구석구석에 꽃을 심습니다. 벌이 날아와 수정을 도와주니까요. 수정이 잘 되어야 과채류는 예쁜 모양을 갖게 되거든요. 색색의 빛깔로 농부에게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농사일을 즐겁게 해주고 향기로 해충은 물리고 익충은 모이도록 하는 고마운 역할을 하고 있죠.
새암농장 _ 예전에는 버섯에 달라붙는 버섯 파리 때문에 고민이 많았어요. 목초액도 줘보고 별 방법을 써도 어찌할 도리가 없더라구요. 지금은 버섯재배사 습도 관리로 해결했답니다. 초파리가 좋아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지 않는 단순한 방법이요. 그리고 버섯 재배 하우스 밖의 거미님들은 건들지 않아요. 은근히 많은 해충을 해결해 주거든요~
서기당 _ 서기당은 일 년 내내 농약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유기산을 활용해 방제를 합니다. 보통은 개미산과 옥살산을 많이 사용합니다.대부분의 양봉업자들은 꿀벌을 키우는 데 농약을 사용합니다. 양봉에서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바로 진드기와 가시응애입니다. 개인적으로 올해 봄에 대규모로 벌들이 사라진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도 농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드기와 가시응애는 벌들에 기생해서 삽니다. 벌들의 애벌레 등에서 진액을 빨아먹고 사는데, 이 숫자가 너무 많으면 벌들이 벌통에서 도망칩니다. 그래서 반드시 이 진드기를 박멸해야 하고, 개체 수를 줄여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농약을 사용합니다. 현실적으로 대규모로 양봉을 하는 데 있어서 이것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그렇기에 농약 사용이 무조건 악이라 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송이뜰농장 _ 버섯과 곤충은 관계가 없을 것 같아 보이지만, 의외로 상당히 중요한 상호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버섯을 다 따고 남은 버섯배지와 균사는 곤충, 특히 딱정벌레류의 먹이로 활용됩니다. 저희 농장의 버섯배지도 파주지역의 곤충을 키우는 농장과 학생들에게 제공해 드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연두농장 _ 친환경 농사를 하다 보니 점점이 흩어진 생태계를 이어주는 중요한 매개체인 벌들에게도 관심이 생겼어요. 작년부터 양봉을 배우기 시작해 올해 첫꿀을 얻었답니다. 벌들을 위한 밀원식물을 농장 둘레로 심는 중이에요.
원슈가데이 그로서리 _ 살충제 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의해서 벌과 곤충이 사라지고 있다는 뉴스를 이전보다 더 많이 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원슈가데이의 북한산 아래 작은 텃밭에서의 개구리와 벌레들을 만나는 일들이 자연스러운데, 때로는 기사들이 피부로 느껴지지 않을 때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에 반해 올 봄 주변에 개나리와 벚꽃이 예전에 비해 빨리 피고 빨리 저버리는 것이 벌꿀과 생태계의 생존에는 (인간으로 치면) 큰 재난처럼 다가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어 생각이 많은 계절이었습니다. 이전보다 기후 온난화를 더 많이 생각하고 일회용품과 탄소 배출에 대해 계속 해결책들을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텃밭에서는 지금껏 해 온 대로 무멀칭/무비닐/무화학적 비료를 원칙으로 그리고 매장에서 발생하는 음식 침전물을 통해 유기물 발효도 실험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늘 생각하듯 '완벽한 비건 한 사람보다 불완전한 비건 백 명'이 훨씬 가치가 있음을 이야기하고, 비건에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요리와 제품 연구에도 더 많은 노력을 하고 또 계속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지구농부에게 직접 듣는 벌과 곤충의 역할>
벌, 곤충과 함께 농사짓는 지구농부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추수 _ 벼농사를 대대로 지어온 저희 집에서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거머리는 제 다리의 친구였습니다. 벼가 무르익어갈 때쯤 논에 들어가면 항상 2~3마리 정도의 친구들이 제 다리를 맛보곤 했습니다. 그때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지만 성인이되고 보니 할아버지께서 무농약 인증을 받으면서 키워내신 벼였다는 걸 알 수 있는 증거였습니다. 지금은 비록 다른 작물을 키우지만 할아버지의 자연농법을 경험하며 자라신 아버지도 그렇게 구찌뽕을 키우고 계십니다.
파파팜&밀마운트 _ 저희 농장 근처에 양봉을 하시는 농가가 있어요. 그 덕에 저희 농장에는 벌들이 쉴세 없이 날아들지요. 아시다시피 저희는 작물에 화학농약을 살포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친환경 해충 방제를 하는데요, 그 중 하나가 끈끈이 유인 시트를 하우스 안에 걸어 놓는 거랍니다. 그런데 올 봄에 벌들이 끈끈이 시트에 달라붙는 걸 보고는 당장 시트를 걷어냈어요. 해충을 잡으려다가 소중한 벌들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었지요. 해충을 방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벌을 보호해야겠다는 사명(?)이 앞서더라구요. 대신 벌들이 자가 수정이 안되는 열매채소들을 부지런히 수정해 준 덕에 열매채소들이 풍성히 맺히고 있어요. 서로 상생하는 농사는 사람과 사람 사이만이 아니라 사람과 곤충 사이에도 이렇게 아름답게 진행되고 있답니다.
풀무학교전공부 _ 벌과 곤충은 식물이 씨앗을 맺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학교 정원에는 물론이고 텃밭에도 채소와 꽃을 함께 심어서 채소의 열매는 물론이고 씨앗을 잘 맺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씨앗을 받기 위해 심는 채소들의 경우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작물들이 많아, 꽃이 없는 이른 봄에 꿀벌들에게 좋은 양식이 된다는 것도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씨앗을 받는 일은 결국 벌과 곤충들을 위한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자연이 알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또 유기농업을 하며 사람의 힘으로만 농사짓는 것이 아니라 여러 생명의 도움을 받으며 함께 농사짓고 있다는 감각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됩니다. 다음은 전공부 학생이 쓴 텃밭일지에 있는 글을 소개 합니다.
지렁이. 텃밭에 멀칭을 하려고 고랑에 모아두었던 풀더미를 들췄다. 자주 뒤집어주지 않아서 그런지 풀더미 아래쪽은 축축했는데, 그 자리에 손가락 길이보다도 작은 지렁이들이 바쁘게 꿈틀거리고 있었다. 한 더미 아래에도 지렁이가 여남은 마리는 돼서, 지렁이를 밟지 않기 위해 장갑 낀 손으로 지렁이를 모아 밭에 넣어주었다. 그렇게 하나둘 하다가, 밭에서 일하고 있는 게 나 혼자가 아니라 여럿인 게 느껴졌다. 지렁이뿐만 아니라 아직 알지 못하는 일꾼들도 수없이 많을 테다. 텃밭을 혼자 가꾸고 있다는 건 정말, 큰 착각이었다. (김산, 2021년 4월 13일)


풀풀농장 _ 농촌에서는 곤충을 익충과 해충으로 구분합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너무 일차원적입니다. 우리가 해충이라 부르는 생명체들이 결코 사람들과 싸우기 위해 이 땅에 태어나지는 않았을 겁니다. 우리가 알지 못할 뿐 그 곤충들도 생태계의 한 부분을 이루며 분명 지구가 유지되는데,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어떤 부분에선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파잎벌레가 창궐하여 양파, 마늘 농사를 완전히 망친 적이 여러 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보이는 대로 잡아보기도 했지만 그런 농부의 노력으로 형세를 바꿀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양파 심는 곳을 멀리 떨어진 다른 밭으로 옮겼지만 그마저도 소용이 없더군요. 밭을 재차 옮긴 재작년과 작년은 벌레 피해가 다행히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제 작은 견해로는 파잎벌레의 존재 이유에 대해 답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너는 지구상에서 없어져야 할 존재야.'라고 말하지도 못하겠습니다. 파잎벌레의 멸종이 불러올 나비 효과를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해든농장 _ 토마토 밭에는 벌과 곤충이 자유롭게 날아 다니며 토마토 꽃을 수정시켜 주고 열매를 맺게 하지요.
현강자연애농원 _ 농약이나 제초제, 비료조차 사용하지 않고 20년째 농사를 지었더니 땅이 저절로 살아나 뙤알구조를 보여주고 부드럽습니다. 풀이 자라게 두었다가 베어 주기만 하여 온 밭이 풀밭입니다.
[7/23(토) 채소시장@성수_ 지구농부 출점팀] (링크)
고양찬우물농장, 너멍굴농장, 농부가된사진가, 뒷골밭 작목반, 매봉농장, 밭멍, 밤아저씨, 베짱이농부, 연두농장, 자란다팜, 작은알자스, 토리농장, 파파팜&밀마운트, 풀무학교전공부, 풀풀농장, 해든농장, 현강자연애농원

지구농부필드트립
기후위기시대 탄소를 다시 땅으로 되돌리고 지구의 회복력을 만들어가는 지구농부들을 만나는 여행입니다. 마르쉐친구들과 지구농사를 시도하려는 농부들과 함께 떠납니다. 1년에 네 번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홍성에 이어 다녀온 이번 필드트립은 6월 29일, 포천과 양평으로 다녀왔습니다. 아래 두 명의 농부를 만나고 왔습니다. 자세한 후기는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링크)
평화나무농장 / 김준권 원혜덕 농부
고양찬우물농장 / 이상린 농부
마르쉐X파타고니아의 지구농부 프로젝트
마르쉐X파타고니아는 기후위기를 일으키는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다시 흙 속으로 돌려보내는 '재생 유기 농업'을 응원합니다. 우리는 그러한 농업을 지향하는 농부들을 지구 생태계를 돌보는 '지구 농부'라고 일컬으며, 이들과 함께하고자 합니다. '지구 농부'들의 토양을 되살리는 농업은 기후위기 시대의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재생 유기 농업(Regenerative Organic Agriculture)을 지원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것 말고 지구 온난화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화석 연료 사용을 중단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농업을 통해 탄소를 땅속으로 흡수하는 것은 희망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재생 유기 농업은 보다 영양이 풍부하고 맛있는 먹거리를 제공하고, 표토를 되살리고, 탄소를 땅 속으로 더 많이 흡수합니다. 일석이조가 아니라 일석사조인 셈입니다. 저는 재생 유기 농업의 확산이 지구 온난화의 진정한 해결책이자 가장 큰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 파타고니아 창립자,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 www.patagonia.co.kr/ |

| “수년간 농부들과 시장을 열어오며 우리 일상의 먹거리가 자연의 커다란 순환의 일부임을 배웠습니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모든 것들이 그것을 키워낸 흙과 물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자연에서 뺏기만 하는 게 아니라 흙과 물을 되살릴 수 있는 농사가 우리의 식탁을, 나아가 지구를 지속가능하게 합니다. 기후위기의 시대에, 우리 소비의 끝이 쓰레기가 아니라 지구를 되살리는 농업에 닿을 수 있도록 마르쉐는 지구농부와 함께하며 응원합니다. www.marcheat.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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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우리가 없어도 되지만
벌이 없으면 안돼요
소어렌슨, '벌의 사생활' 중
벌과 함께 농사짓는 지구농부
벌은 지구에 속씨식물이 출현한 이래 꽃과 나무에서 꿀을 따는 일을 해 왔습니다. 벌이 꽃을 다니며 꿀을 따는 동안 수술에서 암술로 꽃가루가 옮겨지며 수분이 됩니다. 벌이 없다면 자리에 열매가 열리지 않고 다음 해에 이어갈 씨앗도 없게 됩니다. 식물의 80% 이상은 벌 등 수분 매개동물의 도움을 받아 열매를 맺습니다. FAO는 100대 농산물의 생산량의 꿀벌 기여도를 71%라고 밝혀 두었습니다.
최근 들어 벌들의 개체 수가 급격하게 줄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바로 인간이 만들어낸 기후변화입니다. 갑자기 따뜻해지는 날씨에 월동에 들어간 벌들이 계절을 착각해 꽃가루 채집에 나섰다가 폐사되기도 하고 응애와 같은 해충이나 각종 바이러스가 창궐하기도 합니다. 특히 여러 연구에서 꿀벌 군집 붕괴에 꼽히는 살충제 네오니코티노이드는 10억 분의 1 정도로 희석해도 꿀벌의 산란, 비행 등 행동을 교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성분은 1985년 바이엘이 처음 농약으로 시판한 이레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6종류의 제품이 지난해에만 팔렸고 이는 우리나라 전체 살충제 판매량의 22.7%에 해당합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야생벌과 새박쥐 등의 수분 매개 척추동물 개체 수의 16.5%와 벌, 나비, 딱정벌레 등 수분 매개 무척추동물 개체 수 40%가 기후변화와 서식지 파괴 등으로 사라졌습니다. 그 결과 동물의 도움을 받아 수분하는 야생 꽃 식물의 90%, 농작물의 75%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지구농부들은 살충제와 살균제, 제초제 등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일부 방제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유기농사에서 허용된 약제를 최소한으로 사용합니다. 토양과 작물에 화학물질을 넣지 않는 대신 벌과 나비가 좋아하는 밀원식물을 심고 벌들의 도움을 받습니다.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밭에서 자라는 다양한 풀과 다년생 나무와 허브 등은 지구농부가 벌과 곤충들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지구농부>에게 벌과 곤충이란?
벌과 곤충이 가진 역할은 이렇게 다양합니다.
꿀건달 _ 전 세계적으로 꿀벌 개체수 감소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최근 벌집군집붕괴현상(CCD)으로 꿀벌 수십억 마리가 사라졌습니다. 꿀벌의 중요성, 꿀벌의 노동력, 꿀벌의 가치에 대한 공공인식을 환기시키기 위해 #SaveTheBees 캠페인을 알리고 꿀벌 보호에 대한 메시지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매년 양봉장 일대에 밀원수를 심고 있습니다. 헛개나무, 바이텍 식재를 단지화하여 꿀벌들의 기본 식량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NO BEES NO FOOD NO EARTH.
댄스위드비 _ 깊은 산속, 넓게 펼쳐진 들판, 가파른 바위 절벽,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깊숙한 자연 속에서 토종벌들은 오늘도 꿀을 찾아 비행을 떠납니다. 토종벌은 서양벌과 입맛이 다르고, 서양벌들이 선호하지 않는 산딸기, 찔레꽃, 철쭉 등의 꽃꿀을 모읍니다. 이런 이유로 토종벌은 우리나라 곳곳에서 야생화, 들꽃, 나무들이 계속 꽃 피우며 살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모은 토종꿀은 1년에 딱 한 번, 서리가 내리는 11월에 수확합니다. 댄스위드비가 만나는 생산자분들은 토종벌들이 겨울을 날 수 있는 양을 충분히 남겨두어, 벌들과 함께 공생하는 삶을 추구하고 계십니다. 연천의 생산자분들은 몇 해 전부터는 아예 벌통의 꿀 일부를 남겨 놓는 것에 더해서 상당수의 벌통 꿀을 뜨지 않은 상태로 그대로 남겨 두신다고 합니다. 벌들이 꿀을 충분히 먹고 건강하게 잘 살 수 있도록요. 그리고 알게 된 더 놀라운 사실은, 이렇게 살고 있는 토종벌통 주변의 농사가 예년보다 풍년이 들기 시작함을 확인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토종꿀과 토종벌, 그로 인한 밀원지의 환경과 생산자의 달콤한 공생이 이런 모습 아닐까요?
뒷골밭작목반 _ 요즘 아침 일찍 밭에 가면 밤호박 꽃이 피어 있는 곳에 유난히 벌들이 웅웅대는 소리가 크게 들려요. 논물에서 물을 먹고 가기도 하고요.
마하키친 _ 마르쉐에서 이상 기후로 인한 토종벌의 급감과 농사, 인류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알게 되었어요. 텃밭에 날아다니는 벌들을 볼 때, 어릴 적 머리에 벌에 쏘여 된장 발라본 경험도 있고 예전에는 무섭고 싫은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한 마리 한 마리 너무 소중하게 보이네요. 얼마 전에는 호밀 밭에서 포카리 스웨트도 나눠먹었어요. ㅋㅋㅋㅋ 더 많은 벌들이 다시 태어나고 활발히 살아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밭멍 _ 밭멍은 퍼머컬처를 기반으로 농사를 지으며 무경운, 무비료, 무제초, 무농약을 실천하고 있고 일부러 밭에 더 다양한 생태계를 만들고 싶어 특정 곤충이 좋아하는 채소나 식물을 더 심기도 하고 새들을 위한 집과 물그릇도 마련해 놓았습니다. 덕분에 저희 밭은 도시에서는 보지 못했던 매우 다양한 곤충과 새들이 뛰노는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또 작년에 미처 관리하지 못한 나뭇잎밭 한중간에 있는 땅에서 명아주가 빽빽하게 자라났었는데 굵기도 엄청나고 경도는 어찌나 단단한지 마치 숲이 만들어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굳이 잘라내지 않고 현재까지도 그대로 뒀더니 많은 새들이 그 속에 둥지도 만들고 밭에 사람이 오면 그 속에 숨어서 우리가 일하는 것을 구경하더군요. 심지어 얼마 전에는 새벽에 밭에 갔더니 그 속에서 고라니가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우리 밭이 사람에게만 좋은 곳이 아니라 곤충과 야생동물들에게도 좋은 밭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저희는 채소를 심을 때 항상 그 사이사이에 밀원식물을 자연스럽게 끼워 넣습니다. 특히 저희가 좋아하는 밀원식물은 보리지와 캣닢인데 두 녀석 모두 얼마나 향긋하고 꽃도 예쁜지 사람도 이렇게 좋은데 벌들을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 밭에 벌과 곤충이 많아지면 수분이 원활해지는 기능적인 장점도 있지만 제가 훨씬 좋다고 느끼는 점은 소리입니다. 밭에서 일을 할 때는 노래를 틀지 않아도 됩니다. 벌의 날갯짓 소리, 풀벌레 소리가 귀를 간지럽히고 그런 곤충을 잡아먹기 위해 주변을 맴도는 새소리의 하모니가 일품입니다. 이런 농사를 짓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기쁨이겠죠. 물론 남들보다 일은 더 많이 해도 그런 작은 기쁨들을 발견할 때마다 다시 기운을 얻고 내가 하는 일이 옳은 일이라는 확신을 얻습니다.
봉금의뜰 _ 밭 구석구석에 꽃을 심습니다. 벌이 날아와 수정을 도와주니까요. 수정이 잘 되어야 과채류는 예쁜 모양을 갖게 되거든요. 색색의 빛깔로 농부에게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농사일을 즐겁게 해주고 향기로 해충은 물리고 익충은 모이도록 하는 고마운 역할을 하고 있죠.
새암농장 _ 예전에는 버섯에 달라붙는 버섯 파리 때문에 고민이 많았어요. 목초액도 줘보고 별 방법을 써도 어찌할 도리가 없더라구요. 지금은 버섯재배사 습도 관리로 해결했답니다. 초파리가 좋아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지 않는 단순한 방법이요. 그리고 버섯 재배 하우스 밖의 거미님들은 건들지 않아요. 은근히 많은 해충을 해결해 주거든요~
서기당 _ 서기당은 일 년 내내 농약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유기산을 활용해 방제를 합니다. 보통은 개미산과 옥살산을 많이 사용합니다.대부분의 양봉업자들은 꿀벌을 키우는 데 농약을 사용합니다. 양봉에서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바로 진드기와 가시응애입니다. 개인적으로 올해 봄에 대규모로 벌들이 사라진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도 농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드기와 가시응애는 벌들에 기생해서 삽니다. 벌들의 애벌레 등에서 진액을 빨아먹고 사는데, 이 숫자가 너무 많으면 벌들이 벌통에서 도망칩니다. 그래서 반드시 이 진드기를 박멸해야 하고, 개체 수를 줄여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농약을 사용합니다. 현실적으로 대규모로 양봉을 하는 데 있어서 이것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그렇기에 농약 사용이 무조건 악이라 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송이뜰농장 _ 버섯과 곤충은 관계가 없을 것 같아 보이지만, 의외로 상당히 중요한 상호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버섯을 다 따고 남은 버섯배지와 균사는 곤충, 특히 딱정벌레류의 먹이로 활용됩니다. 저희 농장의 버섯배지도 파주지역의 곤충을 키우는 농장과 학생들에게 제공해 드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연두농장 _ 친환경 농사를 하다 보니 점점이 흩어진 생태계를 이어주는 중요한 매개체인 벌들에게도 관심이 생겼어요. 작년부터 양봉을 배우기 시작해 올해 첫꿀을 얻었답니다. 벌들을 위한 밀원식물을 농장 둘레로 심는 중이에요.
원슈가데이 그로서리 _ 살충제 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의해서 벌과 곤충이 사라지고 있다는 뉴스를 이전보다 더 많이 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원슈가데이의 북한산 아래 작은 텃밭에서의 개구리와 벌레들을 만나는 일들이 자연스러운데, 때로는 기사들이 피부로 느껴지지 않을 때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에 반해 올 봄 주변에 개나리와 벚꽃이 예전에 비해 빨리 피고 빨리 저버리는 것이 벌꿀과 생태계의 생존에는 (인간으로 치면) 큰 재난처럼 다가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어 생각이 많은 계절이었습니다. 이전보다 기후 온난화를 더 많이 생각하고 일회용품과 탄소 배출에 대해 계속 해결책들을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텃밭에서는 지금껏 해 온 대로 무멀칭/무비닐/무화학적 비료를 원칙으로 그리고 매장에서 발생하는 음식 침전물을 통해 유기물 발효도 실험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늘 생각하듯 '완벽한 비건 한 사람보다 불완전한 비건 백 명'이 훨씬 가치가 있음을 이야기하고, 비건에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요리와 제품 연구에도 더 많은 노력을 하고 또 계속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지구농부에게 직접 듣는 벌과 곤충의 역할>
벌, 곤충과 함께 농사짓는 지구농부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추수 _ 벼농사를 대대로 지어온 저희 집에서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거머리는 제 다리의 친구였습니다. 벼가 무르익어갈 때쯤 논에 들어가면 항상 2~3마리 정도의 친구들이 제 다리를 맛보곤 했습니다. 그때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지만 성인이되고 보니 할아버지께서 무농약 인증을 받으면서 키워내신 벼였다는 걸 알 수 있는 증거였습니다. 지금은 비록 다른 작물을 키우지만 할아버지의 자연농법을 경험하며 자라신 아버지도 그렇게 구찌뽕을 키우고 계십니다.
파파팜&밀마운트 _ 저희 농장 근처에 양봉을 하시는 농가가 있어요. 그 덕에 저희 농장에는 벌들이 쉴세 없이 날아들지요. 아시다시피 저희는 작물에 화학농약을 살포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친환경 해충 방제를 하는데요, 그 중 하나가 끈끈이 유인 시트를 하우스 안에 걸어 놓는 거랍니다. 그런데 올 봄에 벌들이 끈끈이 시트에 달라붙는 걸 보고는 당장 시트를 걷어냈어요. 해충을 잡으려다가 소중한 벌들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었지요. 해충을 방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벌을 보호해야겠다는 사명(?)이 앞서더라구요. 대신 벌들이 자가 수정이 안되는 열매채소들을 부지런히 수정해 준 덕에 열매채소들이 풍성히 맺히고 있어요. 서로 상생하는 농사는 사람과 사람 사이만이 아니라 사람과 곤충 사이에도 이렇게 아름답게 진행되고 있답니다.
풀무학교전공부 _ 벌과 곤충은 식물이 씨앗을 맺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학교 정원에는 물론이고 텃밭에도 채소와 꽃을 함께 심어서 채소의 열매는 물론이고 씨앗을 잘 맺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씨앗을 받기 위해 심는 채소들의 경우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작물들이 많아, 꽃이 없는 이른 봄에 꿀벌들에게 좋은 양식이 된다는 것도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씨앗을 받는 일은 결국 벌과 곤충들을 위한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자연이 알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또 유기농업을 하며 사람의 힘으로만 농사짓는 것이 아니라 여러 생명의 도움을 받으며 함께 농사짓고 있다는 감각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됩니다. 다음은 전공부 학생이 쓴 텃밭일지에 있는 글을 소개 합니다.
지렁이. 텃밭에 멀칭을 하려고 고랑에 모아두었던 풀더미를 들췄다. 자주 뒤집어주지 않아서 그런지 풀더미 아래쪽은 축축했는데, 그 자리에 손가락 길이보다도 작은 지렁이들이 바쁘게 꿈틀거리고 있었다. 한 더미 아래에도 지렁이가 여남은 마리는 돼서, 지렁이를 밟지 않기 위해 장갑 낀 손으로 지렁이를 모아 밭에 넣어주었다. 그렇게 하나둘 하다가, 밭에서 일하고 있는 게 나 혼자가 아니라 여럿인 게 느껴졌다. 지렁이뿐만 아니라 아직 알지 못하는 일꾼들도 수없이 많을 테다. 텃밭을 혼자 가꾸고 있다는 건 정말, 큰 착각이었다. (김산, 2021년 4월 13일)
풀풀농장 _ 농촌에서는 곤충을 익충과 해충으로 구분합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너무 일차원적입니다. 우리가 해충이라 부르는 생명체들이 결코 사람들과 싸우기 위해 이 땅에 태어나지는 않았을 겁니다. 우리가 알지 못할 뿐 그 곤충들도 생태계의 한 부분을 이루며 분명 지구가 유지되는데,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어떤 부분에선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파잎벌레가 창궐하여 양파, 마늘 농사를 완전히 망친 적이 여러 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보이는 대로 잡아보기도 했지만 그런 농부의 노력으로 형세를 바꿀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양파 심는 곳을 멀리 떨어진 다른 밭으로 옮겼지만 그마저도 소용이 없더군요. 밭을 재차 옮긴 재작년과 작년은 벌레 피해가 다행히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제 작은 견해로는 파잎벌레의 존재 이유에 대해 답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너는 지구상에서 없어져야 할 존재야.'라고 말하지도 못하겠습니다. 파잎벌레의 멸종이 불러올 나비 효과를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해든농장 _ 토마토 밭에는 벌과 곤충이 자유롭게 날아 다니며 토마토 꽃을 수정시켜 주고 열매를 맺게 하지요.
현강자연애농원 _ 농약이나 제초제, 비료조차 사용하지 않고 20년째 농사를 지었더니 땅이 저절로 살아나 뙤알구조를 보여주고 부드럽습니다. 풀이 자라게 두었다가 베어 주기만 하여 온 밭이 풀밭입니다.
[7/23(토) 채소시장@성수_ 지구농부 출점팀]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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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농부필드트립
기후위기시대 탄소를 다시 땅으로 되돌리고 지구의 회복력을 만들어가는 지구농부들을 만나는 여행입니다. 마르쉐친구들과 지구농사를 시도하려는 농부들과 함께 떠납니다. 1년에 네 번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홍성에 이어 다녀온 이번 필드트립은 6월 29일, 포천과 양평으로 다녀왔습니다. 아래 두 명의 농부를 만나고 왔습니다. 자세한 후기는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링크)
평화나무농장 / 김준권 원혜덕 농부
고양찬우물농장 / 이상린 농부
마르쉐X파타고니아의 지구농부 프로젝트
마르쉐X파타고니아는 기후위기를 일으키는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다시 흙 속으로 돌려보내는 '재생 유기 농업'을 응원합니다. 우리는 그러한 농업을 지향하는 농부들을 지구 생태계를 돌보는 '지구 농부'라고 일컬으며, 이들과 함께하고자 합니다. '지구 농부'들의 토양을 되살리는 농업은 기후위기 시대의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재생 유기 농업(Regenerative Organic Agriculture)을 지원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것 말고 지구 온난화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화석 연료 사용을 중단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농업을 통해 탄소를 땅속으로 흡수하는 것은 희망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재생 유기 농업은 보다 영양이 풍부하고 맛있는 먹거리를 제공하고, 표토를 되살리고, 탄소를 땅 속으로 더 많이 흡수합니다. 일석이조가 아니라 일석사조인 셈입니다. 저는 재생 유기 농업의 확산이 지구 온난화의 진정한 해결책이자 가장 큰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 파타고니아 창립자,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
www.patagonia.co.kr/
“수년간 농부들과 시장을 열어오며 우리 일상의 먹거리가 자연의 커다란 순환의 일부임을 배웠습니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모든 것들이 그것을 키워낸 흙과 물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자연에서 뺏기만 하는 게 아니라 흙과 물을 되살릴 수 있는 농사가 우리의 식탁을, 나아가 지구를 지속가능하게 합니다. 기후위기의 시대에, 우리 소비의 끝이 쓰레기가 아니라 지구를 되살리는 농업에 닿을 수 있도록 마르쉐는 지구농부와 함께하며 응원합니다.
www.marchea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