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농부[2022 지구농부 프로젝트] 지구농부들의 농사이야기 ⑦ _ 흙


💬

"토마토 덤불이든 콩 또는 밀 한 다발이든 지구상 모든 식물은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해 물과 영양분을 필요로 한다.
식물은 이런 중요한 자원을 오직 한 곳에서만 얻을 수 있다. 바로 자기 밑에 자리한 토양이다."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호프 자런



2073a28020ccf.png


지구농부의 흙

모든 생명의 근원은 흙입니다. 햇빛과 바람 비에 의에 곱게 부서진 암석에서 농사를 지을 수 없습니다. 생명을 품는 흙은 정확하게는 토양미생물들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지구농부들은 건강한 흙을 얻기 위해 지난 가을걷이가 끝나면서부터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왕겨, 미강, 깻단 콩단 같은 부산물들을 밭으로 되돌리고 짚과 우드칩 등으로 토양을 덮어 미생물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지구농부들의 밭에서 자라는 다양한 풀들, 호밀 등은 쟁기를 대신해서 땅을 갈고 땅속 깊은 곳까지 내려가 미생물과 필요한 것을 주고받으며 토양을 회복시킵니다. 클로버, 헤어리베치 같이 농부들이 부러 뿌리는 풀씨들은 박테리아와 협력해 질소를 땅에 가두고 땅을 비옥하게 만듭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토양유기물의 50-60%는 탄소입니다. 그래서 지구의 토양은 대기보다 세 배 많은 탄소를 머금고 있습니다. 저장된 탄소는 농부가 땅을 갈면 토양 유기물이 지표로 올라와 이에 접근하기가 편해진 미생물이 토양 유기물을 빠르게 먹어 치우면서 대기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 탄소농사를 짓는 지구농부는 토양을 함부로 갈지 않고 적정경운을 합니다. 그리고 자연물 멀칭이나 피복식물을 심어 흙 속의 미생물들이 받아들이는 시간을 만들어 줍니다. 


지구농부에게 직접 듣는 흙 이야기 

흙으로부터 시작되는 지구농부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689690e0a7c9c.png0637b82b46adc.png

b80d03e2e44a8.pngf77b4d7a86f94.png

f73afdca5f18f.png6e347711d36f2.png


고양찬우물농장_기본적으로 그해 농산물의 잔여 부산물찌꺼기를 퇴비장에서 펼칩니다. 이 외 작물에 따라 유박퇴비(마늘 양파),고양시 축분퇴비(배추 감자)밭에 왕겨, 낙엽, 볏단짚 등을 추가해서 덮어줍니다. 농장은 두 구역으로 나뉩니다. 대체적으로 두 구역 모두 적정량의 유기물을 매년 투입하는 농사라서인지 고구마보다는 감자농사가 더 잘 되고요, 콩 농사보다는 열매채소가 훨씬 잘 되는듯 합니다. 토양비옥도의 일정 정도 따라 다양한 작물의 재배를 결정하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찬우물농장처럼 도심 인근 소규모 집약적 농사에는 토양 유기물의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합니다. 가져간 만큼 돌려주고 때론 주변의 유기물을 최대한 이용하여 돌려주는 방식을 기본으로 풀을 키워 이를 자원화하는 방식도 의미 있다 생각하면 주변에 내버릴 것이 없답니다. 

고양이텃밭_유기물은 볏집을 투입하고 지열이 올라가고 발효된 흙이라 작물에 당도가 잘 오르고 딸기를 기르기에 적합합니다. 농사를 지으며 토양을 유지하려 많은 노력을 합니다. 딸기는 겨울과 봄에 수확하고 여름 작기 한번을 쉬어준 후 바로 가을에 또 심고를 반복합니다. 땅이 고루 쉴 수 있게 딸기 수확이 끝난 후 뜨거운 온도에 밭을 소독시켜 줍니다. 다양한 유기 퇴비와 빗물이 오가며 땅은 가을이 될 때까지 회복을 합니다. 또한, 재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자란 풀을 뽑아서 땅에 다시 투입하는 순환 영농을 추구합니다. 

꽃비원_꽃비원은 토양은 황토입니다. 처음 농장을 시작했을 때는 비가 오는 날 장화를 신고 들어가면, 흙이 붙을 정도로 점성이 있고 배수가 잘 안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흙벽돌 공장이 있을 정도였죠. 까다로운 토질이지만 양분을 오래 붙잡고 있을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뿌리작물을 재배하면 작지만, 조직이 단단하고 향이 강합니다. 마늘, 양파, 감자, 비트, 당근, 고구마등이 다른 토질에서 자란 작물보다 맛이 뛰어납니다. 농사를 짓는 1~2년차에 피복되어 않은 황토의 어려움을 느껴 자주 이동하는 길에 잔디를 심었습니다. 밭고랑은 넓게 해서 풀을 키우고 제초작업을 쉽게하는 방법으로 농장을 관리합니다. 농장은 작물을 관리하는 곳과 풀을 관리하는 곳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전체가 풀과 작물로 덮여 있기 때문에 지금은 비가 내려도 장화에 흙이 묻지 않고 둘러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다양한 풀이 자랐다면 이제는 관리하기 쉽거나 오래 뿌리내리고 자라는 풀만 있습니다.


41ba0ea4c92df.png


너멍굴농장_너멍굴농장의 토양은 모두 논이었던 자리입니다. 일부는 논으로 그대로 쓰고, 또 일부는 밭을 만들어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밭은 거름기가 많은 점질토양입니다. 덕분에 거름을 많이 필요로 하여 유기물로 낙엽, 왕겨, 재, 볏짚, 보리짚을 투입합니다. 너멍굴 토양은 습기에 비교적 강한 작물들 토란, 마늘, 파, 양파 같은 작물이 잘 자랍니다. 흙은 수많은 생명의 집입니다. 눈에 보이는 생명뿐 아니라 눈에도 보이지 않은 작은 것들도 이 흙 생명들이 흙을 비옥하게 하고 그 비옥함을 작물이 받아 건강한 생명이 자라나고, 우리는 그것들을 먹고 살아갑니다.

매헌생명창고_깻묵을 EM으로 발효하여 투입합니다. 깻묵은 자체로는 퇴비화가 더뎌서 Em으로 충분히 발효하고 다시 밭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또한, 검은 비닐 멀칭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풀과 깻묵으로 멀칭하여 풀과 다양한 미생물이 공존하는 밭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농지 이용율이 매우 높습니다. 250%가 훌쩍 넘는데요, 이건 과도한 화학비료와 퇴비 등을 투여하여 이모작, 삼모작의 농사를 지어와 혹자는 토지수탈농업이라고도 지칭하며 이러한 방식을 지양합니다. 토양을 충분히 휴식하고 들깨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연두농장_논을 매립한 땅이에요. 오륙년 전 산흙을 부어 유기물이 부족한 흙이었습니다. 흙을 받은 이후부터 우리 농장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흙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매립 과정에 우분과 볏짚을 넣는 걸로 시작해 해마다 더 많은 유기물, 더 다양한 유기물을 넣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유기농 전환을 앞둔 올해가 되어서야 유기질이 제대로 섞인 흙이 된 것 같네요. 지금까지 넣은 유기물은 풀, 왕겨, 볏짚, 까락, 미강, 톱밥, 지렁이흙, 우드칩, 깻묵, 우분, 돈분, 미생물(균배양체, EM), 부엽토, 유박, 골분, 석회, 유황, 숯 등 입니다. 그 중 가장 많이 들어간 유기물은 풀이에요. 풀이야말로 어디선가 사오지 않아도 되고,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넣을 수 있습니다. 우린 그걸 농담 반 진담 반 “전략적 풀 키우기”라고 부른답니다. 흙은 역사를 갖고 있어요. 발밑의 흙은 거대한 암석이 서서히 부서지며 온갖 생명체의 주검을 품고 있지요. 그리고 그속에서 수많은 생명을 탄생시키고 기르는 양수 역할을 하기도 하고요. 연두농장은 사오년 전 산흙을 받아 천천히 역사를 쌓아가는 중이에요. 매년 퇴비를 넣고, 숱한 풀들을 키우고 갈아넣으며 유기물과 함께 탄소를 거두어들이는 중이죠. 농부에겐 흙이야말로 농사의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eef995a154560.png


자르디노미뇽_선산에는 할머니들이 밭 언저리에 특히 호박을 심는 곳에 채소, 과일 껍질은 말할 것도 없이 음식 쓰레기를 모아다 버립니다. 그 효과가 궁금해서 작년 여름 비슷한 방법으로 호박을 기르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흙입니다. 손질 후 버려지는 자투리 채소와 과일 껍질이나 상한 통과를 같은 자리에 계속 얹어 부식시키는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가장 빨리 부숙이 이루어지면서 기존 점토질의 딱딱한 땅에서 호박이 제법 잘 자라 나왔습니다. 여러가지 방법으로 토질을 개선하고 물 빠짐이 원활한지 확인해 뿌리에 적절한 산소 공급조건을 확보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종합재미농장_가장 기본은 밭에서 절로 자라나는 풀을 베어 덮어주는 것입니다. 콩대, 들깻대 등 대부분의 작물 잔여물도 밭에 그대로 두고요. 집 주변의 목련, 뽕나무, 산수유 등의 낙엽도 일부 밭으로 들여놓습니다. 풀과 음식물쓰레기로 만든 자가퇴비로도 일부 밭을 덮어줍니다. 유기농자재인 균배양체도 가끔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토양검사를 했을 때 나온 토성은 양토예요. 2017년부터 지금까지 경운하지 않았고요. 풀이 항상 자라고 있거나 마른 풀로 덮여 있어요. 30여 가지 작물을 적당한 기간마다 위치를 바꾸어 가며 심고 있어요. 콩과 작물이 밭 전체적으로 순환할 수 있도록 배치에 신경 쓰고 있어요. 한가지 토성을 가진 작은 밭에 다양한 작물을 돌려 심기 때문에 어떤 작물이 특별히 잘된다거나 잘 안된다거나 하는 건 없어요. 날씨나 병해충, 야생동물 등의 영향이 복합적이기 때문에 흙과의 관계만을 파악하기는 어려워요. 어떤 모습으로든 우리에게 먹을 것을 꾸준히 내어준다는 것만은 변함이 없습니다.
자연 상태의 흙은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무언가의 사건으로 불균형이 발생한대도 시간을 들여 스스로 회복할 수 있고 건강을 유지할 수도 있겠지요. 대신 농사짓는 흙은 사람이 개입하는 방식에 따라 상태가 크게 변할 수 있죠. 우리는 농사짓는 흙의 건강을 잃게 하는 원인을 대부분 경험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이미 알고 있어요. 우리가 농사짓는 흙의 건강을 잃게 했다는 것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 우선일 듯해요. 그리고 건강을 잃게 하는 원인 중에 자기가 할 수 있는 한가지씩 빼 나가면 좋겠어요. 저희도 흙을 사람뿐만 아니라 식물과 곤충, 야생동물과 미생물 등 다양한 생명들이 살아가는 공간으로 인식하고 잘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해보려고 해요.


b3d796b2ed4f2.png


창무농원_매년 이 흙에서 토종 의성 마늘을 기르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 동안 두툼하게 위로 올려준 밀짚단과 들깻단으로 보온효과를 얻을 수 있고, 날이 풀리면 잡초가 자라는 것을 방지합니다. 최종적으론 짚단들이 썩어서 좋은 유기물이 되어 줍니다. 그리고 흙에 천일염을 뿌려주어 봄에 유충이 서식하는 것을 방지해줍니다. 건강한 흙은 배수가 좋고 수분과 양분을 많이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엽토를 이용하면 그 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들이 활동하여 토양이 더 많은 양분과 산소를 머금고 식물이 자라기 좋은 땅이 됩니다. 

파파팜&밀마운트_닭의 분변, 인근 산과 밭의 낙엽, 부엽토, 우드칩, 톱밥, 깻묵, 미강, 미생물등을 물과 함께 고온발효하여 6개월 이상 부숙한 것을 과수원과 밭에 넣어줍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흙의 색과 단단한 정도에서 변화를 많이 느낄 수 있어요. 흙의 색은 점점 더 짙어지고, 경운하지 않았음에도 단단하지 않고 푹신한 느낌을 받아요. 유기물이 풍부한 흙 속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존재하고, 그 땅에서 자라난 채소나 과일의 맛이 참 좋아요. 특히나 열매채소나 과일의 경우, 식감도 좋고 당도도 높습니다. 풀멀칭을 하다 보니 풀의 중요성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풀이 없으면 장마에 땅이 유실되고 땅이 단단해지는 것을 경험한 뒤로는 어지간해서는 풀을 뽑지 않고 자르거나 뽑은 풀은 땅을 덮어주는 식으로 흙을 보호해주려고 애씁니다. 그렇게 한 해 한 해 거듭하다 보니 토양 속 공급이 잘 형성되어 푹신푹신해지더라고요. 적절한 풀관리를 통해서 토양을 건강하게 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강자연애농원_한약 찌꺼기, 미강, 왕겨를 지난 7년간 섞어서 밭에 뿌렸습니다. 우리 밭은 사질토여서 비가 많이 오면 유실되기도 합니다. 토양 미생물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풀과 각종 부산물을 활용하여 땅속의 미생물과 지렁이가 살 수 있게 만듭니다. 풀을 키우며 머위, 박하, 달래, 고사리를 자체 번식시키고 초성 재배로 보리를 뿌리고 갈아엎고 관리합니다.  흙 살리기 위해  모든 농부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화학적인 투입을 자제하면서 기다리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마르쉐X파타고니아의 지구농부 프로젝트 

마르쉐X파타고니아는 기후위기를 일으키는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다시 흙 속으로 돌려보내는 '재생 유기 농업'을 응원합니다. 우리는 그러한 농업을 지향하는 농부들을 지구 생태계를 돌보는 '지구 농부'라고 일컬으며, 이들과 함께하고자 합니다.  '지구 농부'들의 토양을 되살리는 농업은 기후위기 시대의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f2bd7b34d85eb.png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재생 유기 농업(Regenerative Organic Agriculture)을 지원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것 말고 지구 온난화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화석 연료 사용을 중단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농업을 통해 탄소를 땅속으로 흡수하는 것은 희망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재생 유기 농업은 보다 영양이 풍부하고 맛있는 먹거리를 제공하고, 표토를 되살리고, 탄소를 땅 속으로 더 많이 흡수합니다. 일석이조가 아니라 일석사조인 셈입니다. 저는 재생 유기 농업의 확산이 지구 온난화의 진정한 해결책이자 가장 큰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 파타고니아 창립자,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 

www.patagonia.co.kr/

a03e88499e6f2.png

“수년간 농부들과 시장을 열어오며 우리 일상의 먹거리가 자연의 커다란 순환의 일부임을 배웠습니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모든 것들이 그것을 키워낸 흙과 물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자연에서 뺏기만 하는 게 아니라 흙과 물을 되살릴 수 있는 농사가 우리의 식탁을, 나아가 지구를 지속가능하게 합니다. 기후위기의 시대에, 우리 소비의 끝이 쓰레기가 아니라 지구를 되살리는 농업에 닿을 수 있도록 마르쉐는 지구농부와 함께하며 응원합니다. 

www.marchea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