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2015 마르쉐@혜화 3번째 <이어가는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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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8일 일요일,

마르쉐@혜화동 “씨앗” 후기

 

 

지난 3월 8일 일요일, 2015년의 첫 마르쉐@혜화동을 열었습니다.
혹시나 추울까 겹쳐있었던 무거운 외투들을 벗어놓고 따스한 햇살을 즐겼던 화창한 봄 날, 농부들이 직접 채종하여 준비한 이어가는 ‘씨앗’들이 봄을 맞이하는 마음을 더욱 설레게 했지요.

날씨도 너무나 좋았고, 마르쉐@를 오래 기다려서인지 손님도 꾸준히 많이 와주셨고, 눈에 띄게 외국인 손님들도 많았던 하루였습니다.
특히 주제인 ‘씨앗’때문에 긴 겨울 동안 부드러운 흙에 새로운 씨앗을 심고 키울 꿈을 꾸었던 농부들이 마르쉐@ 장터를 많이 찾으셨지요.

마르쉐@혜화동에서 3년째 개최하는 씨앗장에는 12 팀의 농부들이 자신이 이어가는 씨앗 135가지를 준비해 오셔서 장터에서 판매도 하고 교환도 하고 또 시장에 오신 도시농부들께 선물도 하셨습니다.

마르쉐@ 농부워크숍에서는 씨앗을 이어가는 도시농부 김현명님의 씨앗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사과를 먹고 얻은 씨앗을 심은 것이 벌써 3년째 잘 자라고 있다며 씨앗이 가진 생명의 경이로움과 씨앗을 이어가는 도시농사의 즐거움을 이야기 해 주셨어요.

농부워크숍과는 별도로 올해 마르쉐에서는 장흥 예말이오 김혜영농부님의 도움을 받아 3번의 토종씨앗나눔워크숍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3월에는 첫 시간으로 김혜영 농부님과 텃밭보급소 이복자소장님께서 지금 이 계절에 심는 토종씨앗에 대한 안내를 해 주시고 30여종의 씨앗나눔도 해 주셨는데요  예상보다 참가 인원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만큼 토종 종자에 대해, 농사에 대해, 그리고 도시농업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이겠지요. 다음엔 사전신청을 받고 더 큰 장소에서 해야겠다 생각되었습니다.
토종종자 워크숍 뿐만이 아니라 마르쉐@ 장터에서 이어가는 씨앗들을 받아간 손님들이 모두 잘 키워서 채종을 해오신다면 내년 마르쉐@ 씨앗 장은 더욱 풍성해지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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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마르쉐@는 몇 가지 변화와 시작이 있었습니다.

먼저 마르쉐친구들로서는 구성원들의 변화 후 첫 시장이라 빈자리가 티가 나지 않을까 조금 긴장도 했었는데, 유난히 많은 출점팀들의 자원활동 덕분에도 무난하게 큰 문제 없이 잘 마쳤습니다.

이번 장은 마르쉐친구들 뿐만이 아니라 초기부터 함께 마르쉐 집기들을 디자인하고 설치해준 노네임노샵의 참여방식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3월부터 노네임노샵이 디자이너들이 전담하던  마르쉐@공간구성을 Pati(파주 타이포그라피학교) 학생들과 공동작업의 형태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노네임노샵의 김건태씨와 함께 총 4명의 학생들이  즐거이 아주 열심히 해주어서 장터가 내내 원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첫 장이라 그 전날 밤부터 설치를 시작했다네요. 이 협업은 올해 계속될 예정입니다.
마르쉐@ 출점팀들이 함께 성장했듯이 향후 학생들도  진로도 마르쉐@ 안에서 함께 풀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도 됩니다.

그리고 항상 얘기했던 마르쉐@ 타임을 지키고자, 장이 시작되기 30분전부터 개장시간까지, 자원활동가들이 손간판을 들고 장터를 돌아다녔습니다.
그날 팔 물건들을 잘 진열해두고 손님들에게 물건을 판매하기 전까지, 30분간의 준비 시간은 출점팀들 간에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묻는 마르쉐@ 소통의 시간입니다. 일찍 오신 손님분들께는 고마운만큼 죄송하지만, 잠시 기다려달라 말씀드리고, 출점들끼리 대화하며 그날 하루를 잘 여는 시간이지요.
장이 시작되고 나면 출점팀 간에 이야기를 나누기가 힘들어서 정해놓은, 마르쉐@의 오랜 약속입니다.
자원활동가들의 손에 들려진 손간판을 궁금하게 보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앞으로 손님들도 익숙해지지 않을까요? 🙂

연말에 만들어두었던 커다란 게시판도 이번장부터 적극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당일 배치도와 그날의 일정과 정보들도 손님들에게 인기가 높았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건 농부와 요리사가 서로 생산 작물과 필요 작물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게시판으로 쓰이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오며가며 남긴 메모들을 모아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페이스북에 공지했습니다.
점점 더 이 게시판의 활용이 활발해지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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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늘 농부와 요리사의 협업을 고민하는 마르쉐@,
3월의 시장을 가장 풍성하게 해주었던 것은 다양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부들과 그들의 작물로 건강하고 맛있는 요리를 연구하는 요리사들의 합작으로 탄생한 “마르쉐@ 농부플레이트”였지요.
이번 장은 지난해에 작게 실험했던 농부플레이트를 조금 더 발전 시켰습니다. 🙂

특히 수카라는 마르쉐친구들에서 출점팀으로 자리를 옮긴 김수향님의 노고로 우보농장 저장 무 스테이크, 홍성자연농 토종 조동지오분도미에 꽃비원달래장, 이랑 복숭아식초와 히로미소로 맛을 낸 토종콩, 홍성자연농 지칭개와 장흥예말이오의 토종된장으로 끓인 된장국 등 마르쉐 농부들의 토종재료를 이용한 다양한 농부플레이트를 준비해 주었습니다.
또 한지인 디자이너의 재능기부로 레시피를 제작하고 재료를 생산하신 농부, 손님들과 함께 공유하는 실험도 진행해 주었습니다.
이밖에도 파파토터의 귤잼과 귤칩, 세아유 딸기를 사용한 쿠치나소리조의 수제트,
세아유딸기로 만든 달디의 갖가지 디저트들,
MIM무말랭이무침을 곁들이고 홍천이성강농부님의 곤드레로 만든 아라리오의 곤드레나물밥 ,
변산공동체의 흰콩으로 만든 곰살쟁이 쿠키와 소소란달걀카스테르,
아빠맘두부와 생명가득농장의 재료를 이용한 몽시락의 장김치와 통영밥상,
꽃비원달래를 이용한 소이마요네즈와  횡성농부애뜰의 차수수와 퍼렁콩으로 맛을낸 달키친의 달버거 등
농부들의 재료를 정성스럽게 사용하려는 요리사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음식들이 빛났던 마르쉐@였습니다.

여기에 농부들이 제각각의 솜씨로 재료의 맛을 살린 쑥완자탕, 고구마묵무침, 시금치페스토, 청국장소시지 같은 농가 먹거리까지 더해져 3월의 마르쉐@가 더욱 풍성했습니다.

여러 출점팀들이 1000-3000원에 여러가지 음식을 맛볼수 있도록 준비하고 손님들이 한접시에 여러 출점팀의 음식을 담는 농부플레이트는 참 품이 많이 드는 작업입니다.
대신 손님들은 더 다양한 농부들의 생산품을 맛으로 느낄 수 있지요.
이 일에 기꺼이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던 많은 출점팀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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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 햇살아래 공연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펼쳐졌습니다.
원펀치의 멤버이기도 한 박성도님께서 멋진 공연을 해주셨는데요.
지난해는 예술가의 집이 공연과 관련한 모든 지원을 해 주셨는데 이 지원이 지난해말로 마무리되어서 공연을 그만 해야하나 고민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예술가의집 김미정님과 아티스트들의 협조로 공연을 무사히 마칠 수 있어 참 감사했답니다.
이 역시 마르쉐@혜화동의 작지 않은 변화였네요.

이번 마르쉐@를 마치고 몇가지 논의할 거리들이 있었는데요,

출점팀 귀한농부 차차로의 레드키위를 구입하신 손님 중 키위가 과숙성으로 물러지고 형태도 변형되었다고 문제 제기를 하신 분이 계셨습니다.
차차로팀과 논의를 해보니, 레드키위의 보관기간이 짧지만 마르쉐@ 손님들이 많이 찾으셔서 일부러 저장해뒀다 가지고 오는 것이고, 때문에 손님들께도 구입 후 바로 드시라고 안내를 했다며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그러나 저장해둔 과일이라 이러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이지요.
때문에 앞으로는 레드키위를 저장하지 않고 제철 신선한 과일을 가지고 오기로 마르쉐친구들과 협의를 했습니다.
관련해서 신선하지 않은 레드키위는 변상해드리겠다고 차차로에서 공지도 했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마르쉐@ 출점 농부들의 적정한 농사 규모와 출점 방식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매번 장을 하고 나면 분리수거가 안된 쓰레기들을 다시 골라내는 것도 일입니다.
이번 장은 쓰레기가 많은 편은 아니었는데요,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 밖에서 시원한 음료를 사드시고 분리수거를 안하는 것은 물론 음료가 그대로 든 채로 버리는 손님들도 많아 장이 끝난 후 자원활동가들이 고생한답니다.
그래서 다음장부터는 쓰레기통 주변에 음식물 쓰레기통도 놓고, 자원활동가들을 배치하여 분리수거를 적극 유도하려고 합니다.
그러려면 손님들도 어떻게 나누어 버릴지 명확하게 인지하고 버릴 수 있도록 분리수거통 개선도 필요하지요.
쓰레기 없는 시장! 마르쉐의 지향 중 하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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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을 마친후 예술나무까페에서 이루어진 뒷풀이는 가칭 ‘마르쉐@ 운영위원회’의 인사로 시작했습니다.
그간 마르쉐@의 성장을 바탕으로 간간이 얘기가 되던 중 올해 초 마르쉐친구들 인력 변동을 계기로 자연스레 마르쉐@ 출점팀으로 이루어진 운영위원회가 꾸려졌습니다.
자발적으로 참여해주신 총 17팀의 운영위원회는 아래와 같습니다.

<농부팀> 홍성자연재배협동조합 / 꽃비원 / 우보농장 / MIM / 곰살쟁이 / 풀자고
<요리팀> 손맛살림 / 아라리오 / 수카라 / 지새우고 / 달디 / 달키친
<수공예팀> 아스튜디오 / 전지향 / 올데이스위밍 / 생강
<이벤트팀> 김미정

앞으로 마르쉐@의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갈 운영위원회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

그리고 외할머니가 손수 농사지으신 곡식들로 밤을 새워 잼을 만드는 ‘지새우고’팀이 상수동에 작은 작업실 겸 까페를 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하며 인사를 했습니다.

이번 장에도 새로운 농부님이 있었는데요,  제주 올레길의 인연으로 농촌 총가과 도시 처자가 만나 무농약 농사를 지은지 3년째, 건강한 채소들을 들고 나온 설아씨농장 민수영님이 정식 출점팀으로 첫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뒷풀이에서 관련한 농부들의 재료를 사용하는 요리사들의 보람과 어려움 , 그리고 준비과정에서의  에피소드들이 한참 이어졌습니다. 🙂

마지막으로 자원봉사자들 소개와 인사가 있었습니다.
활동 소감은… 힘들었다!!였지요. ㅋㅋㅋ 유난히 출점팀 자원활동도 많았던 장이었습니다. 단골(?)자원활동가도 많았지요. 그래서 마르쉐친구들도 안심하고 믿고 맡긴 부분이 컸습니다.

“ 출점팀 자원활동 : 홍성자연농 _ 이연진 / 꽃비원 _ 정광하 / 빵굽는 소녀 햄냥 _ 김현지 / 인텔리겐치아_ 권아름, 나호연,김일훈, 김현규, 고성록, 정주리, 강지수, 안혜숙, 박유정 / 가평가공연구회 _ 김현주
마르쉐@서포터즈 ‘우리’ 2기 : 오수빈, 채승한, 이벙글, 김수정, 김영숙
일반 자원활동 : 강병수, 김지영, 문미연, 이예지나, 양철우”

모두 정말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날의 뒷풀이에서는 우제송농부님의 밤, 뜰과숲농원의 말린 블루베리와 블루베리효소,  능소화향기의 약밥, 아빠맘두부의 콩국, 혜미농원의 송화차와 말린 버섯, 손맛살림의 떡꼬치, chez Brenner의 바게뜨를 나누어주셔서 함께 맛있게 먹었습니다. 😀

3월 마르쉐@혜화동 이렇게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반가웠고 고마웠습니다!

4월에 만나요!!!

 

 

* 이 후기는 마르쉐@ 블로그 에서 더 많은 사진과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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