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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쉐@농가행 후기] 4월 작은 실험 이야기

100명의 농부에게는 100개의 농법, 100가지 이 있습니다.

시장에서 시작된 농부와 요리사, 수공예가와 손님들의 대화가

농가의 논과 들, 그리고 농부의 밥상으로 이어집니다.

마르쉐@농가행은 농부의 삶의 터전에서 농을 만나는 여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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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재미농장으로 떠난 첫번째 마르쉐@농가행

4월 22일 선선한 바람이 부는 흐릿한 날, 첫번째 농가행을 다녀왔습니다.

올해 농가행을 함께하게 될 곳은 양평에 위치한 <종합재미농장>.

자연과 농사를 배우고 실천해나가며 생태적 삶을 꾸리고자하는 부부 농부의 농장입니다.

올 한해를 함께 보낼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농부로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해보며 자연과 함께 노동의 즐거움을 맛보고 각자의 삶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마주하는 자리를 갖습니다.

종합재미농장에서 농부와 참여자들의 첫 만남때 서로 인사를 나누고 각자가 원하는 별명으로 부르기로 하였습니다. 농장의 두 농부는 키르케(안정화)와 신범(김신범)입니다. 농부들의 안내로 밭작물 소개와 밭주변을 둘러싼 집 소개 그리고 밭을 일구는 도구 등을 설명해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밭에 심거나 계획중인 작물_

붉은 꽃 완두, 무, 목화, 밭벼, 수세미, 마늘, 양배추, 옥수수, 녹두와 들깨, 수수, 양파, 고구마, 감자, 토마토, 상추, 도라지, 아스파라거스, 딸기, 라즈베리, 삼층거리파, 고수랑 바질, 딜, 배추, 참마, 생강 등..

재미농장 밭 주변 나무_

산수유나무, 뽕나무, 박태기나무 등..

재미농장 흙에서 원래 자라고 있던 작물_

냉이, 꽃마리, 지칭개, 민들레, 명아주, 씀바귀, 봄맞이꽃 등..

밭이 집 바로 옆에 위치해있어 작물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좋다는 <종합재미농장>의 약 300평 밭에는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말에 어울리게 다양한 작물이 종류별로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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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재미농장이 추구하는 농법으로 농사를 지으며 있었던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들었습니다.

“어르신들이 “뭐해?” 하며 밭으로 들어오세요. 어르신들이 보시기엔 풀만 무성해 보이니 그냥 풀밭이라고 보세요. 하지만 저희는 300평 밭에 우리가 먹고 팔 수 있는 정도로만, 다양한 작물을 소량으로 심고 있어요. 감자라던지 양파라던지. 그래서 실수로 낫으로 베어버리거나 그러면 엄청난 작물 손실을 겪어요.”

“낫질을 한 후에는 손가락 다섯개가 그대로 있어야한다는 말이 있어요.”

“저희 둘이 할 때에는 한 사람이 흙을 고루 펴주면 또 한사람이 모종을 심어요.“

“풀을 덮어놓으면 흙이 잘 마르지 않아서 물을 적게 줘도 되고 오래도록 흙에 물기가 남아있어요. 하지만 덮어놓지 않은 곳은 딱딱하고 비가 와도 흡수가 안되서 풀을 덮어놓아요 ”

“ 비닐을 쓰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저희는 환경에 해가 덜 가는 삶을 원하기 때문에 비닐을 쓰지 않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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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를 키우던 자리에 붉은 꽃 완두를 심었어요. 완두는 덩굴이라서 지줏대가 필요한데, 작년에 키웠던 가지를 수확한 뒤에 줄기를 뽑아내지 않고 마른 줄기를 그대로 놔두었다가 올해 지줏대로 활용해요. 완두콩 옆에는 다시 가지를 심을 예정인데 콩이 만들어낸 영양분을가지가 먹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종합재미농장>의 상황과 자신들만의 삶의 방식들을 하나씩 들으며, 혹여나 마음대로 밭을 휘젓고 다녀서 농가에 피해가 갈까 걱정하고 긴장했던 마음들이 조금씩 풀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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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가 매번 실험이에요.

작년에 비닐을 덮어주지 않고 양파를 키웠는데, 수확량이 적어서 올해에는 무언가 덮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얻었다고 합니다. 또한 귀농하기 전, 노들텃밭에서 키우던 목화는 물을 좋아하는 작물이라서 텃밭 근처 스프링쿨러 옆에서 정말 잘 자랐던 기억에 목화를 많이 심어두었는데 작년에는 물을 적게 주어서 늦게 자라는 바람에 서리를 맞아 덜 영글어버렸다는 이야기,

감자와 감자 사이에 상추를 심으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와서 실험중이라는 이야기,

햇살이 잘 들어오는 창문가에 키우고 있는 수세미로 넝쿨을 올려서 커튼처럼 이용하고 싶다는 이야기,

이전에 누군가 심어놓은 라즈베리를 이용하여, 라즈베리 줄기에 난 가시로 고라니를 막고 텃밭작물 대신 라즈베리 열매로 먹을거리를 제공하면서 야생동물과도 함께 살아가고자 고민하는 이야기들을 들려주었습니다.

두 농부는 농장에서 살아가면서 직접 경험하며 배운 것들을 조금씩 실험해보고 있었어요.

토종씨앗을 지켜가는 농부님들께 얻은 토종 벼와 삼층거리파

텃밭이 없어진 친구에게 분양받아 온 아스파라거스, 오줌액비 이외에도 음식물 쓰레기를 활용하여 거름을 만드는 실험을 통해 사람과 자연을 아울러 지구와 함께 살고자하는 소망이 가득 밭 주변 곳곳에 숨겨져 있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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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부를 때 우리들은 무언가 되어간다.

밭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으며, 농부로 살아갈 때에 고민해야할 지점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인터넷을 검색해 닥치는대로 계절을 대비하고 보내는 일에 바빴으나, 차츰 어떻게 먹을지에 대한 고민이나 요리법, 보관법 같은 세세한 기록들을 일지로 담아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재미농장만의 농사법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졌습니다.

밭일을 마친 후, 서로 소개와 더불어 막걸리와 종합재미농장의 쑥전 그리고 농가행 참여자분들이 각자 준비한 음식들을 나누며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농부들의 설명을 듣기 전에는 그냥 이름 모를 초록풀이 무성한 밭이었지만, 함께 하루를 보내고 이야기를 나누며 차츰 텃밭에서 자라는 무수한 풀들과 서로의 이름들을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도 언젠가 농부라고 불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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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심었던 양배추와 토마토 그리고 생강, 우리가 보았던 밭의 수많은 작물.

“농부로 살 수 있을까?”를 같이 고민했던 사람들.

다음번 농가행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 될지 기대됩니다.

마르쉐@농가행 X종합재미농장은 6월 새로운 소식을 가지고 다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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